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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나는야 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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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독가 한희정 Sep 10. 2023

더 이상 입시생 안 하련다

나는야 60!

참 욕심이 많은 사람이다. 

늘 나 자신을 괴롭히며 살아왔다.


이젠 내려놓을 수 있는 것은 내려놓아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마음뿐이다. 

좀 비워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느끼면서도 실천에 못 옮긴다.

늘 부족한 사람이라고 여기며 일은 더 벌리며 헉헉댄다. 


지금의 나의 모습은 마치 오랜 기간 구석구석에서 자리를 굳건히 지키며 쌓여 가는 물건들 같다.

나 없어도 세상은 돌아간다는 것을, 나 없어도 누군가는 나의 역할을 한다는 것을, 이젠 버릴 것은 버리고, 내려놓을 수 있는 것은 내려놓아도 된다는 것을 머리로는 알면서도 가슴으로는 그렇지가 못하다. 


SNS도 마찬가지다. 브런치스토리, 네이버블로그, 티스토리, 유튜브, 네이버 TV, 1분 쇼츠, 인스타그램, 오디오클립, 폴로리를 운영한다. 게다가 몇 개의 북클럽 참여, 계속되는 낭독 수업, 우습지만 지식인에도 답변을 가끔 달기도 하는 오지랖이다. 앞으로 계획하고 있는 공부들도 있다. 제대로 하지도 못하면서 하고 싶은 것이 왜 이렇게도 많을까? 


나의 삶의 전체를 통틀어 만나게 되는 같은 문제다. 학창 시절엔 공부이니까 통했지만, 왜 이 나이에도 이러고 있는지 모르겠다. 소위 팔로워가 많은 사람들을 둘러보았다. 그들은 나처럼 여러 가지를 하지 않고 있었기에, 물론 그들 나름대로의 과정은 있었겠지만 내겐 오히려 편해 보이기도 했다. 그들은 씨앗이 제대로 잘 자랄 수 있도록 적재적소에 잘 뿌렸고, 거기에다가 노력과 수고가 입혀져 큰 성장을 이룬 것이다. 


결심했다. 방법을 바꾸기로 했다. 한 달에 한 두 가지에만 집중하기로 했다. 차라리 매달 한 가지에 집중하면 1년이면 열두 가지의 보이는 성과를 얻어 웃고 있을 것 같다. 몸도 맘도 편할 것 같다. 더 이상 입시생처럼 살지 않기로 한다. 


그런데...


오늘 아침 청천벽력 같은 일이 일어났다. 앞이 캄캄했다. 브런치에 로그인이 되질 않았다. 계속 새로 가입을 하라고 했다. 지메일로 카카오계정을 하나 더 오픈했는데 그것이 문제를 발생시킨 것이었다. 검색해 보니 브런치는 오직 하나의 카카오톡 계정으로만 연결이 된다고 한다. 문제를 해결하느라 나의 소중한 아침 3시간이 날아갔다. 기운은 빠졌지만 잘 썼건 못 썼건 그동안의 글들이 날아가지 않는 것만으로도 큰 감사이다. 


이 번달은 글쓰기에 집중합니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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