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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야 May 07. 2022

MEMO - 4

2022.05.04 ~ 2022.05.06

2022.05.04(수)_비용 인상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 


 쉽게 말해, 인플레이션은 물건의 '가격'이 오르는 현상이다. 가격은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된다. 수요 증가폭이 공급을 넘어서면서 발생하는 인플레이션을 수요 견인 인플레이션이라고 한다. 한편, 원자재 등의 비용 상승이 총공급을 감소시키면서 발생하는 인플레이션을 비용 인상 인플레이션이라고 한다. 현재 우리가 맞닥뜨린 문제는 '비용 인상 인플리이션'이다. 전염병, 우크라이나 사태, 중국의 성장세 둔화 등 다양한 요소들에 의해 원자재 가격이 상승했고, 유가 또한 상승했다. 이러한 리스크 요인으로 인해 성장의 하방위험과 물가의 상방위험이 동시에 확대되고 있다. 


 최근 발표된『한국은행 2022년도 제7차 금융통화위원회(정기) 의사록』에 따르면 하반기 중 국제유가가 다소 낮아질 것이라는 주요 전망기관들의 컨센서스를 전제로 할 때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당분간 4%대의 높은 수준을 이어가다 하반기에 다소 완만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한다. 현재의 공급 충격을 발생시킨 주된 원인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 같이 전염병, 우크라이나 사태 등이다. 따라서 중앙은행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고 가정했을 때 위의 상황이 미래에 실현되기 위해서는 공급 충격을 발생시킨 원인이 하나 혹은 둘 이상 해소되어야 한다. 가정과는 다르게 중앙은행이 마냥 놀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들은 금리 인상을 통해 수요를 줄임으로써 인플레이션을 억제시키려고 하고 있다. 결과가 어떨지는 잘 모르겠다. 


 최근 물가상승기를 과거 유사한 공급충격이 발생했던 시기(2000년대 중반의 원자재 슈퍼사이클 기간, 2010년대 초반의 중동 정정불안 기간)와 비교해보면, 유가와 소비자물가의 상승폭은 과거에 비해 더 크며 근원물가의 상승 속도 또한 더 빠른 것을 알 수 있다. 과거 공급 충격기에는 유가상승에도 불구하고 관리 물가 하락으로 소비자물가의 상승 압력이 일부 억제되기도 하였으나, 최근에는 완리 물가의 상승 압력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하여 만일 우리나라도 주요국처럼 유가 상승분이 전기요금에 즉각 반영되는 구조라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금보다 월등히 높아질 수 있다. 


 한국은행은 "정확한 측정은 어렵지만 국제유가가 석유류 가격에 반영되는 부분과 국제 곡물 가격이 가공식품 가격으로 파급되는 부분을 합하여 대략 추산해 보면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상당 부분이 대외요인으로 설명된다."라고 말했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단순히 금리만 수차례 인상하는 것이 최선의 해결책이 아닐 수도 있다. 물론 가장 쉬운 방법인 것은 틀림없다. 


 인플레이션을 낮출 수 있는 여러 요인들이 존재한다. 대외 리스크가 해소되는 방안이 가장 적절할 것이다. 그러나 이는 일개 중앙은행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차선책으로는 금리 인상 등이 있다. 대외 리스크가 해소된 상황에서 계속 금리를 인상하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 하지만 둘의 순서가 바뀌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금리가 수차례 인상된 이후 대외 리스크가 해소된다면 각국 중앙은행들은 어떤 결정을 내릴까? 공급 감소로 인한 인플레이션을 억제한 이후 대외 리스크 해소로 인해 공급이 다시 상승한다면? 금리 인상은 너무 느려서도 빨라서도 안된다고 생각한다. 결국 결정하는 것은 중앙은행의 몫이다. 


