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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서살이 Aug 06. 2021

유실물을 대하는 태도

누군가 분실한 물건을 발견하면 어떻게 하세요?




"선생님, 책 속에 돈이 들어 있었어요!!"


 한 아이가 도서관에서 책을 읽다가 책 속에서 5만 원 지폐 한 장을 발견했습니다. 초등 고학년쯤으로 보이는 아이는 발견한 지폐를 도서관 선생님에게 곧바로 가져다주었습니다. 아이는 그 책을 대출하기 전이라  그냥 가졌어도 돈의 행방을 찾기 어려웠을 텐데 누군가 물건을 잃어버렸을 때는 주인을 찾아 주어야 한다는 바른 마음을 간직한 모양이었습니다. 아니면 이런 복잡한 생각 없이 돈을 보자마자 자동적으로 선생님에게 가져다주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돈을 받아 든 선생님은 아이에게 자초지종을 물었고, '착한 어린이구나! 선생님이 주인 잘 찾아줄게요. 가져다줘서 고마워요!'라고 말했습니다.


 하던 일을 마저 끝내고 주인을 찾아야겠다고 생각한 선생님은 지폐를 서랍에 고이 넣어두었습니다. 얼마 후, 그 아이와 보호자가 함께 찾아왔습니다. 아이가 좀 전에 있었던 일을 보호자에게 말한 모양이었는지 보호자는 '아까 저희 아이가 책에서 발견한 지폐를 선생님께 가져다 드렸다던데 혹시 주인은 찾았냐'고 물었습니다. 아직 찾지 못했다고 말씀드리자, 보호자는 분실된 돈의 주인을 찾지 못하면 그 돈을 우리 아이가 받을 수 있지 않냐며 물었습니다. 경찰서에 분실물을 가져다주고 6개월이 지나도 주인이 나타나지 않으면 습득자에게 돌려준다는 사실을 어렴풋이 알고 있던 터라 보호자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돈을 발견한 도서의 대출이력을 확인하면 돈의 주인을 금방 게 될 거라고 설명했더니 보호자는 혹시라도 주인을 못 찾으면 연락을  달라연락처를 긴 후  떠났습니다. 조금은 당황스러운 상황이 끝나고 나니, 보호자 옆에 멀뚱멀뚱  있던 아이의 마음이 어땠을지 걱정되기 시작했습니다. 혹시나 아이가 자신 행동을 돌이켜 보며 혼란스럽진 않았을까? 아이의 보호자는 '누군가 잃어버린 돈을  치의 망설임도 없이 선생님께 가져다주었다니, 정말 대견하다. 잘했어!'라는 칭찬은 해주었을까? 행여라도 '다음부터 돈을 발견하면 일단 엄마 아빠한테 먼저 물어봐! 가져도 되는지 안되는지 알려줄게. 알겠지?'라며 아이의 올바른 도덕심을 흐트러 놓지는 않았을지 우려되었습니다.




"아! 맞아요. 제가 친척한테 받은 돈을 그 책에 끼어두었어요!"

 

 다행히 대출 이력을 통해, 돈의 주인은 금방 찾을 수 있었습니다. 혹시라도 모를 견물생심으로 해당 도서를 대출한 여러 명에게 전화해 상황을 설명했더니, 딱 한 사람만이 그 돈의 주인이라고 말했습니다. 아이의 보호자에게 연락해 주인을 찾았다는 소식과 주인의 감사인사를 대신 전하고 일단락되었습니다.


 그 후로 관련 법률을 찾아보니 길거리에서 습득한 유실물은 경찰서로 가져가고, 건물이나 선박, 차량 등에서 발견한 것은 관리자에게 인계하면 된다고 합니다. 즉 식당에서 유실물을 발견하면 식당 주인에게 전달하면 되는 것입니다. (그 아이가 도서관에서 발견한 돈을 직원에게 가져다준 행동은 아주 올바른 판단이었습니다!)


 만약 습득한 유실물을 7일 이내에 신고하지 않을 경우 형법상 점유이탈물 횡령죄가 성립되어 1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만 원 이하의 벌금 또는 과료로 처벌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간혹 길거리에서 주운 지갑을 돌려주지 않아 전과자가 되는 사례도 있다고 하니 교과서에서 배운 대로 행동하는 것이 안전해 보입니다.


 아직도  아이를 떠올리면 당시의 심경이 어땠는지,  후로 달라진 마음이 있는지 궁금하고 걱정됩니다. 보호자와의 대화를 끝내고 아이에게 잘했다는 의미로 엄지 척이라도   해줬으면 좋았을 텐데 그러지 못한  여전히 마음 한 구석에 남아 있습니다.  아이를 다시 마주친다면  해주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너~무 잘했다고, 너의 행동은 옳은 것이었다고요. (엄지 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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