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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차차 좋아질거예요 18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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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그래 Jun 25. 2022

민트초코는 죄가 없다(feat. 민초의 난)

사계_겨울 치키치키 차카차카 민트초코 초..

민트초코를 좋아하고, 민트초코를 좋아하는 사람을 좋아합니다. 그렇다고 민트초코를 싫어하는 사람을 싫어하진 않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취향을 존중하지 않는 사람이나 자신의 생각을 강요하는 사람은 싫어합니다.

여기서 사실 중요한 메인 키워드가 민트초코는 아닙니다. 물론 저는 민트초코를 좋아합니다만,

호불호가 명확히 갈리는 어떤 무엇, 민트초코처럼 먹는 것이 될 수도 있고 사람 혹은 물건이 될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취향이 극명하게 엇갈리는 대상이라는 거예요.

위의 문장에서 제 생각을 조금 더 풀어보겠습니다.

민트초코는 그 호불호가 갈리는 ‘무엇’이라는 단어로 치환해볼 수 있는데요.

다시 그 ‘무엇’으로 대입하여 문장의 식을 완성해보면,

저는 ‘무엇’을 좋아하고 제가 좋아하는 그 ‘무엇’을 좋아하는 사람을 좋아합니다.

그렇다고 그 ‘무엇’을 싫어하는 사람을 싫어하진 않습니다. 다만 그 ‘무엇'에 대한 취향이나 다름을 존중하지 않는 사람이나 자신의 생각을 강요하는 사람은 싫어합니다.

더 이상 풀어서 설명드릴 것도 없지만, 말 그대로 저와 좋아하는 것의 취향이 맞는 사람을 더 쉽게 좋아하게 됩니다. 그러나 그걸 싫어하는 사람이라도 그저 취향이 다르고 생각이 다를 뿐 그 사람이 싫어질 이유는 없습니다. 다만 싫어하는 기준이 나의 그 ‘무엇’에 대한 존중이 없을 때 비로소 저도 깡패가 된다는 말입니다. ~~(나도 한때는 순정이 있었다)~~

취향은 다름의 문제일 뿐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닙니다. 다른 건 틀린 게 아니거든요.

이와 비롯된 또 한 가지, ‘다르다’와 ‘틀리다’를 구분해서 쓸 줄 아는 사람을 좋아합니다. 많이들 모르고 잘못 쓰는 표현 중에 분명히 ‘다르다’고 말해야 하는 부분인데, ‘틀리다’고 말을 하는 분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가령 “아 걔는 보통 사람들이랑 생각이 틀려서 어울리기 쉽지 않아~” 이런 표현인데요.

생각이 달라서 어울리기 힘들 순 있겠지만, 그 생각이 ‘보통 사람들’과의 생각에 견주어 봤을 때 틀린 생각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그렇게 하는 말이 틀린 표현이다”는 말은 성립 가능합니다.

잘못 알고 쓰는 표현이라도 말에는 힘이 있습니다. 그래서 무의식적으로 하는 말도 곧, 우리의 생각에 영향을 미쳐요. 그래서 실제로도 다른 걸 틀린 걸로 생각할 수가 있습니다. 이런 생각이 고착화되면서 알게 모르게 큰 폭력을 발휘하기도 합니다.

그 생각은 특히 다수의 의견이 소수의 의견과 대치될 때, 빈번하게 발생하는데요. 극명하게 의견이 갈리는 것 중에 대표적으로 종교가 있고, 정치가 있습니다. 종교와 정치 이야기는 어디서 함부로 말하는 게 아니라는 표현이 괜히 나온 게 아닐 정도로 이 두 가지 영역은 불가침의 영역처럼 여겨지고 있어요.

저는 정치도 종교도 특정하게 지지하거나 믿는 것이 없어서 그럴진 모르겠지만 누가 어딜 지지하고, 뭘 믿는다고 해도 그냥 저는 ‘아 그렇구나’ 싶습니다. 다만 전제는 있어요.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이라는 점에서요. 전 그저 ‘차'라는 매개를 가지고 모두 다 국민대통합이 되길 바랄 뿐입니다.

오히려 이렇게 민감한 이야기일수록 공론화하여 자주 꺼내줘야 사회가 더 건강해진다고 생각하는데요. 하지만 이런 문제가 예민하게 다뤄지는 것 또한 의견의 다름을 인정하지 않음에서 나옵니다. 이런 화두를 꺼낼 때마다 항상 자기 의견만 옳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치고받고 싸우다가 주변 분위기마저 싸하게 만들기 때문이에요. 이런 과정에서 결국 누군가는 상처를 받기도 합니다.

다수의 의견이든 소수의 의견이든 존중받아야 마땅한 의견일 뿐인데 말이에요. 비슷하게 탕수육의 찍먹 vs 부먹과 같은 논쟁거리를 포함해 여전히 호불호 가득한 음식인 민트초코, 하와이안 피자도 논란의 중심에 서 있죠. 하지만 중요한 건 이 친구들은 잘못이 없고요. 이 친구들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잘못은 없습니다.

민초파 혹은 민초단이라는 말로 불리는 민트초코 러버들은 민트초코를 좋아한다 말할 때 눈치를 보는 경우가 있습니다. 취향이 극명하게 갈리기도 하고 소수자와 같은 마이너의 입장에 있기 때문인데요. 그저 서로 마음이 통하는 사람이 있을 때 반길 뿐이죠. 저는 이렇게 다양한 취향을 가진 사람들이 떳떳하게 큰 목소리를 내는 세상이 오면 좋겠습니다.

사실 고백을 하자면 저는 민트가 초코와 함께 있을 때 좋아하지, 순수하게 민트만 있는 인퓨전 음료는 그리 즐겨하진 않는데요.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여러분, 그럼에도 민트는 죄가 없습니다.

우리 모두 민트티 마시고 릴렉스 캄다운 해보십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