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은 삶이 영원할 것이라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다른 사람에 대한 미움과 삶에 대한 절망이나 근심도 우리가 아직까지는 오래 살 것 같다는 생각을 전제로 한다. 만약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오늘밖에 없다면 그러한 삶의 부정적인 것들이 의미가 있을까? 남을 미워할 시간도, 인생을 후회할 시간도 남아 있지 않다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 것일까? 삶의 끝에 서 본다면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떤 것일까? 내가 미련 없이 이 세상을 떠나려면 최소한 어떠한 일들을 해야 할까?
정재영의 <삶의 끝에서 비로소 깨닫게 되는 것들>은 삶을 마쳐가거나 죽음의 문턱에 다다른 이들의 경험을 이야기한다. 다시 돌아오지 못할 이 세상을 끝내는 시점에서 그들이 느꼈던 점들은 무엇일까?
“제발 인생을 즐기세요. 인생을 받아들이고 두 손으로 꽉 잡아요. 인생 일분일초의 가치를 믿으세요. 사랑하는 사람을 껴안아 주세요. 그런데 그 사람이 당신을 안아주지 않으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다른 사람을 만나면 돼요. 사랑을 주기만 해서는 안 돼요. 받기도 해야 합니다. 부족한 사랑에 절대 만족하지 마세요. 그리고 즐길 수 있는 일을 찾되 일의 노예는 되지 말아요.”
우리는 살아가면서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상처를 주고 상처를 받는다. 어찌 보면 사랑할 시간도 부족한데 미워하고 싸우기만 하면서 시간을 보낸다. 그러다 그 사람이 갑자기 이 세상을 떠나거나 헤어지고 나면 지나간 시간들이 생각이 나서 후회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 사람에게 조금 잘해 주지 못한 것, 그렇게 하지 않았어도 되는데 나의 욕심과 나의 자존심 때문에 너무 많은 상처를 주고 그 사람을 보낸 것 때문에 속상해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 사람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또 중요한 것은 나를 좋아해 주는 사람과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한다. 나도 사랑받으며 이 세상을 살아가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나를 생각해 주고, 나의 존재를 인정해 주는 사람과 많은 시간을 보낼 필요가 있다. 사랑은 상대적이지만 상호작용적이다. 그것이 부족할 때 우리의 삶과 영혼은 피폐해질 수밖에 없다.
“아름다운 삶도 공짜로 주어지지 않는다. 무지개처럼 아름답고 예쁜 것이 저절로 우리를 찾아오지 않는다. 어딘가에 숨어 있게 마련이니 적극적으로 찾아내야 한다. 어떤 게 있을까? 가령 엄마의 얼굴, 강아지의 눈망울, 연인의 미소는 유심히 바라봐야 더욱 감동적이다. 살찐 남편이나 중년 아내에게도 아름다움이 숨어 있다. 그것을 찾아내서 인정해줘야 내 삶이 아름다워진다.”
스스로 아름다운 삶을 긍정적이면서도 적극적으로 살아가야 할 필요가 있다. 나의 인생은 결국 나에 의해 결정된다. 다른 사람은 나의 삶에 그다지 관심이 없다. 결국 나의 삶은 나 자신에 의해 꾸며질 수밖에 없다. 이왕이면 아름답고, 의미 있는 순간들로 가득 찬 생을 살아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죽음을 맞는 사람들은 운명을 받아들이면서 정신이 훌륭한 사람으로 성장한다. 시한부 삶을 사는 사람들은 행복의 밀도가 높다. 우리는 그들의 현명함을 본받아야 한다. 일의 노예가 되지 말아야 한다. 사랑을 주지 않는 사람에게 매달리는 바보 같은 짓으로 시간을 낭비하는 것도 해롭다. 언제나 신나게 춤추고 웃으며 살려고 애써야 한다. 매드슨은 작은 문제에 집착하지 않는 것이 행복의 비결이라고 했다. 또 하고 싶은 일이나 말을 참지 말라고 했다. 그래야 세계 여행처럼 신나는 인생이 시작된다.”
