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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레이스 Mar 19. 2024

대치동에 살면 스스로 공부를 열심히 한다.

나만의 착각이었던가

대치동에 살면 스스로 아이가 공부를 열심히 한다.     

이럴 줄 알고 여기로 이사를 왔지만 안타깝게도 아니다.

내가 이 동네에 어떤 로망이 있었을지 모른다. 아이가 스스로 숙제를 열심히 하고, 시키지도 않아도 책을 읽으며 글씨도 또박또박 잘 쓰고 좋은 친구들과 하루하루 열심히 공부하는 그런 바램 말이다.

그런 생각으로 이사 왔지만 대치동에서 산다고 아이가 스스로 공부하는 거는 일반적인 일이 아니다. 내가 살면서 느낀 것은 모두 아이 나름이라는 거다.

아무리 친구들이 공부 열심히 해도 안 하는 애는 안 한다. 그 안 하는 아이가 우리 아이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우리 애는 다를 거라는 생각으로 이사를 왔지만 그 안 하는 애가 우리 애가 될 줄은 생각도 못 했다.내가 나의 즐거움을 포기하고 친구들도 잘 못 만나고 가정과 육아에 집중하면서 키웠는데 이리 않다니 화가 스멀스멀 올라온다.내 욕심이었던 것일까?     

아이 아빠는 ‘아이에게 숙제하라고 말하고 여기서부터 여기까지 해 ’ 이렇게 말하고 나오라고 한다. 아이를 자율적으로 키워야 한다고 큰 소리로 주장하면서 말이다. 나는 고민에 빠진다‘ 문 닫고 나오면 정말 할까? ’ 그렇게 한 번 해보기로 했다. 이렇게 해서 열심히 하면 매우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신이 났다.

“여기서부터 여기까지 해! 하고 나서 놀아!”

아이에게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문을 닫고 아이를 안 보니 걱정이 되긴 했지만, 걱정은 잠시이고 너무 좋았다. 그리고 40분이나 지났을까? 들어가 보니 아이가 숙제를 다 한 거다. 완전 기쁜 마음에 나가 놀라고 말하고 채점해보니 ‘맙소사’ 한숨이 나왔다.

다 찍어놓은 거다. 처음에 몇 문제 출고서.     

아이는 엄마가 옆에 없으니 얼마나 신났을까? 내가 옆에 있으면 딴짓 못 하게 물어가며 비교적 꼼꼼히 숙제시키는데 내가 없으니 그냥 막 찍어놓고 딴짓한 모양새다. 아마 내 생각이지만 10분 만에 다 풀고 30분은 핸드폰을 봤을 수도 있다 물론 주변 환경이 중요하지만 아이 스스로 공부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물론 주변에 공부 잘하는 아이들에게 둘레에 쌓이면 ‘아 공부를 열심히 해야겠구나!’ 본인이 결심한 후 그 담부터는 스스로 알아서 공부 열심히 하는 아이들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어쩌면 우리 아이들도 언젠가는 이렇게 공부 할 수 있다.     

이런 것을 알면서도 안 하는 애들을 보고 조금은 속상하다. 아직 어리니 어렸을 때는 맘껏 놀아야한다고 말할 수도 있다.하지만 여기서 계속 공부하며 살려면 지금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으면 나중에는 따라가기 힘들다. 공부를 하는 사람은 아이들인데 왜 엄마인 내가 아이들이 공부를 하지 않으면 불안한 것일까 라는 의문이 든다. 아무튼 대치동에 산다고 공부를 스스로 하는 것은 아니다. 이런걸 보면 환경도 중요하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아이들이 스스로 공부하게끔 하는 ‘동기부여’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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