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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녕 사이시옷 Apr 07. 2022

전국 0.6%의 직업
야생동물 수의사의 삶

S동물원 진료수의사(야생동물 수의사) 아하늬 님


전국에서 제일 큰 S 동물원에서

250종, 2500마리의 동물을 진료하는 진료수의사 이하늬입니다




아프리카 같은 넓은 벌판에서 야생동물이 뛰노는 이런 풍경이 너무 좋더라고요.

'마지막 기회'라는 멸종위기 야생동물의 상황이나 이런 걸 보고 한 책이 있는데 그 책을 보고 야생동물에게 관심을 갖게 되었거든요. 사실 수의사 되는 친구들은 거의 다 동물을 좋아해요. '마지막 기회'는 책을 쓴 작가가 직접 세계 곳곳에 있는 멸종위기 야생동물을 찾아서 야생동물의 상태나 멸종위기 현황 등에 대해서 상세하게 기록한 책이에요. 책에서 양쯔강 분홍돌고래는 이 작가가 아무리 수소문하고 찾아도 결국 못 찾았어요. 결국 멸종이 된 거죠. 



나도 이런 멸종위기 동물들을 보호하고 싶다 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수의학과를 졸업을 하고 야생동물구조센터에서 근무를 하다가 국내 동물들은 고라니, 너구리 같이 종이 한정적이라 코끼리나, 기린 같은 다양한 동물을 보고 싶었어요. 그냥 동물원에서 보는 게 아니라 야생의 환경을 보고 싶었거든요. 이왕 가는 김에 거기에 있는 구조센터에서 실습도 하고 봉사활동도 하면 좋을 것 같아서 세계여행을 기획을 해서 떠나게 됐어요.


첫 번째로 간 데가 마다가스카르였어요. 여우원숭이가 마다가스카르에만 살거든요, 전 세계의 야생 여우원숭이 연구하는 팀에 들어가서 여우원숭이가 어떤 행동을 하는지 기록하고 측정하는 일을 했었죠. 다음은 남아프리카 공화국으로 갔어요. 사실 남아공은 동물 덕후들의 생각하는 꿈의 나라였거든요. 코끼리도 있고, 기린도 있고  야생동물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가보고 싶은 곳이죠.



크루거 내셔널 파크(Kruger National Park)라고 거의 이스라엘 크기 정도의 굉장히 넓은 사파리가 있어요. 전체가 야생동물보호구역인데 구조된 사자나 치타 같은 거 치료하는 것도 도와주고, 약이나 주사 놓는 것도 보조를 하면서 봉사활동을 했었고요. 마지막으로 갈라파고스는 갈라파고스만의 독특한 동물들이 많은 곳이라

제가 꼭 한번 가보고 싶은 곳이라서 갔었거든요. 벤치 같은데 그냥 캘리포니아 바다사자들, 물개들이 막 누워 있어요. 어디서든 야생동물을 볼 수 있고 야생동물을 직접 마주칠 수 있는 점에서 되게 좋았던 곳이였어요.





2.5g에 굉장히 작은 초미니 금개구리에서부터 3000kg의 거대한 코끼리까지 

거의 모든 동물을 다 진료를 하고 있는데요. 


기억에 남았던 건 2.5g 에 굉장히 작은 초미니 금개구리.

진짜 요만해요. 항생제를 주사를 해줘야 잘못해서 미끄러지면 배에 주사를 놓으면 굉장히 위험하거든요.



3000kg의 코끼리 같은 경우는 산통이라고 사람 산통은 출산할 때 산통을 얘기하는데, 동물의 산통은 보통 배가 아플 때 복통을 산통이라고 하거든요. 코끼리들이 이런 산통 증상이 많이 와요. 이럴땐 주사를 놓거나 약을 먹여야 되는데 얘네가 3천 킬로니까 보통 사람이 먹는 약 같은걸 먹이면 130~200알 정도를 먹여야 해요.

약의 함량이 높은 원료약을 구해서 원료약을 먹인다고 먹여도 약이 써서 안 먹는 경우가 있어요.

