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색상으로 회복 중입니다.
한때 나는 정말 컬러풀한 사람이었다.
선홍색 립스틱, 코랄빛 손톱, 에메랄드빛 플래너.
내 하루는 색으로 가득 찼고, 감정도 다채로웠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나의 일상은 회색이었다.
옷장에서도 손이 가는 건 눈에 띄지 않는 무채색,
식탁 위 반찬도, 책상 위 물건들도 내 시야에는
흑백영화처럼 하나같이 빛을 잃었다.
감정도 마찬가지였다.
분명 웃고는 있는데, 기쁘지는 않았고
화가 난 것도 아닌데, 늘 피곤했다.
무기력이라는 단어는 너무 평범해서,
오히려 내가 겪는 이 공허함을 설명해주지 못했다.
그렇게 무채색이 나를 감쌌다.
그리고 ‘엄마’와 ‘직장인’ 사이에서 무너지는 균형.
컬러풀했던 나는 점점 빛을 잃었다.
하지만 요즘, 아주 조금씩 색을 되찾고 있다.
바람 좋은 날엔 연한 민트색 산책을 하고,
아이와 웃을 땐 복숭아빛이 감돌고,
감정을 쓰는 다이어리에선
내 마음이 무슨 색인지 다시 물어본다.
나는 다시 색을 찾고 있다.
그건 예전처럼 선명하고 뚜렷하진 않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 오래도록,
내 안에 천천히 번져가는 중이다.
지금 이 끝이 보이지 않는 흑백의 긴 터널을 조금씩
채색하며 색상의 마법으로 내 일상도 다시 알록달록
해지길 꿈꿔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