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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트리밍 Dec 31. 2022

내 안의 거대한 우주

2022.12.31.


브런치, 벌써 13개월-

작년 11.19일 날에 브런치에서 나의 첫 글을 발행했으니 이곳에서 나의 기록을 시작한 지 어느새 일 년이 훌쩍 지났다. 눈 깜짝할 사이에 2022년도 몇 시간이 채 남지 않았고, 하얀 화면을 띄우니 문득 기시감처럼 내가 이곳에 앉아 첫 글을 올릴 때가 떠올랐다.


‘브런치’라는 플랫폼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나의 가까운 친구가 기록의 장점과 충만함을 전파해 주면서부터이다. 그 이후 스테르담 작가님의 책 ’나를 관통하는 글쓰기‘를 접하고 브런치 글쓰기 강연을 들은 것이 강한 트리거가 되었다.

늘 비슷해 보이는 하루 안에도 일희일비와 스토리가 있는데 그것들을 그냥 흘러 보내는 것이 어느 순간부터 너무 아쉽게 느껴졌다.

흘러 보내는 생각과 감정들이 모여 내 삶의 전체를 멀리서 보면 ‘나의 모양’이 있으리라- 어느 날 ”일단 써야겠다 “라며 마음먹었다.

첫 글은 나의 유년시절 과거와 젊은 부모님을 떠올리고 기억을 더듬으며 쓰기 시작했다.


내 아이 나이 때의 나, 지금의 나보다 훨씬 젊었던 부모님을 떠올리면 현재 느끼는 고락의 단위가 다르게  느껴졌고 새삼 주변 존재에 대한 감사함을 느꼈다.

생각날 때마다 토해내듯 나의 감정을 쏟아내고 그것들을 다시 매만지면서 결국 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었다.

그 시간만큼은 팍팍한 현실, 불쑥 올라와서 스스로를 옭아매고 괴로운 것들에서 조금은 벗어날 수 있는 절실하면서도 치유하는 시간이었다. 명상하듯 나의 지난날들의 감정과 생각의 흔적들을 묻히면서 내 안에서 작은 우주가 생겨나는 것을 느꼈다.


무의식의 의식화

서툴더라도 나의 실시간의 감정, 나를 둘러싼 상황을 적고 보면 결국 몰랐던 내 마음까지도 건드려지며 결국은 마음이 편안해진다.

그 과정에서 내면의 아픈 버튼이 꾹 눌릴 때가 있는데 불편하고 불쾌한 감정이 들기도 한다. 그런데 영글대로 영근 곳에는 톡 터트려주는 바늘 역할이 필요하다. 계속 품고 있으면 며칠은 날이 서있고 마음이 불쾌한데 털어낼 수 있는 나만의 방법은 어떻게든 필요하다. 나에게는 여기서 쏟아내고 정리를 해가며 스스로를 다독여주 역할이 되었다.

누군가에게 위로를 받으려면 내 아픈 곳을 드러내고 다 이야기해야 하지만, 이곳에서는 쉽게 말 못 할 속 마음을 소곤소곤 털어놓을 수 있어서 좋고, 견고한 나만의 비밀 공간이 되는 것만 같다.

마음껏 나의 몽상도, 신세한탄도, 냉철한 현실 판단도, 창작도 할 수 있는 나만의 대나무숲 같은 공간이다.


‘나’를 클로즈업, 클로즈 아웃하며 내 삶의 방향성

내 인생을 풀샷으로 돌아본다면 어떨까?

똑같이 열심히 살더라도 방향성 있는 것과 없는 것은 엄청난 차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큰 목적과 방향성이 없이 그저 남부끄럽지 않게 ’어느정도 열심히‘만 살았던 거 같다.

나만의 생각 언어로 작은 하루하루를 기록하다 보면 그것 자체가 미래의 나침반 역할이 될 것 같다.

과거에 억울하고, 웅크려 들고, 무력했던 일을 회고하면 비슷한 상황이 오더라도 나만의 공식으로 좋지 않은 기운에서 벗어나서 조금은 나다운 선택을 할 수 있게 된다.


브런치 북 발행

올해 가장 잘한 일 하나를 꼽으라면 나의 지난날을 기록하여 ‘브런치 북’으로 발행한 일이다. 어쩌면 나의 30대를 압축한 이야기여서 더욱 의미가 남다르다.

내 마음의 소리를 귀 기울이는 거만큼이나 실제로 실행하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에, 앞으로는 마음이 조금이라도 향하는 곳으로 따라가보기로 했다.

2022년을 보내주며, 2023년에도 씩씩하게 살아남아봐야겠다.


Bye 2022, Happy 2023 New Year :)

”하나의 우주와 같은 나라는 존재“ -어느 팝업에서 받은 행운의 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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