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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몽질다글 Dec 27. 2022

숨 없이 달리고 숨이 막혀 기절했다.

정신이 깨면 또 숨이 차도록 달리고 또 쓰러졌다.

일에 숨 없이 달리다 보니

숨이 막혀서 기절했다.


정신이 깨자마자

또다시 숨이 차도록 달리고 또 쓰러졌다.


여태 나는 단순하고 무식하게 달렸다.

오늘은 쓰러지는 날이었다.






남의 좋은 소식에 쉽게 날카로워지고

열등을 느끼는 날 봤다.


사람들의 재능과 잠재력에 부러움을 넘는

감정을 느끼는 순간에 내 안에 불안에 비롯된

조급함이 퍼져갔다.


마음은 쿵쿵대고

즐겁게 해온 소중한 것을 쓸모없이 여겼다.


내가 해온 것들을 전부 내팽개쳤다.

아주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다.


모든 감정을 자각하는 순간에 정신이 들었다.






언젠가부터 내 감각보다 유행을,

이미 나온 결과물을 더 많이 참고하면서

내 공간에서 나를 잃어갔다.


실패하기 싫은 마음에서 나온 방어기제일까.

이게 맞는 건지 의심이 들어도 실행했다.

이렇게 하면 성공할 거란 막연한 마음씨.


그래서 결과물을 내도 엄청나게 뿌듯하지 않았다.

참고의 참고의 참고를 한 일러스트일 테니까.






내 결과물을 만들고 싶다.

아이디어는 꾸준히 메모해놓고 있다.


‘망하진 않을까, 이대로 내놔도 괜찮을까’

잡다한 망설임에 저 밑에 접어놓았다.






힘들 때마다 나를 팔로워 하는 사람을

세어보기로 했다.


SNS를 시작하고서

한 번도 해보지 않았다.


그저 결과물을 “” 만들고 싶어서

그거에만 열중했다.


생각난 김에 세어봤다.

눈썹이 위로 휘어질 만큼 놀랐다.

팔로워가 언제 이렇게 많이 생겼을까?


나를 봐주고 응원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어떤 결과를 내든

충분한 성공이지 않을까.






여태 나는 내 블루를 떼어내고 싶었다.

그건 떼어놓을 수 없다.

떼어놓는 게 아니다. 공존하는 거다.


내가 강하면 이겨내고

약해지면 진다.


만약 진다면 커진 블루를 잠재우려고

심장이 두근댈 때까지 또 힘을 기르면 된다.


오늘은 내가 졌으니

내일은 내가 이기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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