우리가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을 항상 염두에 두고 살아간다면 의미 있는 순간의 지속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삶이 최선의 삶이 아닐까 싶다.
지나고 나면 별것도 아닌 것에 연연하지 말고, 즐겁고 기쁘게 우리들의 시간들을 보내야 할 필요가 있다. 고민한다고 해서 우리에게 주어진 문제가 해결되는 것도 아니고, 우울하고 심각하게 생각한다고 해서 우리들의 삶이 나아지는 것도 아니다. 그저 주어진 것에 만족하며 오늘 하루를 즐겁고 재미나게 살아가는 방법을 배울 필요가 있다.
“사람들은 원하는 삶을 살지 않은 걸 후회했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자기가 아니라 남을 위해 산다. 주변 사람의 기대를 충족시켜 그들을 웃게 만들려고 인생을 낭비하는 것이다.”
내가 가장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나에게 주어진 시간에 내가 정말 해보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그것만이라도 하면 이 생을 살았다는 것에 후회하지 않을 것 같은 것을 꼭 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만약 내가 이 세상을 떠나갈 때 정말 하고 싶었던 것을 못 해보고 간다면 그것만큼 슬픈 일은 없을 것이다. 다른 사람을 위한 삶도 중요하지만,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는 사람이 어떻게 다른 사람을 위해 사는 것이라 말할 수 있을까? 나를 제일 사랑해 주어야 할 사람은 다른 사람이 아닌 나 자신이다. 나를 사랑하고 나서 다른 사람을 사랑할 필요가 있다. 정말 내가 원하며 진정으로 하고 싶었던 것을 더 시간이 지나가기 전에 오늘 당장이라도 해야 하지 않을까?
“사람들은 일을 너무 열심히 한 것도 후회한다. 브로니 웨어가 간호했던 많은 남성이 그런 후회를 했다. 일하느라고 바빠서 자녀와 시간을 보내지 못했다는 사람들이 많았다. 자녀와 아내의 마음을 차분히 읽을 시간도 없었다. 사회적 성공을 거뒀으니 겉은 화려할지 모르지만 속은 공허하다.”
앞만 보고 달리다 보면 나중에 언젠간 후회할 가능성이 많다. 정말 열심히 살았는데 갑자기 나에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 남아 있지 않다면 내가 그동안 열심히 살았던 이유는 결국 죽기 위한 것일 뿐이라는 것밖에 안 된다. 앞만 바라보고 너무 열심히 살지 말고 옆도 보고 뒤도 돌아보면서 말의 뉘앙스가 좀 이상하기는 하지만 대충 살아가야 할 필요가 있다.
“사람들은 죽을 때가 돼서야 행복이 선택의 문제라는 걸 깨닫는다. 행복은 내 의지로 선택하는 것이다. 나를 행복하게 할 사람을 만나고, 행복한 일을 하고, 행복한 태도를 골라서 선택해야 내가 행복해진다. 반대로 해로운 사람에게 오래 붙어 있으면 자연히 불행해진다. 사람들은 행복을 적극적으로 선택하지 않은 걸 인생 최후의 순간에 안타까워한다.”
행복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나의 마음에 의해 결정될 수 있다. 어떤 일이 일어나도 내가 지금 가지고 있는 것에 스스로 만족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히 행복할 수 있다. 행복을 느낄 수 있는 나만의 비법을 생각하고 스스로 행복할 수 있는 연습을 할 필요가 있다. 힘든 일이 있어도 마음 상하는 일이 나에게 일어나도 내가 그것에 연연하지 않고 행복하려는 훈련이 되어 있다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운동이나 공부만 훈련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나의 마음도 훈련과 연습이 필요하다. 어떤 일이 나에게 일어난다고 하더라도 행복할 수 있는 마음의 연습이 되어 있다면 그러한 일은 나의 인생에 아무것도 안 된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가 남아 있는지는 모르지만, 마음속에 삶의 끝에 서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면 우리의 삶은 지금보다 더 아름다운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임은 너무나 확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