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기간이 얼마 안 남았으니 얼른 써야겠네~'라고 생각했을 때 바로 썼어야 했다. 이상하게 팀장님은 저말 한마디만 했는데 퇴근 전에 연차 쓰려고 보니까 차장이 막는 게 아닌가...
차장: 자네 연차 썼던데 아까 팀장님 하신 말씀 못 들었나?
나: 들었는... 데요..?
차장: 그걸 듣고도 참.. 요즘 애들은...
나: 차장님 아직 20일 안됐는데요?
차장: 아니 그 뜻이 아니잖아 팀장님이 직원들 다모아 놓고 연차 얘기한 이유가 쓰지 말라고 눈치 주는 거 아니니! 이렇게 눈치가 없어서야...
나: (말을 잃었다)
수많은 예 중에 기억 남은 거 하나를 적은 거다. 회사에선 출근 후 말한 얘기가 퇴근 때는 아예 딴 얘기가 돼있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중간에 누가 자기 입맛대로 해석을 한다는데... 우리 차장님이 그러하다. 정확히 얘기하면 우리 차장님이 특히 그런 편이다.
물론 해석해야 하는 부분도 꽤 있다 하지만 해석은 한국어 먼저 다 배운 후에 해도 늦지 않다. 아직 한국말이 서툰 우리 토종 한국인 차장님은 팀장님이 시키지도 않은 일을 멋대로 해석하는 바람에 기차가 탈선할 뻔해서 하도급 업체를 불러야만 했던 경험, 내일 차 수리를 하는데 잘 못 해석해서 본인이 수리하다 문짝을 뜯어 교체한 경험(정비공도 아니고 어떻게 잘 못 들으면 본인 보고 수리하라고 해석이 됐는지...)이 있다. 더 나열하면 내가 암 걸릴 거 같아서 이만 줄입니다.
사내열린 게시판도 안 보는 우리 차장님은 브런치를 알까마는 감히 한마디 올리겠습니다.
제발 시킨 일이나 잘하세요. 영어도 아니고 한국말을 왜 해석하고 있습니까...
후... 좀 후련하네요.
혹시 수요일에 출근하시면서 보시는 분들 중 저희 차장님을 동정하고 있다면 의심해 보세요. 본인이 번역가인지. 그리고 맞다면 번역을 포기하고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여 보세요. 삶의 훨씬 덜 불안해지시고 여유로워지실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