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즈라 클라인, <우리는 왜 서로를 미워하는가> 발췌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급하락하는 가운데 관련 보도들이 일기예보처럼 쏟아져 나오고 있다. (저널리즘 용어로는 ‘경마 저널리즘 horse-racing journalism’)
당장의 호불호를 떠나서 ‘87년 체제 한국정치의 구조적인 문제점이 불거져나오고 있는 것 아닌가 싶었다.
그러는 도중에 문득 떠오른 이 책의 여러 대목들.
한국정치의 맥락에 그대로 대입해도 말이 된다. 여론조사상 윤 대통령에 대한 부정평가 원인 중 상당 부분이 ‘정책적 무능력’이다. 얼마 전 한 커뮤니티에서 “사실 우리 대통령은 우리를 속인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라는 우스개소리가 짤로 돌아다녔다. 이처럼 문제는 우리가 “그걸 알면서도” 기꺼이 윤석열 대통령을 뽑았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좀 더 구체적인 수치를 들여다봐도 마찬가지다. 지난 대선 결과들을 쭉 살펴보면, 그 결과는 전형적인 “거대 양당체제” 선거였다. 세부적인 인구 집단 득표율을 봐도 마찬가지다. 당시 윤석열 후보가 티비토론 등에서 보여준 불안정함에도 전통적인 보수 지지층은 그를 이전 보수정당 후보와 똑같은 수준으로 지지했다. 그가 보수진영 전직 대통령들을 구속한 장본인임에도 말이다. 이런 심리적 변수가 추가되도 마찬가지.
책 속에 인용된, 미국의 정치학자 래리 바텔스 Larry Bartels의 말마따나 “이상한 일이 전혀 일어나지 않았다면요?” 맞다. 이 모든 건 시스템의 문제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