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방으로 흔들리는 지하철 안에 서있었다.
양손에 아무것도 쥐고 있지 않았다.
오른발과 왼발은 만난 지 얼마 안 된 연인처럼 붙어있었다. 몸은 견디기 힘들었다.
몸을 머금은 지하철은 스스로를 사방으로 흔들어댔다.
몸은 이리저리 휘둘려 휘청댔다. 당장이라도 넘어지고 싶었다. 그러자 왼발은 아쉬움을 뒤로한 채 오른발에게서 멀찍이 떨어졌다. 불과 몇십 센티미터였다.
몸은 안도했다.
더 이상 지하철에게 휘둘릴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이제 넘어질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었다. 그거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