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이 아빠님
저는 8살 딸아이를 키우고 있는 평범한 아빠입니다.
저희 아이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지고 있고요. 저는 저희 아이와 함께 매일매일 울고, 웃고, 싸우고, 화해하고 재밌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처음에 저희 아이가 자폐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다는 걸 알게 된 거는 4살 무렵이었던 것 같아요. 어린이 집에서 좀 이상한 행동들을 보이는 아이를 보고 선생님께서 말씀을 해주셔서, 그때는 자폐 스펙트럼이라는 거를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병원을 가고 치료센터를 가면서 자폐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구나 이런 장애를 앓고 있구나라는 거를 알게 되었습니다.
최근에 [우영우] 라던가 [우리들의 블루스] 같은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다른 드라마들이 있는데
이런 드라마를 봤을 때 좀 불편해하는 마음도 있을 거 같아요.
장애를 가진 사람을 가족으로 둔 사람의 입장에서는 너무 장애를 가지고 상품화를 한다던가 돈벌이 수단으로 활용하는 그런 면이 보일 수도 있고, 또는 그런 장애 숨기고 싶은 사람도 있을 거예요. 우리 가족이나, 우리 아이가 장애를 드러내고 싶지 않은 사람도 있을 텐데 그런 드라마를 통해서 오히려 더 드러나게 되고, 내가 우리 가족 얘기를 해야 될 수도 있고 하는 상황을 불편하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 같아요.
저 같은 경우는...
그런 드라마가 좀 많아져야 된다고 생각해요.
드라마뿐만 아니라 다큐멘터리라든가 어떤 수단을 통해서든 좀 많아져야 '이런 사람들이 우리 주변에 있구나'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 어떻게 받아들여 줘야 될까? 한 번쯤은 그런 생각을 해볼 거거든요, 일반 사람들도
그분들을 사회에서 다 배제할 수가 없고, 사회의 일원으로 같이 살아야 되는 상황에서는 당연히 그분들을 이해를 하고 바로 볼 수 있는 그런 기회가 있어야 된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물론, 드라마에서.
특히 [우영우] 같은 경우 너무 예쁘게 그려졌죠. 그 여배우도 너무 예쁘시고, 장애가 있다고는 하지만 정말 천재적이고, 우리 사회에서 각광받는 직업을 가지고 있고.
어떻게 보면 행복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그려서 너무 좋게만 그려진 걸 수는 있어요.
그렇지만 [우영우]가 가진 장애를 보여주고, 그걸 주변 사람들이 어떻게 대응을 해가고, 거기에 감정이입을 해서 내가 어떻게 대할 것인가. 이런 거를 한 번쯤 생각하게만 할 수 있어도. 그런 점에서 꼭 필요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더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잘 되는 모습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측면을 보여 줄 수 있는 그런 수단이나 그런 작품들이 좀 많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자폐 스펙트럼이라는 게 증상적인 측면에서 횡적인 측면, 장애정도를 나타내는 종적인 측면에서 너무나 다양하고 제가 지금까지 수 백명의 자폐 스펙트럼 아동들을 본 거 같은데 증상이 똑같은 사람이 아무도 없었어요.
일단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사람들이 숫자적으로 굉장히 많고요. 미국 통계에서는 작게는 2%, 많게는 10% 도 된다. 그렇다면 이거는 그 특수 장애가 아니라 그냥 일상 속에서 충분히 얼마든지 마주칠 수 있는 장애거든요. 이미 우리 사회 속에서 너무 많이 있기 때문에 일반 사람들도 그 자폐스펙트럼에 대해서 좀 알고 적절히 대응을 할 수 있는 그런 사회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이상적인 태도로 그런 장애를 가진 사람을 대하기는 힘들 거예요. 왜냐면 부모 입장에서도 내 아이가 밖에 나가서 갑자기 돌발행동을 한다던가 알 수 없는 자기만의 행동을 한다던가 이런 걸 참을 수 없을 때가 있어요. 생판 모르는 사람이 그런 사람을 보고 무조건 다 이해를 하고 이 사람한테 공감을 해 줘야 된다라고 말하는 거는 좀 말이 안 된다고 생각을 해요.
그냥 받아들이는 거죠.
'이 사람은 다른 사람이구나' 사회를 살다 보면 내성적인 사람도 있고, 외양적인 사람들도 있고 다양한 모습의 사람들이 있잖아요, 우선은 그냥 좀 받아들였으면 좋겠어요. 내가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자연스럽게 도움을 주고 일반적인 사람 또는 일반적인 장애를 가진 사람으로 봐서 자연스럽게 그냥 행동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남의 감정을 잘 몰라요.
남의 표정을 읽지 못하고, 남의 목소리를 듣고 사람이 화가 났구나, 이 사람이 기분이 좋구나 이런 거를 파악하기가 어렵고. 저희 아이도 지금은 좀 나아졌는데 예전에는 그게 안 됐어요.
어린이 집을 가야 되는데 안 가고 가만히 책만 보고 있는 거예요, 아빠는 바쁜데
아이가 책을 좋아하다 보니까 책만 멀뚱멀뚱 보고만 있어서 그 모습을 보고 제가 한참을 울었어요.
땅을 치면서, 바닥을 치면서 울었는데 그때만 해도 아이가 그 울음의 의미를 모르는 거예요. 그때가 가장 슬펐는데 그런 일이 몇 번 있었어요. 화가 나고, 분노가 치밀고, 이렇게 낳아줘서 미안하고, 복합적인 감정으로 정말 누가 봐도 미칠 것 같은 그런 감정표현을 하고 있는데 얘는 그걸 이해를 못 하는 거죠
그게 정말 너무 힘들었던 것 같아요
지금은 그게 이제 좀 나아져서 아빠가 좀 크게 말한다던가 좀 슬퍼하는 거 같으면 바로 알기는 알아요. 이게 학습된 행동인진 모르겠는데 토닥토닥해주기도 하고 '아빠 예쁜 목소리로 말하세요' 그러기도 하고
어쨌든 그때보단 나아져서 그것만 생각하면 정말 감사하죠.
아이랑 같이 성장한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슬픔을 나누면 반이 된다' 뭐 이런 말이 있었는데
요즘에는 '슬픔을 나누면 약점이 된다'는 말이 있거든요.
우리 아이가 아니면 또 우리 가족 중에 누군가가 장애를 가지고 있어서
"이 사람을 돌봐 줘야 된다, 큰 일을 할 수가 없다, 중요한 일을 맡길 수 없다" 그렇게 보실 게 아니라
그냥 일반적인 사회 일원이거든요.
이상한 게 아니라 좀 다르다.
불쌍하게 생각하는 것도 싫고
장애를 사람뿐만 아니라 장애를 가진 사람과 같이 생활하고 있는 가족이나 친척까지도 이상한 눈으로 보지 마시고요. '그냥 더불어 사는 사람이다'라고 인식을 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FnLWsgrLRRw&t=74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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