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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y 25. 2020
엄마의 시장보기
#2. 준비
세상이 많이 바뀌었다고 하지만 아직도 여성들이 자신들이 가진 능력보다 덜 대접받는 것 같아. 너희들의 여자 친구도 마찬가지 일거야. 열심히 배워온 자신들의 실력을 발휘하느라 결혼 후 전업주부를 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선택이야. 그러니 너희는 혼자 살든 결혼을 하든 계속 지금처럼 주방 일을 해야 한다는 거지.
내 입에 들어가는 음식을 준비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고, 장보기는 요리를 하는 과정 중 가장 중요해. 왜냐하면 재료가 맛있어야 음식이 맛있거든. 싱싱하지 않으면 준비하는 시간도 더 들고, 양념만 많이 넣게 되면서 재료 본연의 맛을 잃게 돼. 애써봤자 결국은 별 맛이 없어. 장보기는 그런 면에서 '최고로' 중요해.
바쁜 너희들이 필요할 때마다 비계획적으로 장을 보면 돈은 많이 들고, 버리는 부분도 많아져. 그건 경제적으로나 환경적으로도 결코 옳지 않아. 예를 들어 쪽파가 필요한데 시간이 없거나 컨디션이 안 좋아. 그럴 때에는 깐 쪽파를 조금 사는 것이 한결 쉽지. 다듬어야 하는 시간까지 생각한다면 비싸더라도 좋은 것을 제 값 내고 사는 것이 더 좋은 선택이다. 구입 후 바로 요리해 먹어서 낭비하지 않는 것이 좋은 방법인 듯하다. 일주일 내내 일하느라 힘들었을 너희들, 밀린 잠도 자고 집안일하느라 말 그대로 초치기로 지나가 버리겠지. 냉장고 앞이나 주방에 예쁜 메모지나 작은 칠판 걸어두고, 필요한 물건들은 메모를 해두면 좋을 것 같다. 스마트폰에 옮겨서 종종 점검하고 일주일에 한 번 정도 필요한 물품에 따라 적절한 구매처에 가는 거지.
'빠진 것은 없나?'
'먹고 싶었던 게 뭐였더라?'
'특별한 날이나, 초대할 손님이 있나?'
'방문해야 할 곳이 있는데, 작은 선물이라도 사야 할까?'
바쁜 너희들은 가능한 한 장소에서 해결해 버리는 것이 좋은 방법일 테지만 그때의 상황에 맞게, 혹은 이동수단에 따라 적절한 선택을 하길 바란다. 참고로 엄마의 필요 물품에 따른 구입처를 소개해줄 테니 참고 하렴.
한살림 이나 생협
1. 된장. 고추장. 식초. 젓갈류, 소금 같은 기본양념은 꼭 여기서 살 것!
2. 계란, 두부, 생 목이버섯, 콩나물, 여름에 '콩국물'은 완전 강추!
3. 웬만하면 대충 여기서 구입해서 먹고, 특히 가능하면 즉석식품도 여기서 사 먹을 것!
요즘은 토요일에도 문을 여니까 집 장만할 때 '좋은 먹거리'를 쉽게 장만할 수 있는 상점이 근거리에 있으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구나. 꼭 기억해두어라.
대형 마트, 코스트코 등등
각종 소스 류, 치즈, 후추, 메이플 시럽, 세탁용 세제, 치실 등등 대용량 포장이 많아서 자칫하면 과소비할
가능성이 많아. 가기 전에 사려고 했던 것 말고는 절대 사지 말아라. 코스트코는 연회비를 내야 하니 꼭 가야 하면 스낵코너에서 평소에 참아야 했던 피자와 리필되는 콜라 먹고 오시길.
동네 슈퍼
1. 맥주는 싸다고 큰 매장에서 박스로 사다 보면 희한하게 더 많이 먹게 돼서 생각을 바꾸었다. 아끼는 것이 아니더라. 가장 먹고 싶을 때 사서 먹는다. 그게 자주라 문제지만.
2. 우유는 너희들이 어릴 때는 배달시켜 먹었는데, 지금은 그때그때 구입해 먹는 편이다. 큰 마트에서 구입해 와도 유통기한이 있으니 잘 보고 사도록 해라.
재래시장과 근처 시장
푹 가라앉는 나른한 주말. 누워있지만 말고 꼭 가보기를 권하는 곳의 하나다.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 가까운 작은 시장과 큰 시장을 둘러보고 무엇이 있는지 기억해 두었다가 큰 행사가 있을 때 필요한 것을 얻을 수 있는 곳이다. 즉석식품들도 많아서 손님 접대를 할 때 좋고, 너희들에게도 특별한 만찬이 될 테이고, 여유가 된다면 아빠, 엄마에게도 갖고 오렴. 형은 동생에게 동생은 형에게. 아! 생각만 해도 좋다.
+
'시장 수첩'이 있으면 좋을 듯. 상품명. 회사명. 가격. 용량 등을 적어 놓으면 누가 가든 일정한 상품 구입이 가능하니 좋을 것 같다. 여자들의 필수품인 생리대도 꼭 쓰던 제품으로 해야 편하거든. 다른 것을 하면 왠지 불편해서 다시 사와 할 때가 있단다.
냉장고 앞 자석은 어디서 이렇게 많이 구해놓으셨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