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는 스마트폰이 되고싶다
몸과 마음 구석구석 터치가 필요하다
낙엽을 치우는 사람이 살지 않는 곳
손바닥으로 답답한 가슴을 문질러도
지문인식이 먹히지 않는구나
속에 뭐가 들었나 보고싶어도
잠금해제 되지 않는 마음
캄캄한 방에 엎드려 스마트폰을 켰을 땐
주변이 어두워 얼굴인식까지 되지 않고
방바닥에 누워 뒤척이다가
코 끝과 까만 천장 사이에
코끼리코 길이만한 한 숨이
천장에 가 닿을듯말듯
앱을 켜서 마음을 뽀샤시하게 보정할 수 있다면
올 가을에는 스마트폰이 되고싶다
2년 약정 월 할부로 구매할 수 있다면
내 삶은 60년 약정인가,
네 삶은 70년 약정인가
기왕이면 사과로고 박힌 걸로
가을에는 스마트폰이 되리
몸과 마음에 터치가 필요하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