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하지 않는 건 언제나 문제 되지 않지만 무리할 때 문제가 된다.
#3 이틀 간의 아쉬탕가
할 수 있는 만큼만
아쉬탕가는 매일 같은 동작과 호흡, 시선을 반복하며 점차 익숙해져 가는 몸의 흐름을 관찰하는 요가이다. 정해진 정렬과 호흡을 지키고 같은 동작의 반복을 통해 몸과 마음의 정렬을 찾는다. 동작이 이미 머릿속에 있기 때문에 호흡, 시선, 자극 등 이외의 요소에 더욱 집중할 수 있다. 에너지와 강한 난이도의 육체수련 중 하나이다.
먼저 선생님의 작고도 매끈하며 촘촘한 근육들에 눈길이 간다. 얼마나 많은 수련을 통해 이루어진 건지 말하지 않아도 명쾌하게 보여준다.
무언가를 듣거나 볼 때 최대한 앞자리에서 집중하기를 좋아하는 편인 나는 늘 그렇듯 앞자리에 앉았다. 선생님께서 처음 배우는 것이니 앞사람을 보고 따라 할 수 있도록 뒷자리로 안내해 주셨다. 수업이 시작되었고 왜 뒷자리로 갔는지 단박에 이해되었다. 애초에 앞에서 시범 동작을 보여주지 않으셨다. 그렇게 앞사람을 따라 가빠진 호흡을 느끼며 수리야 나마스카라라고 하는 기본 시퀀스를 5번 반복하였다.
그리고 다음 동작을 5번 반복하니 땀이 줄줄 났다. 그래도 한 때 요가를 했던 터라 내 몸의 균형이나 약한 부분을 조금은 알고 있었다. 바로 골반의 정렬 맞추기와 균형을 잡고 서야 하는 모든 자세가 어려웠다. 한 발 서기조차도 3초를 버티지 못했다. 그러나 오늘은 첫 수업이니 무리하지 말아야지 하는 마음이 들어 모든 동작을 제대로 따라 하진 않았다. 수업 중 선생님이 재차 강조하셨던
할 수 있는 만큼.
무리하지 않는 건 언제나 문제 되지 않지만 무리할 때 문제가 된다.
누구에게든.
종종 집에서 영상을 보며 요가를 했을 때도 기본적으로 했던 다운도그자세. 두 팔과 다리를 바닥에 두고 엉덩이를 치켜드는 동작이다. 이 동작을 꽤 했지만 선생님의 터치 하나로 정렬을 다시 맞추고 배에 힘을 주어 호흡을 끌어왔다. 또 수업 중간에 '배꼽을 등 뒤로 보내라'라고 하셨는데 꽤 난감한 요청이었지만 어느 순간 놀랍게도 배꼽이 등 뒤로 간 듯했다.
두 번째 아쉬탕가 수업 마지막에는 벽에 대고 머리서기를 연습했다. 자율적인 수련의 시간이라 각자 할 수 있는 만큼 하면 되었다. 머리가 어지럽게 느껴지면 제자리로 돌아오고, 버틸 수 있다면 아주 조금씩 더 가본다. 오롯이 몸과 마음의 소리, 어디서 호흡이 진행되고 있는지 집중하는 이 시간을 가질 수 있어 무척 감사했다.
가끔 내 몸은 자세를 할 준비가 되어있지만 마음은 더 준비가 필요한 때가 있어요.
물론 그 반대의 경우도 있고요.
이미 준비가 된 것을 스스로는 알아차리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제가 동작에 터치하는 순간은 몸이 준비가 되었다 싶은 때입니다.
그때는 아주 조금만 용기를 내 도전해 보시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