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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니것 Apr 13. 2021

야식

1일1시


 어떤 음식으로도 채워지지 않는

 깊은 밤이 있다


 허기가 질수록

 형광등의 수명은 길어지고

 나는 하루살이가 되어

 욕망대로 산다

 

 컵라면 위 피어오르는 수증기가

 나를 태우는 줄도 모르고

 온 밤을 샐 각오를 한다

 바람난 남편을 기다리는 여인처럼


 어떤 사람이 와도 채워지지 않는

 깊은 밤이 있다

 

 당장 악다구라도 쓰고 싶어

 안달이 난 목젖을 달랜다

 위장에 새겨진 활자가

 울컥 역류라도 할까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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