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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ony May 24. 2022

“세상 일은 다 되게 되어 있다.”

근황과 단상.

#1. 근황

어느덧 1학기도 중반 이후로 꺾어졌다. ‘꺾어졌다’라는 표현은 군 복무할 때에 상병 3호봉 이후부터 쓰곤 했다. 어느 한 고비를 지나 하강세를 준비하는 좋은 단어 같다.


이번 학기에는 본격적으로 언론고시에 입문했다. 루틴으로, 한국일보를 매일 오전 정독하다가 지난주부터는 동아일보를 병행하고 있다. 재밌다. 글을 잘 쓰시는 기자님들이 동아일보에도 정말 많다. 칼럼과 사설의 뉘앙스도 사뭇 다르다.


개인적으로, 업무상(실무) 함께 하자는 제안을 2차례 받았다.


첫째는, 기획취재를 하며 뵙게된 장애인 이동권 공익 활동을 하시는, 협동조합 MUUI 홍윤희 이사장님의 제안이었다. 법무법인 디라이트 소속 변호사님들과 현대 청운고, 김천고 등 똑똑한 고등학생 친구들과 함께 법안 개정 캠페인에 합류하게 됐다. 홍윤희 선생님께 많이 배울 것 같다.


내가 맡은 분야는 보도자료 작성과 언론 컨택. 기자의 취재업무가 공격이라면 이 업무는 수비라고 생각한다. 각각의 위치에 서 있는 데서 보이는 것이 또 다르겠지. (이쯤 되니 튀어오르는 한마디, “좀 가르쳐주십쇼!”)  


무엇보다도, 우리 팀의 기획취재가 단발성으로 끝나지 않고 꾸준히 지속될 모멘텀이 마련된 것 같아서 정말 뿌듯하다. 이게 핵심이다.


둘째는, 최병천 KSOI(한국사회여론연구소) 부소장님의 제안이다. 개인적으로 최병천 선생님이 각종 언론과 플랫폼 alookso, SNS 등에 올리시는 현안 분석을 매우 유익하게 읽으며 공부했는데 정말 놀랍게도 먼저 연락을 주셨다.


단기적인 목적을 가진 독서모임 개념을 뛰어넘어 시대정신에 대한 고찰, 인문학적 사유, 자유주의적 사고방식을 체득하기 위한 공부모임을 꾸려봐야겠다는 생각을 늘 해오던 차였다. 윤영상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듯이, 우리 또래가 사회의 전면에 서게 되었을 때 우왕좌왕하지 않고 바로 통치에 임할 수 있도록 실력을 갈고닦기 위함이다.  


역시 세상 일은 다 되게 되어있다. 이런 고민을 하던 나를 가여이 여기셨는지, 최병천 부소장님이 진행하는 스터디그룹에 참여하게 됐다. 또 어떤 인연, 어떤 배움이 기다리고 있을지 설레면서도 긴장도 조금 된다.


#2. 단상

단톡방 이름은 ‘도서관 지박령’이다.

이번 학기 거진 매일 도서관 출퇴근을 반복 중이다. 이 시간들을 외롭지 않게끔 해 줄, 귀인들을 만났다. 가끔은, 도서관에서 내려오며 (하필 학교 중앙도서관은 오르막길 맨꼭데기에 있다. 어떤 철학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건가..?) 소주 한잔 하는 게 목적으로 전도되는 느낌도 있으나… 그 마저도 모두 젊은 날의 추억들일 것 같다.


보다 나은 앞날을 위해 오늘이라는 시간 자본을 투입하는 것은 분명 고된 일이다. 그러나, 옆에서 같이 뛰는 사람이 있으니 안심이 되는 한편 정말 재밌다.


행복 총량의 법칙이 있다고는 하나, 그 총량을 점차 늘려가면 될 일 아닌가.


덧. 요즘 나름 진지한 고민이 있다면, 거처 마련이다.

이제 기숙사 생활을 ‘구조적으로’ 마감할 수밖에 없는 시점이다. 학생생활관 입주 자체가 일정 정도 이상의 학점을 반증하는 것이기에 그간 영광된 징표였다면, 조기졸업과 졸업유예를 앞둔 지금으로서는 골칫거리다. (세상 일, 잘되고 못되고는 이렇듯 동전의 양면이다..)


2-3년 앞을 내다본다면, 왕십리역 인근에 자리를 잡아서 교통편리성의 혜택을 누리는 게 좋을 성 싶다. 그러나, 성인이 된 후 처음으로 부동산을 다니며 계약을 알아보는 거라 그런지 상당히 부담이자 스트레스다. 하루 일과 도중에 가끔 표정이 안 좋을 때가 있다면, 이 고민을 할 때다.


3 담임선생님이 하셨던 말이 떠오른다.

처음으로 홀로 서는 어른이 됐음을 피부로 느낄 때가 바로, 첫 부동산 계약할 때라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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