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같은 장면을 살아내는 것이 서로에게 위안이라면
시
내내 맘이 쓰였어
삶의 같은 장면을 살아내는 것이
서로에게 위안이라면
우리는 사랑했고
어깨를 토닥였고
상처를 품었어
아픈 자리를 감쌌어
너의 기쁨이 나의 행복
너의 웃음이 나의 미소
너의 기도가 나의 호흡
나는 푸른 새벽을 바라보는 중이야
입김을 후 하고 멀리 불어보내며
청포도 사탕을 오물거리고 있어
목련과 산수유
홀로 선 플라타너스
길고 높은 하늘
하염없이 올려다보던 초승달
그 모든 정물들이
타는듯 붉은 능선 너머로 잠들고
나는 꿈을 꿔
잿빛 눈이 세상을 덮는 꿈을
그 속에 자리자리마다
네가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