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번째 달, 입 안에서 시작된 이야기

작은 입속에 피어난 세상

by 길 위에

첫 치아, 입속에 핀 작은 꽃


어느새 시간이 흘러, 손녀가 다섯 달을 훌쩍 넘겼습니다.
웃을 때마다 아랫니 두 개가 살짝 고개를 내밀고,
그 작은 변화 하나에 마음은 또 한 번 출렁입니다.


이제는 엄마 젖만으로는 부족하다는 듯,
작은 입은 이유식을 기다립니다.
처음엔 혀로 밀어내던 고운 미음도
조금씩 익숙해지며 숟가락을 손으로 잡으려는 시도가 늘어납니다.


이제는 수동적으로 받기보다, 스스로 해보려는 몸짓이 자주 보입니다.
이유식을 먹다 말고 숟가락을 빼앗듯 쥐어보는 작은 손길,
입으로 가져가다 입 옆을 찌르는 엉뚱한 동작,
가끔은 식탁을 두드리며 빨리 달라며 엄마를 재촉하기도 합니다.


그 모든 모습이 새롭고, 놀랍고, 사랑스럽습니다.

그 속엔 분명 이런 말이 숨어 있는 것 같았습니다.
“나도 해볼래요!”


세상을 향한 작은 손의 탐험


주변 사물에도 관심이 부쩍 늘었습니다.
눈길이 닿는 대로 손을 뻗고,
무언가를 손에 쥐었다 싶으면 곧 입으로 가져갑니다.

그 작은 입으로 세상을 맛보고 싶은 걸까요?
탐색과 배움이 입과 손에서 시작되는 시기임을 알기에,
보는 이의 마음은 흐뭇함으로 채워집니다.


다섯 달, 세상을 향해 한 걸음


하루하루가 다릅니다.
작은 치아 두 알이 세상을 물고,
작은 손이 사물의 무게와 촉감을 기억하고,
작은 입은 음식을 넘기며 ‘처음’의 맛을 배워갑니다.

이토록 바쁘게 세상을 배우는 아이를 바라보며
나는 오늘도 속으로 중얼거립니다.


“그래, 오늘도 잘 자라고 있구나.”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내 하루도 묵묵히 따뜻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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