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재원 4년을 뒤돌아 본다.
남편이 주재원이 되었을 때 나는 꼭 내가 유학길에 오르기라도 한 듯 살짝은 설레는 마음으로 이런저런 계획을 세웠다. 장소가 바뀌고 무언가 전환이 되면 나에게 더 좋은 일이라도 일어나 것 같기라도 하듯이 그런 기대가 있었다.
책 많이 읽기, 자기개발, 해외에 다양한 인맥을 만들기 등을 생각했었다. 이룬 것도 있지만 이루지 못한 것들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1. 영어
주재원이 되었을 때 가장 먼저 성취하고 싶었던 것은 '영어 마스터'였다.
한국에 있을 때는 영어를 쓸 일이 없고, 자극을 받을 기회가 적다. 나는 내가 해외에 나와서 필요성에 의해 영어를 열심히 할 것 같았다. 그래서 한국에서 영어 관련 서적을 꽤 많이 사 왔었지만 사온 영어 관련 서적들은 열 페이지 이상도 읽어보지 못했다. 곧 떠나가는 시점에 여전히 영어가 제일 아쉽다. 시간도 시간이거니와 더 나이 들기 전에 조금이라도 내 뇌가 말랑할 때 공부를 해야 했는데...
인도네시아에서 영어를 사용할 일이 그렇게 많지 않다. 1년에 아이들 학교 선생님과 상담할 때가 가장 많이 쓴달까? 그리고 인도네시아어도 같이 쓰다 보니, 하루에 내가 써야 하는 언어가 세 가지가 된다. 영어 실력을 도약하려는 노력과 시도가 여러 번이었다는 것에 만족해야 할까? 언어공부는 평생이라고 하니 영어는 꾸준히 나를 위해 놓지 않고 공부해야지!
2. 독서
책은 읽을 시간이 정말 많았는데 책 열 권도 못 읽고 귀국하는 것 같다. 이 부분이 정말 아쉽다. 가정일을 도와주는 사람이 있으니 책을 방대하게 읽으며 마음의 지식을 두둑이 쌓았겠거니 하는 이상적인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이전에 다른 글에서도 여러 번 이야기했듯이 책보다는 핸드폰을 더 많이 보았고 침대와 한 몸이 되어 넷플릭스와 유튜브를 더 많이 봤다. 사 왔던 책은 다시 그렇게 새책의 상태로 한국으로 가지고 가야 할 것 같다. 독서도 꼭 놓치지 말아야지. 핸드폰을 멀리해야지
3. 해외다양한 인맥과 친구
아이들이 국제학교에 다녔지만 사실 학교에 한국인 비율이 50%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한국인의 비율이 높았다. 그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나도 한국엄마들과 주로 나의 영어도 완벽하지 않았고 이미 주재원 경력이 다분한 엄마들은 그렇게 본인의 친구를 만들고 사귀는 것에 관심이 없었다. 어학연수 때 부족한 영어도 흥미롭게 봐주며 여러 나라 친구들과 어울렸던 그때를 생각하며 왔던 내가 너무 순진했다 싶다. 그래도 나의 부족한 영어를 들어주고 여전히 연락하는 브라질 친구 Gabi와 첫째 아이와 너무 친하게 지내는 Chisato, 최근 사귀었지만 짧은 시간에 깊은 공감과 에너지를 나눈 멕시코인이지만 캐네디언인 Sarai 그녀들과의 관계는 놓치지 말고 계속해서 연락하고 만나려 한다.
지금 이제 막 주재원을 준비하고 해외로 나가는 다른 분들은 어떤 계획을 갖고 계실까? 나는 다시 주재원을 나가게 된다면 어떤 마음과 계획을 다시 세울까? 몇 년 뒤가 될지 모르는 그때 나는 어떤 계획을 세울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