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에 한 번은 꼭 글을 써보자 하는 굳은 의지로 시작한 브런치인데, 결국에는 바쁘다는 핑계로 한 달에 한 개를 겨우 쓰고 있는 실정이 매우 부끄럽다. 몸에 익고 손에 익어 의연한 루틴을 계속해서 이어왔다면 좋았을 텐데, 먹고사는 것에 바쁘고, 외부활동을 자제해야 하는 작금의 현실 덕분, 아니 때문에 글을 쓸만한 이벤트가 없었다고 비겁한 변명을 하기 위해 인기척을 내어 글 몇 자를 적어본다.
다행히도 아이들은 그 어느 때보다 잘 지내는 듯하다. 사춘기의 한가운데 있는 것 같으면서도 또 어찌 보면 아닌 것 같은 둘째는 일주일에 두 번 등교하고, 나머지 3일은 온라인 수업을 하고 있다. 덕분에 그는 생각지도 못했던 노트북을 갖게 되었다. 여전히 축구와 유튜브를 사랑하고, 그 덕분에 숙제를 가끔 빼먹어서 엄마에게 혼쭐이 나곤 한다. 하지만 청소년 냄새는 나지만 밝게 지내고 있는 사춘기라 다행이다.
첫째는 고등학교 1학년이라 일주일 내내 등교를 한다. 난 이게 가장 신기한데, 같은 학교로 가게 된 친구들의 덕분인지, 일주일 내내 6시 반쯤 혼자 일어나 준비를 하고, 7시 10분쯤 버스를 타러 나간다.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홀로 미국 시간대를 살고 있고, 침대를 떠나지 않을 정도로 게으른 아이라 생각을 했는데, 한 달 반이 지나는 이 시점에 단 한 번도 지각을 한 적이 없다. (물론 친구 아빠 찬스와 엄마 찬스 각 한 번씩을 사용한 적이 있다) 공부를 얼마나 하고 있는지는 알 길이 없지만, 적어도 학교생활에 열심인(혹은 친교 생활) 것은 나에게 고무적으로 느껴진다.
막내는, 여전히 막내다. 막내의 베네핏은 상당한 것 같다.
코로나 19로 마스크를 쓰고, 모여 있으면 눈치를 받고, 학교, 사회생활을 제대로 하지 못하게 된 지, 그러니까 세상이 확 바뀐 지 1년이 훌쩍 지나버렸다. 어쩌면 이 괴상하고 불편한 일상이 조금은 만성이 되어버렸다. 결국엔 누군가 얘기한 '코로나 이전의 삶으로는 이제 돌아갈 수 없다'는 말이 현실이 된 것 같다.
이 현실을 누구보다 힘겹게 받아들이고, 적응하고 있는 우리 아이들에게 손뼉 쳐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