 금리 인상이 시장에 부정적인 경험을 제공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로 인해 서둘러 주식을 매도할 필요는 없다. 상당수 기업이 탁월한 실적을 내고 있다. 현재 가격 수준이 적정 가치인지는 모르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주식을 팔고 시장을 떠난다면 가치와 가격 사이의 괴리는 커질 것이다(적어도 적정 가치 수준으로 돌아올 것이다). 미래에 이 기회를 잡을 사람들은 놀라운 행운아다. 



2022.05.05(목)_눈먼 시계공 


 풀밭을 걸어가다가 '돌' 하나가 발에 차였다고 상상해 보자. 그리고 그 돌이 어떻게 거기에 있게 되었는지 의문을 품었다고 가정해 보자. 내가 알고 있는 것과는 반대로 그것은 항상 거기에 놓여 있었다고 답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 답의 어리석음을 입증하기란 그리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돌이 아니라 '시계'를 발견했다고 가정해 보자. 그리고 어떻게 그것이 그 장소에 있게 되었는지 답해야 한다면, 앞에서 했던 것 같은 대답, 즉 잘은 모르지만 그 시계는 항상 거기에 있었다는 대답은 거의 생각할 수 없을 것이다. 시계는 제작자가 있어야 한다. 즉 어느 시대, 어느 장소에선가 한 사람, 또는 여러 사람들의 제작자들이 존재해야 한다. 그는 의도적으로 그것을 만들었다. 그는 시계의 제작법을 알고 있으며 그것을 용도에 맞게 설계했다. 시계 속에 존재하는 설계의 증거, 그것이 설계되었다는 모든 증거는 자연의 작품에도 존재한다. 그런데 차이점은 자연의 작품 쪽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또는 그 이상으로 훨씬 더 복잡하다는 것이다. 



2022.05.06(금)_아주 작고 사소한 변화 


  조그만 변화가 여러 번에 걸쳐 단계적으로 축적된다는 개념은 강력한 힘을 가진 생각이다. 이 탁월한 개념이 알려진 것은 지금으로부터 200년도 채 되지 않는다. 그것은 다른 방법으로는 설명이 불가능한 큰 규모의 변화를 설명할 수 있다. 가파른 절벽을 단숨에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반대편의 완만한 비탈길을 오르는 것만으로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다. 뱀의 독은 어떻게 해서 시작되었을까? 많은 동물들이 먹이를 물어뜯는다. 그리고 어떤 동물이든 그 침 속에는 먹이가 되는 동물의 상처로 침투했을 경우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단백질이 들어 있다. 사람들 중에는 이른바 독 없는 뱀에 물려도 이 알레르기 반응 때문에 고통받는 사람들이 있다. 따라서 보통의 침에서 치명적인 독으로 이어지는 연속체가 있을 수 있다. 


 귀는 어떻게 시작되었을까? 피부는 진동하는 물체와 접촉하면 그 진동을 느낄 수 있다. 우리 몸 어느 부위의 피부든 마찬가지다. 이것이 촉각의 자연스러운 발달 과정이다. 자연선택의 결과 이 기능은 점진적으로 발달하여 아주 미세한 진동도 느낄 수 있을 정도의 민감한 촉각이 만들어진다. 그런 다음 이번에는 시끄러운 소리가 공기를 진동시킬 때 이것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또는 소리가 작더라도 진동원이 충분히 가까우면 그것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더욱 민감해진다. 자연선택은 이제 공기를 진동시키는 진동원이 점차 멀어져도 그것을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기관(귀)을 진화시키도록 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단계적인 발전을 거쳐 완전한 귀로 진화하는 연속적인 경로가 있었을 것이라고 추측하는 데에는 아무런 무리가 따르지 않는다. 반향 위치 결정 기술은 어떻게 시작했을까? 모든 동물은 청각을 갖고 있고 메아리를 들을 수 있다. 맹인들은 종종 이 메아리를 이용하는 방법을 배운다. 이러한 초보적인 형태의 기술이 고대의 포유류에서 시작했을 것이고, 이것은 박쥐가 완성한 고도의 기술에 단계적으로 접근해 가는 데 필요한 기초로서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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