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나만을 바라보고 있다는 그 믿음으로 나는 더 잘하게 된다.
#9 태풍 카눈이 오는 날 1:1 요가
무지개가 떴던 폭풍전야제를 지난날이었다. 태풍을 미리 대비시키는 듯 굵어지는 빗줄기를 통과해 요가원에 도착했다. 이 날씨를 뚫고 수업에 올 사람은 별로 없을 거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전혀 예상치 못했다는 게 이상할 만큼의 따끔거리는 비가 내리고 있었다.
선생님은 오늘은 당연히 수업을 못할 줄 알았다며 웃으셨고 그렇게 예상치 못한 1:1의 수업이 진행되었다. 매일 반복해 온 동작들을 세심하게 교정해 주셨다. 요가는 어쩜 이렇게 같은 날이 하나도 없을까. 같은 동작도 매일 다르다. 각도, 방향, 몸의 상태, 시선, 정신, 마인드 등 그 요소는 다양하다.
수련 초반에는 선생님이 나의 모든 움직임을 보고 있다는 생각에 부담스러웠다. 모든 동작들을 허투루 하지 않았다. 그렇게 하다 보니 억지로 맞추려는 게 아니라 너무나 자연스럽게 내 몸과 흔들림을 세심하게 바라보며 차분히 동작을 이어나가고 있었다. 직감으로 알았다. 이전보다 훨씬 제대로 동작을 진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어쩌면 세상에 같은 건 있어도 똑같은 건 없을지 모른다.
인간의 욕심 혹은 두려움 똑같은 걸 만들어 내고 싶어 했을 뿐이지 않을까.
하는 찰나의 순간의 생각도 흔들리는 몸에 집중하면 금세 사라지고 만다.
확실한 건 사람은 누군가 나를 집중해 바라보고 있다는 그 믿음만 있다면
전보다 훨씬 나아갈 능력이 샘솟는다는 것이다.
누군가 나만을 바라보고 있다는 그 믿음으로 나는 더 잘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