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캘리쌤 Sep 17. 2023

시즌2는 릴레이 개인상담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주는 상담소>2화 피드포워드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주는 상담소 시즌 2>는 “감정치유연구소”와 손을 잡고 교환 감정일기로 시작하여 <시즌 1>을 끝내고, 이제는 릴레이 방식으로 풀어가는 캘리와 유영의 성장 스토리를 담은 공동 메거진입니다. 캘리는 유영을 보면서 새삼 성찰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 기쁩니다. 한 인간의 심리를 둘이서 분화작업도 해보고, 통합도 해보는 ‘관계적 마음 챙김’으로 훈련하면서 담은 내용들입니다. 




유영님의 제1화: 애도작업

https://brunch.co.kr/@youyeons/71




캘리의 제2화 가계도로 풀어봐요. 

사소한 이야기를 사소하게 풀어가는 심리상담전문가 캘리는 편하게 유영님의 말에 릴레이 형식으로 개인상담을 이어갑니다. 특별한 기대보다 사소하게 주고받는 가운데 보석 같은 알맹이가 있는 글을 릴레이 방식으로 주고받는다고 하니 한 가지 사례가 떠오르네요.



중학교 다닐 때 우연히 제주도에서 중학교를 다니는 친구와 1년 동안 펜팔을 했던 적이 있었어요. “정화와 순희” 지금도 그 편지를 가지고 있는데 정화가 나를 무지 좋아했지요. 저는 덩달아 정화가 그리웠고요. 정화의 편지가 오는 날은 팔짝팔짝 뛰면서 기분이 한없이 업 되었지요. 그 생각을 하면 지금도 입가에 미소가 머금어집니다. 유영과 캘리가 주고받는 상담소의 글도 세월이 흐르고 나면 멋진 사연으로 두고두고 남을 거라 생각하기 가슴이 부풀어 오릅니다.


유영님의 글 제1화를 읽으면서 가슴이 두근두근 거렸네요. 부모가 잘 성장하도록 특별히 보내준 유영님의 딸, 이 딸을 어느 날 갑자기 저에게 상담 의뢰를 하셨죠. 그 덕분에 유영님도 성장하고 저도 그 딸과 좋은 만남으로 인연이 되었지요. 사실 유영님 딸이 문제가 있었던 건 아니에요. 유영님이 “딸을 변화시켜 주세요.”라고 했을 때 저는 속으로 그랬죠. 자녀의 문제는 부모의 몫이라고요.


제가 유영님을 처음 뵈었을 때 뭔가 자신감이 충만했어요. 그리고 딸을 봤을 때 인정욕구에 많이 목말랐고요. 유영님이 너무 뻣뻣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정말 딸과 대화를 해보니 한없는 인정욕구에 목이 몰랐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5회기 동안 계속 인정해 주고 공감해 주고 듣고 싶은 말을 충분히 해주고 칭찬해 주었더니 점점 변화가 되는 겁니다. “아 바로 이거였구나. 이런 공감과 인정을 엄마한테서 받고 싶었구나.” 하고 느꼈지요. 딱 들어맞았어요.


유영님의 딸은 장점도 꽤 많았어요. 자신의 주장도 뚜렷하고요, 자립심이 아주 강했어요. 어쩜 유영님이 원하는 대로 커 줬던 거 같아요. 하지만 딸은 날이 갈수록 마음이 허전했죠. 엄마는 엄마의 스케줄대로 성취하며 살아갔고, 딸은 엄마의 그림자를 보면서 “언제 나 좀 봐주지?” 하고 있었던 거죠. 이제 더 이상 엄마만 바라보고 기다릴 수 없다고 생각하고 뭔가 결판을 내고 싶었던 거죠. 이거 아니면 저거? 단판을 짓고 싶다고 씩씩거리고 저한테 말했어요. 저는 그 용기가 엄마를 닮았다고 생각해요. 저를 처음 만났을 때 딸은 좀 뻣뻣했어요. 엄마를 대하듯. 그러다가 조금씩 제 쪽으로 쏠리기 시작했는데, 라포형성이 이루어지자 자신의 속 마음을 털어놓기 시작했어요. “사실 엄마와 친하게 지내고 싶은데 엄마가 마음의 문을 열어주지 않네요. 선생님 도와주세요.”라고 하는 겁니다.




저는 이미 예상을 했어요. 딸만 상담받아서는 안 된다고. 딸의 변화를 바라면 유영님도 상담받으라고. 처음에는 유영님은 이렇게 말했죠. “저는 감정일기 쓰고 있잖아요. 그런데 제가 왜 상담을 받아요?”라고 했죠. 감정일기는 자신의 성찰을 위해 쓰는 거고, 유영님의 상담은 가족을 위해 지금까지 자신이 딸을 어떻게 양육했는지 낱낱이 살펴보면서 딸한테 사과할 것은 사과하고, 또 인정받을 것은 인정받아야 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래야 딸의 바람도 이루어지고, 유영님도 가족의 사랑을 느끼실 거라 말씀드렸어요.


