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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 감성지기 Feb 25. 2022

당신은 누구인가요?

또 다른 세상, 디지털 지구

  최근 메타버스 열풍이 일고 있어, ‘메타버스를 이용한 성교육’이라는 주제에 연수를 신청하여 배워 보았다. 나와 비슷한 이미지의 나를 만들어 가상의 공간을 다니면서 나를 표현하니 신기하기도 하고, 다른 세계를 경험한 느낌이었다. 나의 분신인 아바타를 통해 현실과 같이 사람도 만나고 대화도 나누었다. 이것이 메타버스를 통한 성교육의 시작이었다.      

  가상현실을 일상처럼 활용하는 10대들이 가상현실을 기반으로 하는 플랫폼을 많이 활용하고 있다기에 나는 미래의 생산적인 교육을 위한 수단으로 메타버스를 선택하여 연수를 받고 연습을 하였다.      



  메타버스(Metaverse)는 가상 세계를 의미한다. 가상, 초월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세계, 우주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를 합성한 용어이다. 3차원에서 실제 생활과 법적으로 인정되는 활동인 직업, 금융, 학습 등이 연결된 가상 세계를 뜻한다. 현실을 디지털 기반의 가상 세계로 확장해 가상의 공간에서 모든 활동을 할 수 있게 만드는 시스템이다.      

  앞으로 메타 산업이 발전하면서 세상이 바뀌고 주도하는 기술과 방법 또한 많이 바뀔 것이다. 이제 사람들의 생각보다 AI 기술은 더 빠르게 우리 삶에 침투할지도 모르겠다. 또 다른 나인 아바타가 생산적인 활동을 하는 새로운 세상,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 ‘디지털 지구’라는 새로운 개념이 생기지 않을까?



  나는 가상 인간 ‘로지’를 좋아한다. 그녀의 패션을 좋아하면서부터 인스타를 팔로워하고 그녀의 일상을 공유한다. 그러다 영화 ‘Her(2019)’가 생각났다. 영화 ‘Her’에도 AI가 나온다. 그녀의 이름은 ‘사만다’이다. 주인공 테오도르는 편지를 대신 써주는 대필작가로 아내와 별거 중에 외로움에 빠져 지낸다. 그러다 어느 날 스스로 진화하는 인공지능이 설치된 스마트폰을 구매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처음에는 AI 사만다와 대화만 하는 것으로 만족하다가 일상을 공유하면서 성적인 행동까지 서슴지 않는다. 서로는 점점 사랑에 빠져들게 되지만 테오도르는 사만다와의 관계에 회의를 느끼기 시작하고 사만다 또한 감정을 느끼는 자신의 존재에 대해 갈등하는 영화이다.    

영화 'her' 의 한 장면

  이 영화를 보면서 코로나19 유행 이후 비대면이 확산하면서 외부 활동이 제한되고 혼자 지내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메타버스 세계는 더욱 빠르게 확산할 수 있고, 일상으로 급속도로 확장될 것이기에 영화 속 이야기가 혹시 현실에도(..?) 라는 생각을 해 보게 된다.      


내가 Logging(로깅-기록을 만드는 것)한 정보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내 취향에 딱 맞는 인공지능과 사랑에 빠지게 된다면?

  현대의 삶을 사는 인간은 누구나 외로운 존재이다. 각박하게 살아가는 인간 세상에서 누군가에게 위로를 받기보다 위 영화처럼 편리하게 디지털 기기, 즉 AI의 도움을 받기가 더 쉬운 시대가 올지도 모르겠다. 우리는 언젠가 내가 로깅(기록을 만드는 것)한 정보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내 취향에 딱 맞는 인공지능과 사랑에 빠지는 일이 생길지도 모르겠다. 이처럼 가상 인간이 점점 우리 삶에 가까워지는지고 있음을 느낀다. 지금도 가상 인간은 TV 광고 모델은 물론 가수나 디자이너, 쇼호스트, 앵커까지 다양한 분야로 활동 영역을 넓혀가면서 이에 따른 부작용 우려도 커지고 있다.     



   2020년 12월, AI 챗봇 ‘이루다’는 폭발적 인기를 끌었으나 성희롱·혐오 발언, 개인정보 유출 등 논란으로 결국 서비스를 중단했다. ‘이루다’ 역시 사용자들의 대화 데이터를 학습하며 점점 더 인간에 가까워지는 ‘딥러닝’ 알고리즘으로 성희롱적 표현까지도 학습하여 문제가 되었다.     


  나는 성폭력 예방을 위한 교육으로 초등학생 ‘경계존중교육’ 동영상 자료를 개발하고 있는데 초등 고학년의 디지털 공간 속 경계 침범에 대한 동영상을 개발하고 있다. 현재 메타버스와 가상 인간의 활용도를 보았을 때 이들에 대한 경계 침범 행위에 대한 교육의 필요성을 느낀다. 가상과 현실이 접목되고, 현실과 가상을 오고 가는 가상공간에도 성희롱도 있고, 스토킹도 있고, 성폭력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가상 인간에 대한, 가상공간 속 아바타 간의 성 경계 침범행위는 사람 간의 경계 침범 행위가 아니기 때문에 법적으로 처벌하기도 어렵다고 한다.      


  실제로 비영리단체 디지털 혐오 대응센터(CCDH)에 따르면 이 단체 연구원들이 가상 세계 애플리케이션(앱)에 접속한 결과, 성희롱과 학대 등 앱 정책 위반 사례를 발견했다. 이에 메타버스 서비스인 ‘호라이즌 월드’와 ‘호라이즌 베뉴’ 고객의 아바타 주위에 5피트(약 1.2m)의 거리감이 느껴지도록 하는 ‘개인 경계선(Personal Boundary)’을 부여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가상 인간과의 ‘공존’을 서둘러 준비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윤리 기준이나 법체계를 마련하기에 앞서 현상을 자세히 분석하는 작업부터 진행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고학수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법체계 마련을 논하기에 앞서 어떤 형태로 성희롱 등 윤리적 문제가 나타나는지 사실관계와 현황을 조사해야 한다”라고 하였다.     


  Id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지만 이에 비해 법은 가장 느리게 가고 있는 느낌이다. 기술은 우리 생활에 이미 스며들고 있지만, 법과 정책은 아직 느리기만 하다. 이제 가상 세계에서의 법적인 보호를 서둘려야 하는 시기이다. 빠르게 제도적 장치를 마련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가상 세계는 현실보다 접근성이 더 높고 비대면이라 타인에 대한 경계심은 약화할 수 있는 콘텐츠들이 많다. 플랫폼마다 자체적인 기준이 있지만, 사용자들따라가기에는 어려울 수 있다. 그래서 선제적인 기준 마련이 우선되어야 하겠다. 아바타끼리 거리 두기 등으로 아바타 간의 경계선을 존중하도록 하는 교육 등의 구체적인 기준이 마련이 되면 좋겠다.


 또한 교육도 필요하다. 메타버스 활용 교육을 하기 전에 메타버스 내의 상대방 배려, 존중 교육이 우선되어야겠다. 가상공간 안에서 욕설, 폭언, 성희롱, 스토킹, 잘못된 성행동은 NO!, 어떠한 폭력도 반드시 처벌이 따른다는 규칙을 지켜져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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