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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설한장 Oct 29. 2022

과자

  제법 쌀쌀해진 바람을 맞으며 그녀는 한껏 우울한 표정을 지었다. 차가운 공기는 질색이었다. 바람이 한 번 불 때마다 지난 여름철 충만했던 생명력을 여지없이 빼앗기는 기분이었다. 마음을 지피던 열기와 생동감이 차갑게 식어갔다.

  이제 모든 것이 쓸쓸해지겠지. 힘을 잃은 나뭇잎을 바라보며 그녀는 생각했다. 매년 이맘때쯤, 빛을 잃은 낙엽을 보며 그녀는 우울의 늪에 빠져들곤 했다.

  낙엽 대신 과자라도 떨어졌으면 좋았을 텐데. 동화 같은 생각이었지만, 그녀는 그런 상상이 마음에 들었다. 마침 가을에는 할로윈이라는 축제도 있으니. 사탕, 과자, 초콜릿과 같은 달콤한 선물이 거리의 빈 구멍을 메꿔주었다면, 지금보다 훨씬 덜 우울했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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