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 쓴 해녀이야기
비가 찰찰 대는 밤
소설 쓰는 선생님,
동시 쓰는 선생님,
시 쓰는 선생님,
그리고
아무것도 쓰지 못하는 나까지
신나는 신당 이야기
하쌤 이야기 들으레
당당당, 줌 안에 모였다.
나는 엄마 이야길 생각했고
김칩의 족은년이라는 은정쌤은
아무듸도 쓸 듸가 엇인,
아방엇인 애기 좀녀를 이야기했다
자신의 숨길 하나 믿고
바당에 뛰어드는 사람이라면
무엇이 두려웠을까
죽음이 두렵지 않을 정도의 당당함,
물속 바다 밭에서
삶의 오르가즘을 느꼈다는 애기 좀녀가,
소살 하나로 잡아올린 물고기를 들고 선
중력을 이겨낸 상군 좀녀가,
여신인 듯 다가오는
비 찰찰 하는 가을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