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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용기 Jul 08. 2024

정원 산책 2024-16

비올라 Viola tricolor


봄철의 끝자락에

검사와 정기진료가 있어

서울 신촌세브란스 병원에 간 적이 있습니다.

혈액검사가 끝나고 의사 진료 약속 시간까지는

4시간 가까이의 시간이 비어있어

우선 병원 내의 꽃들을 만나러 갔습니다.


원래 치과병원 앞에 있는 장미원에 가서

장미를 만나려 했지만

장미는 이미 철이 지나

사진에 담기에는 너무 초라했습니다.


대신 큰 화분에 심어져 있는

비올라라는 꽃들을 몇 장 사진에 담았습니다.


화원에서 작은 팬지를 비올라라고 부르는데

사실 팬지꽃의 학명이기도 합니다.


Viola tricolor.

우리말로는 삼색제비꽃이라 부릅니다.

꽃말이 '진심 어린 사랑'입니다.


비올라는 대표적인 식용꽃입니다.

샐러드나 비빔밥에 넣기도 하고

저는 먹어보지는 않았지만

고기 구울 때 함께 구워 먹어도 맛있다고 하네요.


노란색과 보라색이 어울려

활짝 웃고 있는 아이들처럼

귀엽고 앙증맞아 보입니다.




팬지 꽃/ 박인걸


봄 감기 떠난 날은 하늘도 푸르고

중앙분리대에 곱게 핀 팬지가

아침 햇살에 유난히 고운 얼굴로

두 눈을 하얗게 뜨고 반겨주어 고맙다.


어쩌면 그렇게도 올망졸망 하게

어느 유치원 아이들처럼

검은 매연에도 까르르 웃는듯하여

잠시 멈춘 차창을 열고 유심히 본다.


상트페테르부르크 여름궁전(宮殿)의

황도(皇道)를 밝히던 꽃아

어쩌다 먼 나라에 유배(流配)되어

가도(街道)에서 매일 시달리느냐


그럴지라도 언제나 품위(品位)있게

존재 가치를 강하게 부각하며

선명(鮮明)한 자신들의 삶을 사는

어느 선민(選民)같아 부럽다.


삶이 항상 고달플 지라도

주어진 시간은 정지하지 않기에

비관(非觀)의 표정을 감추고

활짝 웃는 긍정(肯定)에 뿌듯하다.




Pentax K-1    

Pentax smc PENTAX-D FA 100mm f/2.8 WR Macro


#정원_산책 #비올라 #삼색제비꽃 #병원 #화분 #식용꽃 #진심_어린_사랑 #202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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