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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박마차 Aug 23. 2023

4. 우주로 날아간 종이비행기

안녕! 나는 브라우니가 만든 종이비행기 프릿이야.

난 원래 네모난 종이 한 장이었지만 브라우니가 종이비행기로 만들어 준 덕분에 난 이제 어디든 갈 수 있어.

오늘은 여름밤이야.      

난 브라우니가 잠들기만 기다려.     

브라우니가 잠들면 살짝 열린 창 밖으로 나가 도시를 둘러보고 오거든.

추운 겨울날엔 문을 꼭 닫아버려서 못 나갈 때가 많지만 요즘은 계속 성공이야!

집 밖으로 날아 상점을 지나 놀이터를 따라 공원에 도착했어.  

이제는 아무도 보는 사람이 없으니까. 신나게 놀아야지!  

근데 오늘 밤엔 반짝이는 별을 가까이 보고 싶네.

하늘 위로 위로 올라가야겠어.

아주 높이 높이 올라가고 아주 아주 끝까지 올라갈 거야.   

끝까지 끝까지 가다 보면 우주에 닿겠지!

오늘은 집으로 돌아가지 않으려고 해...  

브라우니가 날 찾으면 언제나처럼 날 놀이터에 두고 온 게 아니냐고 얘기해 줘.

안녕! 친구들..

안녕! 나의 브라우니.  
   


 대공원의 넓은 잔디에서 종이비행기를 날리던 아이가 놀이터로 향한다. 종이비행기는 버려두고 놀이터에서 신나게 놀던 아이가 놀이터 벽에 있는 다양한 크기의 네모 구멍을 발견한다. 종이비행기를 찾아와 벽에 난 네모 구멍에 종이비행기를 날리며 말한다.       


 “나 저기, 나 저 네모 안에 통과해 볼래! 아~ 튕겼어.   

   

 아이는 다른 종이비행기를 살피며 고르기 시작한다. <베이직 락킹>이라는 종이비행기를 고르고 벽 구멍에 날린다. 종이비행기는 구멍을 통과하고 “길어서 잘 나는 건가?”라고 말하며 다시 시도한다. 옆에 있던 친구가 다가와 껌 종이로 만든 자신의 <은비행기>를 보이며 “작아서 잘 날 거야”라고 말하며 네모 구멍으로 날리지만 벽까지 도달하지 못한다.     


 아이들은 종이비행기를 구멍에 통과시키기 위해서 자신과 벽과의 거리를 ‘측정’하고 다양한 종이비행기 중에서 자신이 고른 종이비행기가 왜 구멍을 통과할 수 있는지 길이가 길다와 크기가 작다 등으로 ‘분류’하며 ‘설명’했다. 그리고 성공의 경험을 한 번으로 끝내지 않고 자신이 통과한 구멍보다 더 작은 네모 구멍을 통과시키기 위해 ‘반복적으로 실험’하였다.     


 실내가 아닌 자연에서 종이비행기를 날린 아이는 자연에서 관찰되는 바람의 변화, 모양을 바꿀 수 있는 다양한 재료, 넓고 불규칙한 공간을 활용하고 적응하며 자신들만의 놀이를 찾고 발전시켰다. 실내 환경에서는 다양한 재료로 변화를 주며 호기심을 자극해야 하고 종이 자체에 집중하는 활동으로 끝나기 쉽다. 하지만 자연에서는 종이를 매개로 다양한 탐구가 가능해진다. 그리고 아이의 충분한 관찰 시간과 탐구 경험은 자발적이고 창의적인 활동으로 이어진다. 아이의 과학적 탐구를 위해서는 다양한 활동재료와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는 공간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으며 양육자는 어떤 공간도 자연이 주는 다양한 매개와 아이디어를 대체하기란 쉽지 않다는 점을 기억하며 놀이 공간을 계획해야 한다.

     

 여기서 자유로운 환경란 무계획과 무질서를 의미하지 않는다. 아이는 자유롭지만 양육자는 아이에 대한 이해와 관찰을 바탕으로 활동에 대한 사전 지식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아이의 활동이 단순한 탐색으로 끝나지 않고 자유로운 탐구와 놀이 확장을 도울 수 있다.     


 그런데 자유와 방임을 헷갈리면 안 된다.     

 

 예를 들어 도서관에 간 아이가 자신이 읽고 싶은 책을 찾아 앉고 싶은 자리에 앉아서 조용히 읽을 수 있으면 자유고, 아이가 어디 있는지도 모르고 뛰어다니게 두는 것은 방임이다. 그리고 옆에 앉혀 놓고 양육자가 고른 책을 읽게 하는 것이 우리가 너무 이른 나이에 시작하지 말자 고하는 인지교육인 것이다.


 자유에는 책임이 따른다는 것을 배워야 하고 아이 때는 또래와 상호작용하면서 놀이를 통해 배울 때 가장 잘 흡수한다. 그리고 실내의 한정된 공간이 아니라 넓은 자연에서 더 다양한 상호작용이 일어나고 아이들의 마음도 넉넉해져서 그런지 수용적으로 배워나간다.      


 종이비행기를 접고 날리 수 있는 공간이 책상 위일 때,  교실 안,  강당, 운동장, 대공원, 산꼭대기, 하늘, 우주까지 확장된다면 아이가 관찰할 수 있는 종이비행기의 움직임이 더 다양해지는 것은 분명한 일이다.   

        

우리의 아이들은 지금도 상상한다. 책상 위에서 그리고 패드 안에서...      


우리 아이들은 직접 놀이를 만들고 탐구하며 상상할 능력이 있지만 몸을 움직여 상상을 실현할 공간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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