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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번역하는 집사 Dec 18. 2022

다견 가정 합사 이후 기록 (1년 경과)

오늘은 오랜만에 하루키 남매 이야기를 할까 합니다. 하루와 루키 이야기를 쓴 지 벌써 반년이나 됐더군요.


하루와 루키는 다행히 합사 후에도 잘 지내고 있습니다. 루키가 저희 집에 온 지도 1년이 다 되었으니  그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간단하게 기록하려 합니다.




루키를 입양한 이후로 산책 시간이 두 번에서 세 번으로 늘었습니다. 제 수면 시간은 그만큼 줄었습니다만, 덕분에 부지런한 생활을 간신히 유지하고 있습니다.


루키는 하루에 비해 산책이 수월합니다. 풀을 뜯는 버릇은 여전하지만, 그래도 제가 통제하는 대로 잘 따라옵니다. 예전엔 옆에 다른 개가 지나가면 신경이 곤두섰지만, 요즘엔 크게 의식하지 않고 잘 지나갑니다.

구경하는 걸 좋아하는 하루는 강아지용 유모차를 즐겨 타는 편입니다. 유모차를 거부하던 루키는 하루가 몇 번 타는 걸 보더니 안전하다고 느꼈는지 어느새 자연스럽게 타더군요.


유모차에 태울 때마다 간식을 줬더니 이걸 타면 간식이 나온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가끔은 하루를 제치고 먼저 타려고 할 때도 있거든요.

얼마 전에 하루의 세 번째 생일을 맞아 생일 파티를 해줬습니다. 이렇게 화려하게 파티를 해준 건 처음이었는데 이게 보통 일이 아니더군요. 꾸미는 데만 4시간이 걸렸지만, 사진 찍고 먹는 데는 10분도 안 걸리더라고요.


수많은 음식을 앞에 두고 강아지 사진을 찍는다고 생각해 보세요. 무조건 5분 안에 사진을 건져야 합니다. 이번 생일은 성대하게 치렀으니 내년 생일에는 간단히 하려 합니다.

얼마 후에 이번에는 루키의 생일 파티를 해줬습니다. 루키는 유기견이라 정확한 생일을 모르지만, 집에 온 날을 생일로 정했습니다. 둘의 생일이 얼마 차이가 안 나서 합동으로 할까 했지만, 루키가 집에 온 후 첫 생일이라서 이번엔 따로 해주기로 했습니다.


조촐하게 치르고 넘어갈 수도 있었는데, 루키가 언제 이런 생일 파티를 해봤을까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이번 생일은 특별하게 준비했습니다. 처음 준비할 땐 엄청 오래 걸리더니 한 번 해봤다고 루키 생일을 준비할 땐 조금 낫더라고요.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법도 모르던 루키가 하루를 보며 조금씩 배우고 있다는 게 너무 신기합니다. 둘이 싸우지 말라고 우드스틱을 두 개 샀는데, 역시 장난감은 남의 떡이 커 보이나 봅니다. 몇 분 가지고 놀다가 서로 우드스틱을 뺏으려고 뛰어다니네요.


루키는 장난감을 사 주면 오래 갖고 노는 편입니다. 하루는 처음에만 열심히 가지고 놀다가 금방 시큰둥해지거든요.

하루와 루키는 이제 한 공간에서도 편하게 쉬고 잠도 잘 잡니다. 가끔 중형견 두 마리를 어떻게 한 집에서 기르는지 신기하게 보시는 분들이 있는데, 시바견은 집에서 거의 잠만 잡니다. 먹을 때랑 산책할 때만 깨어 있달까요. 저도 개들이랑 놀고 싶은데, 애들이 안 놀아주네요.



글을 쓰면서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니 감회가 새롭네요. 처음에 합사가 힘들었을 땐 시간이 더디게 흘러가더니 어느새 갑자기 쏜살같이 흘러 1년이란 시간이 지났습니다. 아직 루키랑 못 해본 것들도 너무 많고, 못다 한 하루키 이야기도 많으니 시간이 날 때 천천히 올리려 합니다. 자꾸 우선순위에서 밀려 포스팅이 늦어지는데, 다음에는 너무 늦지 않도록 다시 찾아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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