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화점 겸 샌드위치 카페의 오픈이 무산되고 어느 날, 평소 친하게 지내던 근처 카페 사장님께서 샌드위치를 배우고 싶다고 요청을 하셨다. 프랜차이즈 카페를 운영 중이셨는데 개인의 취향이 들어간 카페를 하고 싶은 욕심이 있으셔서 샌드위치를 배워두고 싶다고 하셨다. 그리고 사장님 지인 분 중 한 분이 카페 오픈을 앞두고 함께 배우고 싶어 하신다 하셨다. 그렇게 두 분의 수강생을 모시고 나의 첫 샌드위치 클래스가 열리게 되었다.
시간과 비용을 지불하고 수업을 받으러 오기 때문에 내가 가진 모든 샌드위치와 관련된 지식과 정보를 드려야겠다 생각하고 준비했다. 3시간 정도의 수업 시간 동안 10가지가 넘는 샌드위치와 3종류의 샐러드와 수프를 직접 만들어보고 시연해 보는 수업을 계획했다. 우선 각각의 레시피를 보기 좋게 정리했다. 대충 적어서 들고 있던 레시피를 워드로 정리하는 작업은 마치 한 권의 책을 쓰는 것 만큼 쉬운 일이 아니었다. 무엇이든 대충이란 느낌을 받아가지 않았으면 좋겠단 생각을 했기 때문에 더 정성을 들였던 것 같다. (이때 정리한 레시피가 이 책의 기본이 되었으니, 지금 생각해도 힘들어도 그때 정리를 잘한 것 같다. )
다음으로 수업 시간에 필요한 재료들을 모두 정리해서 시간 날 때마다 필요한 것을 사두고, 쉽게 상하는 것은 전날 모두 사기 위해서 따로 적어 두었다.
수업 하루 전날은 필요한 재료와 레시피를 점검하고, 부족한 재료를 구입했다. 그리고 수업 중에 직접 시연할 것과 미리 준비해야 되는 것을 구분해서 소스처럼 미리 만들어 둬야 하는 것은 모두 만들었다. 글로 적으니 간단하지만 3시간 수업을 위해서 30시간 이상의 준비가 소요된 것 같다.
그렇게 준비한 수업은 다행히 큰 호응과 과한 칭찬 속에 마무리를 잘 지었지만, 마칠 때까지 긴장의 연속이었다.
수업을 처음 시작할 땐 너무 긴장해서 심장 소리가 내 귀에 들릴 것 같더니, 다음엔 손이 떨리고, 조금 진정되었나 싶었을 땐 배가 아팠다. 배 아픔의 산의 넘고, 수업을 마치고 모두가 돌아간 후엔 마지막으로 두통이 몰려왔다.
별거 아니라면 아닐 수도 있지만, 수업을 들으러 오신 분들의 간절함에 대한 보답을 해야 한다는 중압감이 아주 컸던 것 같다. 그리고 비록 나의 가게는 아니지만, 내 레시피가 다른 카페에서 미리 선보인 다는 행복함이 더 많이 준비하고 더 많이 정성을 들이게 했던 것 같다.
지나고 보니, 이 모든 것이 훗날 '나의 샌드위치 카페'를 위한 하나의 과정이고 행복하고 감사한 경험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이젠 더 잘 할 수 있겠단 자신감도 좀 붙었다. 다음번 클래스는 좀 덜 떨지 않을까??^^
'감사합니다'
*샌드위치와 관련해서 책을 쓰고 있고, 이 글은 그 책에 들어갈 내용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