초콜릿에 약을 섞어서 초콜릿을 굳혀서 약 초콜릿을 만들어 준다던가 해서 동물들이 잘 먹을 수 있게 연구를 해서 약을 먹이죠.



침팬지 같은 경우는 굉장히 똑똑해서 마취를 할 때 블로우 파이프라는 파이프로 불어서 동물한테 맞추거든요.

근데 이걸 안 맞으려고 이불에 오줌을 적신 다음에 막 돌리는 거예요. 저희 오줌 테러 맞으면서 한 명은 앞에서 오줌을 맞으면서 유인을 하고 뒤에서 쏘고 이런 식으로 마취를 했었죠

그래서 이렇게 약을 먹고 애들이 이렇게 나아지는 걸 보면 되게 큰 보람을 느낍니다



제가 진료하는 동물은 종이 다양한데, 다양한 종을 다 케어를 해야 되니까 개와 고양이를 진료하는 수의사처럼 한 마리를 깊게 들어갈 수는 없어요. 그래서 결국은 직접 다 해외 논문 찾아보고, 책 찾아보고, 일일이 공부를 해서 이렇게 맞춤형 진료를 해주고 있어요. 다른 수의사도 마찬가지지만 동물원 수의사는 자기가 얼마나 공부하고 이 동물종의 맞춰서 자료를 찾고 하냐에 따라서 그 진료 수준이 되게 많이 차이가 나요.


결국은 꾸준히, 평생 공부를 해야 되는 직업인 것 같아요.








야생 동물을 보호하는 게 거창한 게 아니예요. 

등산을 하다가 야생 동물이 걸릴만한 올무나 덪을 발견을 한다든가, 발견했을 때 신고를 하시거나 구조센터나 시나 도의 신고를 하면 이걸 수거하시는 분들이 있어요.



그리고 봄이나 초여름에 새끼 고라니라든가 새끼 새들을 발견을 하시는 경우가 많은데 미아라고 오해를 하시고 무작정 구조센터로 데려오시는 경우가 있어요. 근데 사실 얘네들이 어미가 있는 경우가 많거든요. 먹이를 가지러 갈 동안 얘네들을 잠깐 두고 있는데 이걸  미아라고 오인하시고 데리고 오면 이건 유괴가 되거든요. 무작정 데리고 오시기보다는 적어도 한 30분 정도 관찰을 해서 어미가 있는지 관찰을 하신 후에 구조센터에서 전화를 하셔서 상황을 확인을 하시고 정말 미아라고 확인이 됐을 때 데리고 오시면 좋을 것 같아요. 전국에 구조센터에서 미아로 오인을 해서 데리고 와서 어미와 생이별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아서 이런 걸 좀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국내에서 야생동물분야가 되게 희소 분야이긴 해요.

제가 수의학과 입학을 했을 때 제 동기들도 '야생동물 수의사 가고 싶다'라고 하는 동기들이 열 명 정도 있었거든요. 막상 졸업을 하고 야생동물분야로 간 사람은 저밖에 없었어요.


전국의 수의사 중에 야생동물분야에서 근무하는 수의사가 0.6% 밖에 안 된데요.



그래서 희소하고 그만큼 좀 배우기도 어려운 분야지만 '멸종위기 동물을 보호한다'라는 보람과 다양한 동물을 진료할 수 있다는 그런 기쁨이 있거든요. 자기가 정말 야생동물 수의사를 꿈을 갖고 수의학과 입학을 했으면 포기하지 않고 이 길을 좀 걸어갔으면 좋겠어요


새끼 동물들이 두세 시간마다 밥을 먹어야 하고, 밤새 먹이를 먹이고, 밤새 진료를 하고 이런 힘든 점이 있을 수는 있지만 동물보호와 생태계를 복원을 하는데 기여하는 수의사로서의 자부심은 굉장히 커서 꿈을 잃지 않고 야생동물분야로 많이 와줬으면 좋겠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GVu0K8Ndmuk&t=45s

        

https://www.youtube.com/watch?v=ToV5oWztCa0&t=3s



https://brunch.co.kr/@hany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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