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지나온 시간들



삶은 외로움이다. 누군가와 함께 하기도 하지만 언젠가는 헤어진다. 믿었던 사람을 잃기도 하고, 함께 있으면서도 외로울 때가 있다. 내가 하는 일에서도 마찬가지다. 나의 모든 것을 쏟아부은 그 일이 오히려 나를 외롭게 만들기도 한다. 나의 삶의 터전이었던 곳을 언젠간 떠나야 한다. 그 외로움에서 벗어나고자 하지만 쉽지가 않다. 순간적으로 외롭지 않을 수는 있지만 그리 오래가지는 않는다. 오로지 내가 죽고 나서야 그 외로움에서 벗어날 수가 있다.


살아갈수록 나의 영혼마저 외로운 듯하다. 위로해 줄 사람 하나 없고, 함께 할 사람도 없다. 모두 각자의 길이 너무나 바쁠 뿐이다. 그들에게 주어진 삶을 살아내기도 힘들기에 주위를 둘러볼 여유조차 없다.


그래도 살아보니 아름다운 것도 있었다. 가슴 뛰는 순간도 있었고, 웃음 지었던 기쁜 순간도 있었다. 그 순간들을 기억하며 외로움을 잊는다. 그리고 나는 한 마리 새가 되어 나뭇가지에 앉아 삶은 살아볼 만했다고 목청 뽑아 노래 부르려 한다.


나의 삶을 그저 소박하게 받아들이리라. 외로움도 삶의 일부일 뿐이라고 긍정하리라. 내 영혼의 빈터에도 따스한 햇빛도 있었으니 더 바라지 않으리라. 슬픔도 있었지만 기쁨도 있었으니 그것으로 만족하리라.


이제 아무 생각도 없고 고민도 없이 그날을 맞이하리라. 내가 살았던 그 시간에 있었던 좋았던 일과 나빴던 일 모두 나에겐 아름다웠으니 이제 나는 새가 되어 이 세상을 훨훨 떠나리라. 나는 이제 그날을 맞아 자유롭게 날아가며 외로움을 떨쳐 내리라.




<새>

천상병


외롭게 살다 외롭게 죽을

내 영혼의 빈터에

새 날이 와, 새가 울고 꽃잎 필 때는

내가 죽는 날,

그다음 날,


산다는 것과

아름다운 것과

사랑한다는 것과의 노래가

한창인 때에

나는 도랑과 나뭇가지에 앉은

한 마리 새.


정감에 그득 찬 계절,

슬픔과 기쁨의 주일,

알고 모르고 잊고 하는 사이에

새여 너는

낡은 목청을 뽑아라.


살아서

좋은 일도 있었다고

나쁜 일도 있었다고

그렇게 우는 한 마리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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