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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ho Oct 04. 2018

도쿄에서 먹고 먹었다

서울에서도 발품만 들이면 아깝지 않은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이 여럿 있지만, 식사의 만족감을 일본에서 만큼 넓고 고르게 찾는 일은 쉽지 않았다. 대단한 음식을 찾아다니는 사람이 아닌 나 같은 사람을 아쉽지 않게 해주는 나라, 그곳에서 먹고 먹었다. 

기내식도 병원식도 좋아합니다. 카츠동이 맛있었다. 아코메야 근사했다.

밴쿠버에 있을 때 내 마음속 가정 요리는 쌀국수였다. 제주에서는 각재기국, 일본에서는 치킨 남방이다. 집에서 해 먹어도 될 법한 맛이지만, 남의 손을 빌려서 언제나 먹고 싶은 그런 요리.

자고로 진저에일이란 가난한 날 싸구려 화이트 와인과 섞어 맥주 기분으로 마시는 음료였을 뿐인데, 눈에 보이면 시키는 것에 주저함 없는 사람으로 컸다. 내 취향 정말 한 치 앞도 모른다.

포틀랜드가 좋아할 라멘이었다.

구색 맞추는 커피로 네스프레소를 쓰는 담대함을 가졌다. 기계 들이고 원두 고르고 어렵게 돈 써서 구조 바꿔 커피를 제공할 바에, 꼭 필요하면 검증된 아르페지오를 마셔라! 하셨다.

줄 서서 먹은 음식이 딱 둘 있는데, 이 소바와 아래 스시였다. 소바는 설 만 했고, 스시는 너무 길다.

친구를 만나 밀린 대화를 쏟기에 좋은 곳도 아니었다. 우리 둘은 모두 목청이 컸다.

모두가 시끄러운 장소로 피신해 다시 목청을 높였다.

제주에 와서는 대부분 집에서 네스프레소를 마신다. 드립 커피가 필요한 날이 있다며 그라인더를 알아본다.

카츠산도를 처음 먹어 보았다. 나는 없이도 살 수 있는 맛이었다. 

면을 좋아합니다. 밥, 빵, 면 중에 고르라면 면을 고르겠어요.

그다음은 빵.

빵에는 커피.

그래도 역시 고르라면 면이다. 면 만세. 만만세.

인스타그램: instagram.com/especiallywh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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