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라디오
오프닝
새롭게 시작합니다. 잘하는 걸 시작한 것이 아닙니다. 아주 어릴 적 막연하게 꿈꿔온 걸 실행해보려 합니다.
잘 되든 잘되지 않든 상관없습니다. 지금 저는 꿈을 이뤄가는 중이니까요.
누구를 위한 것도 아닌 저 자신을 위한 공간을 만들어보려 합니다.
음악
-민물장어의 꿈(신해철)
사연
남들 앞에서 노래나 춤을 선보일 용기도, 재능도 없던 아이였습니다.
'텔레비전에 내가 나왔으면 정말 좋겠네'라는 노래도 크게 부르지 못하는 아이가
라디오 DJ는 해보고 싶었습니다.
목소리만 나오는 것이 매력적이며, 나의 재능을 보여주기보다는 사연을 통해 사람들과 소통을 하고,
보이지 않지만 서로를 위로하고 위로받고, 용기를 주고받는 모습이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매일매일 라디오로 시작해서 라디오로 끝을 냈습니다.
아니, 자면서도 라디오는 켜 놓고 잠을 잤습니다.
스마트 폰으로 문자와 톡으로 그 즉시 사연을 보내는 지금 시대와는 다르게
손으로 꾹꾹 눌러쓴 편지를 우표를 붙이고, 우체통에 넣고, 도착기일을 계산한 뒤
그 이후부터는 내 사연이 나오는지 매일매일 긴장하면서 들은 기억이 아직도 생생히 납니다.
그러면서 라디오에서 나오는 짤막한 멘트들이 가슴을 울릴 때가 정말 많았습니다.
그러면서 알게 된 것이 라디오 DJ는 인지도가 있어야 가능하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라디오라는 매력적인 매체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작가가 아닐까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글을 잘 쓰는 건 아니지만 글 쓰는 걸 좋아하는 아이가 꿀 수 있는 최고의 꿈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막연한 꿈이었지만 꾸는 자체가 행복했습니다.
내가 쓴 글을 누군가 대신 읽어주고 그 글로 누군가 감명을 받고, 위로를 받아서 마음이 잠시나마 따뜻해진다면, 절망의 끝에서 내가 쓴 글 한 줄이 희망으로 돌아선다는 생각을 하니 가슴이 뛰었습니다.
그러나 삶은 꿈을 꾼다고 다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되기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좋아하는 일을 꿈으로 이루어지는 건 더 어렵다는 사실과 함께.
그렇게 눈앞에 닥친 일들만 해내고 살았음에도 불구하고
'잘 살고 있다. 성공했다. 행복하다...'라는 감정대신
'사는 게 힘들다. 아직도 인생은 어렵다. 내 뜻대로 되는 게 하나도 없다'라는
생각으로 시들어갈 때쯤 내가 나를 살리고 싶었습니다.
나를 살릴 방법은 내가 가슴 뛰었던 일을 생각해서 그걸 해보자고 마음먹은 순간에 생각난 것이
'라디오'였습니다.
라디오를 들으면 울고, 웃고, 꿈까지 키웠던 나의 어린 시절이 생각이 났던 것입니다.
그래서 아무도 들을 수는 없지만 내가 직접 원고를 쓰는 작가가 되어
읽는 라디오 진행까지 해보려 합니다.
그게 나를 살리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생각에 미약하지만 오늘부터 시작합니다.
음악
-시작(가호)
[MV] 가호 - '시작' <이태원 클라쓰(Itaewon class)> OST Part.2♪ - YouTube
클로징
용기를 내봅니다. 용감한 사람이 용기를 내는 것이 아니라,
너무 두렵고 무섭지만 작은 한 발부터 떼는 용기를 내봅니다.
오늘 수고 많았고, 내일은 오늘보다 더 많은 행복을 만드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