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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항상 먼 곳에 그러나 마음 가까운 곳에


내게 항상 먼 곳에 그러나 마음 가까운 곳에



                                                   고2 열여덟 살 나무



한걸음 다가오면

두세 걸음 뒤로 물러서 

내 불편함 피해 그대에게 준 상처

그땐 그것이 최선의 방법



두세 걸음 두세 걸음 

아주 작은 움직임이라 믿었는데 

한걸음 한걸음

어김없이 다가 올 발걸음이라 생각했는데

어느새 뒤 돌아본 우리들 모습은…….



그댄 다가섬의 두려움을 알아버렸는지

우두커니 멈춰서 바라볼 뿐,

난 이별의 그리움을 몰랐던지

어리석게도 바쁜 뒷걸음을 재촉할 뿐,

지금 우리는 너무 먼 사이



그대에게 다가가고 싶지만

다가 간만큼 가까워지고

그만큼 내게 다가올 그댈 알기에 

그댄 멀지만 가까운 이곳에 

아무도 모르게 그리는 사람





편한 친구라 여자 친구들 사이에 함께 있어도 청일점인지 모를 그런 친구였어요. 

고등학교 시절 남녀라는 개념 없이 친구들끼리 함께 친하게 지내던 시간이에요. 


저는 좀 겁이 많은 학생이었어요. 

그런 날 늘 놀리며 어두운 시간 비탈길의 길을 오르며 집을 바려다 주던 친구.

늘 우스개 소리로 '낄낄 깔깔'하던 시절.

우르르 몰려 친구들 집도 바려다 주던 시절이지요.


지금 돌아보면 다 예쁜 추억이 되었을 텐데

저는 조금은 고지식한 아이였네요.

친구라는 이름이어도 남자랑은 단 둘이 영화도 보지 않던 아이.

모두 모여 놀 때만 가능한 일들이었지요.


좋은 친구였는데 조금은 거리를 둘 필요가 있다고 느꼈을 때

허물없이 친구라는 사이로 지낸 시간이 그리웠어요.

예전처럼 편한 친구사이였으면 좋았을 텐데 

더 이상 그게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아이는 시를 썼지요.


꼭 한때 유행하던 <피노키오>의 노래 가사처럼 


사랑보다 먼 우정보다는 가까운 

날 보는 너의 그 마음을 이젠 떠나리.


연인도 아닌 그렇게 친구도 아닌 

어색한 사이가 싫어져 나는 떠나리.


고등학교 시절 써 놓은 시를 돌아보니 풋풋하고 예쁘기만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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