유영님의 닉네임대로 유영유영 잘 따라왔어요. 처음에는 뜨악한 표정으로 상담에 임했지만 1회기에서 2~3회기로 갈 때 조금씩 달라짐이 보였어요. “아 역시 딸의 패턴과 똑같구나” 하는 것을 느꼈지요. 결국 딸로 인하여 유영님이 치유받았고, 가족의 개념도 새롭게 잡히게 되었죠. 아주 소중한 거 깨닫음이었어요. 물론 유영님 나름 가족의 개념도 있었겠지만, 딸 또는 남편이 원하는 가족의 개념을 알게 되었다는 거죠.


유영님과 감정일기로 다져진 상태, 아주 말랑말랑한 관계였기 때문에 바로 가족 가계도로 풀었어요. 원래 2~3회 차 개인상담을 끝내고 가계도를 푸는데, 유영님은 워낙 평상시에도 성찰을 잘했기 때문에 바로 들어갔던 거였어요. 그래서 더 빠르게 3대 가족가계도를 풀 수 있었지요. 현실에서 어떤 문제가 일어난다는 것은 과거를 딛고 내려가다 보면 원인이 되는 뿌리를 찾을 수 있어요. 그 뿌리를 건드려 주면 현실에서 빠르게 문제가 해결되지요.


유영님이 딸한테 그렇게 쌀쌀맞게 대할 수밖에 없었던 패턴, 가계도를 풀면서 알았지요. 그 원뿌리를요. 딸이 가계도를 그렸을 때와 유영님이 가계도를 그렸을 때 달랐어요. 딸은 분명히 두 명의 가족이 더 있었다고 했고 그 사이가 현재 딸의 자리라고 했어요. 유영님의 가계도에서는 한 명의 딸만 있었어요. 제가 왜 다르냐고 물었을 때 기억이 가물가물했죠. 25년 전을 되새김해 보니 두 명의 자녀가 배속에서 태어나지도 못하고 가게 되었다는 것을 늦게서야 알아차렸지요. 그래서 제가 애도작업 했냐고 물었고. 유영선생님은 당황해하면서 머뭇거렸지요.




상담은 이렇게 무르익어 갔답니다. 배속에서 보낸 아이도 엄연히 자녀니까요. 그 아이의 몫까지 살아 있는 딸한테 몽땅 기대를 하면서 독립적으로 키우고 싶었던 거죠. 이건 무의식에서의 일입니다. 그 부담이 현재의 딸에게 몽땅 전해 지면서 딸이 버거웠지요. 엄마의 마음은 독립적인 딸로 자라길 바라는 마음이었지만, 그것이 자녀에게는 인정욕구의 목마름이었습니다.


유영님 제가 바라는 것은 두 아이의 존재를 애도작업만으로 충분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지금에 와서 1년에 한 번 정도 챙겨주고 이름 지어주고 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 에너지로 현재 딸에게 더 애정을 가지면 그 딸이 감동으로 더 잘 자라도록 해야지요. 이제 유영님이 할 일은 지금의 딸에게 ‘자유의지’를 주면서 한 존재를 귀히 여기면서 키우는 겁니다. 딸이 손 내밀 때 잡아 주시면 되고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주는 상담소 2>에서는 유영과 캘리의 접점을 넓혀 릴레이 개인상담으로 이어갑니다. 유영의 마지막 손에 쥐어진 바통을 제가 받아 재해석하는 방식으로 구독자님께 전달합니다. 




감정치유연구소를 소개합니다.

https://m.blog.naver.com/ksh3266


조금 궁금증 풀어봅니다.

1. 3대 가족 가계도: 가정에서 일어나는 문제는 개인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가족 전체의 구성과 감성적 관계도를 보면서 풀어가야 합니다. 모빌을 생각하시면 빠릅니다. 보웬의 다세대 정서체계 가족치료에서 가계도 분석을 참고하시면 됩니다. 

2. 애도작업: 제가 상담공부 한참 할 때 일어난 일입니다. 현재의 문제를 아무리 풀려고 노력했으나 안 되어서 상담전문가가 심도 있게 엮인 가족관계도를 풀어보니 죽은 아이가 있었습니다. 그 아이를 모셔놓고 애도작업을 찬찬히 해 주고 나니, 놀랍게도 모든 문제가 풀린 경험을 했습니다. 애도작업은 상실된 아이를 직면하고 표현하고 수용하면서 그때 떠나보냈지만 다시 한번 더 잘 떠나보내는 것입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