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들 중 “선생님, 이거 모르셨어요?”라며 따지듯 묻는 사람들이 있다. 마치 교사가 학생들 마음속까지 훤히 꿰뚫고 있어야 한다는 듯한 태도로. 이런 불쾌한 태도 때문에 교사와 학부모간에 협력적 관계가 이뤄지기가 힘들다. 생각해 보자. 교사가 매 순간 모든 아이의 마음을 예측하고 행동을 읽어내는 것이 가능한 일일까?
물론 자녀에 대한 부모의 관심과 걱정은 이해한다. 아이가 학교에서 겪는 작은 문제조차 부모에게는 큰 관심사일 수 있다. 그러나 그 관심이 책임 추궁의 형태로 교사에게 표현된다면 문제가 생긴다. 교사와 학부모의 관계는 일방적인 것이 아니라 상호 존중과 협력을 바탕으로 해야 한다. 아이의 문제를 발견하고 교사에게 책임을 따져 묻는 것은 오히려 교사와 부모의 관계를 소모적으로 만들고, 결국 아이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뿐이다.
교사와 학부모의 역할은 다르다. 교사는 다양한 아이들을 지도하며 집단 교육을 이끄는 사람이다. 학부모가 자신의 자녀에 집중하며 개별적 성장을 돕는다면, 교사는 그 자녀가 집단 속에서 조화롭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양측의 역할은 다르지만 상호 보완적이다. 모두 아이의 성장을 위해 공통된 목표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서로 예의를 갖추고 협력하는 것이 당연하지 않은가?
학부모는 교사에게 “선생님, 이거 아셨어요? 모르셨어요?”라고 따져 묻기보다, “이런 얘기를 듣게 되었는데 함께 고민해 보았으면 해서요. 지도에 참고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라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이는 단지 예의의 문제가 아니라, 아이의 긍정적인 성장을 위한 최선의 길이다. 예의 있는 대화는 교사와 학부모의 협력적 관계를 강화하며, 아이에게 모범적인 소통의 방식도 보여준다.
상상해 보자. 만약 교사가 학부모에게 전화를 걸어 “부모님, 아이가 이따위 모습으로 학교 생활을 하는데 그거 아셨나요?”라며 반문한다면 어떤 기분이 들겠는가? 더 나아가, “아니, 부모님이 아이에 대해 잘 모르다니요?”라는 식으로 대꾸한다면 부모가 느낄 당혹감과 불쾌감은 어떨까. 상호 존중 없이 주고받는 대화는 아이에게 해가 될 뿐이다.
아이들의 성장은 어른들의 협력과 존중에서 비롯된다. 교사와 학부모가 서로의 역할을 인정하고, 아이들의 나은 성장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 학부모와 교사가 서로를 신뢰하고 협력하는 모습을 보여줄 때, 아이들은 그 자체로 커다란 배움을 얻을 것이다. 제발, 아이들을 위해 서로 예의를 갖추자. 그것이 아이들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교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