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은 오로지 나의 것이었는데
이제는 그렇지만은 아니게 되었다.
슬픔을 오롯이 느낀 게 언제인지
슬픔마저 들려달라는 이에게
내 슬픔은 오로지 나만의 것이라는 걸
어떻게 전해야
한참을 슬픔의 이불 속에 들어있다
세상에 나올 수 있을까
물에 빛을 빠트리면
수용할 수 없어 흐드러지고
사랑하던 달마저 손에서 놓쳐버리면
낭만의 바다를 낳는데
속없이 노년의 부부는
서로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슬픔보다 즐거운 게 우선인
어린아이들은 잠자리를 쫓고
여전히 혼자인 보랏빛 소녀는
슬픔의 가슴을 품고 눈물을 흘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