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란 순수함이다. 이익을 위해 존재함이 아니다. 그냥 있음으로 만족해야 한다. 나를 위해 친구가 존재하는 것도 아니고 친구를 위해 내가 존재하는 것도 아니다. 나에게 도움이 된다고 하여 가까이하려 하고 나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해서 멀리한다면 진정한 친구로서 오래갈 수 없다. 서로의 생각이 달라도 그저 그러려니 해야 한다. 나의 생각을 친구에게 관철하려 해도 안 되고, 나와 생각이 다르다고 해서 비난하는 관계라면 친구라는 순수함을 잃는다. 친구는 나와 당연히 다름을 인정할 수 있어야만 한다.
친구는 너무 가깝지도 너무 멀지도 않아야 한다. 그가 있는 자리에서, 나는 내가 있는 자리에서 충실할 때 의미가 있다. 친구가 좋다고 해서 친구를 내 쪽으로 끌어당겨도 안 되고, 내가 친구 쪽으로 끌려가도 안 된다. 그저 있는 그 자리에서 응원해주고 격려해줌으로 족해야 한다.
친구는 편안함이다. 내가 그를 만날 때 편해야 하고, 친구도 나를 만날 때 편해야 한다. 만나는 데 있어서 거리낌이 있다면 이미 편안함을 잃었음이다. 만나는 데 있어 고민을 한다면 친구로서의 자연스러운 흐름을 잃었기 때문이다. 나의 단점에도 불구하고 편해야 하며, 친구의 장점에도 개의치 말아야 한다. 그것이 편안함이다.
아무 때나 서슴지 않고 만날 수 있어야 진정한 친구다. 만남에 있어 이유를 따지거나 일부러 시간을 잡고서야 만날 수 있다면 마음에 합한 친구라 할 수 없다. 그냥 아무 때나 가서 만나고 아무 때나 연락해도 볼 수 있는 격의 없는 친구라야 참된 친구다.
친구란 아무 얘기나 할 수 있어야 한다. 나의 아픔도, 나의 외로움도, 나의 고민과 문제도, 심지어 내가 잘못한 것이나 실수도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 내가 이 얘기를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을 한다면 진정한 친구가 아니다. 아무 생각 없이 이야기해도 다 받아주고 그에 대한 자신의 의견도 서슴지 않아야 좋은 친구다. 나의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그가 나의 허물을 다 포용할 수 있는 넓은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친구란 믿음이다. 친구와 그렇게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나의 비밀이 유지될 수 있을 것이란 믿음에 근거한다. 그러한 믿음이 없다면 나의 속마음을 보일 수 없다. 믿을 수 있기에 나의 문제와 아픔과 고통마저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이다.
친구 사이에는 기준이 필요 없어야 한다. 내가 생각하는 대로 친구가 따르지 않아도 좋고, 친구가 생각하는 대로 내가 따르지 않아도 상관없어야 한다. 서로 간의 어떤 기준이나 기대가 존재한다면 그에 미치지 못할 경우 언제든지 실망하고 만족하지 않기에 그대로 관계가 끝날 수 있다. 따라서 많은 기대도 하지 말고 자신의 기준도 주장하지 말아야 한다. 그저 있는 그대로 받아들임으로 충분해야 한다.
친구는 종교나 정치나 재산과 상관없어야 한다. 생각하는 것이 다르고 환경이 다르더라도 그것에 연연하지 말아야 한다. 친구의 생각이나 환경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지 못한다면 진정한 친구로서 오래가지 못한다. 자신과 다르다고 하여 비난하는 순간 그 관계는 바로 끝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존중함이 없기에 그렇다. 다름을 인정하는 것이 존중의 시작이다.
친구란 마음이 먼저다. 내가 힘들 때 나의 마음을 알아주고 친구가 어려울 때 마음을 써야 한다. 그러한 마음이 스스로 우러나야 한다. 우정은 시간의 함수다. 하지만 우상향하는 함수여야 한다. 시간에 따라 우하향한다면 다시 상승하기 힘들다. 또한 그 함수에는 많은 변수가 없어야 한다. 최소한의 변수만 남겨두어야 가장 좋은 친구로서 함께 성장하고 오래갈 수 있다.
따스함과 위로와 격려, 그리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임 그것이 친구란 무엇인지에 대한 답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