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를 봤다. 뜻밖이었다. 연이은 일정에 심심이 피곤했는데 우연히 만난 무지개는 사진까지 찍으며 감상할 여유를 느끼게 해 줬다.
가을이 되어 이상하게 피곤하다. 해를 거듭할수록 계절의 변화에 적응하는 게 버거워진다. 더욱이 올해는 급격한 온도 변화에 몸이 잘 따라가지 못하는 느낌이다.
특별히 어디가 아프냐 하면 또 그건 아니다. 뜻 모를 편치 않음. 아마도 적응 과정이 필요한 것이리라. 어느새 별다를 것 없이 스며들듯 적응하게 될 것을 알고 있지만, 지금 이 순간은 이상하리만치 피로하다고 느껴지는 찰나.
반가운 무지개와 조우한다.
왠지 모를 행운과 마주한 것 같아 괜시리 심장이 두근거리고, 기대감이 솔솔 피어 오른다. 별 것 아닌 일에 이토록 행복해질 수 있다.
역시 마음먹기에 달려 있었던 일이었나보다.
무지개 덕분에 마음 잘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