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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어 모지민 Feb 19. 2023

yes 24 서면 인터뷰 중에서

1.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경기도 양주시 장흥면 일영리에서 시시하게 살아가는 毛魚 모지민입니다

     

2. 책을 출간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20년 동안 공연을 하면서 통달한 감정은 “나는 없다” 입니다

제가 하는 무형의 것들은 금세 사라지기 바빴습니다

그것들은 사람들과 저의 기억 속에 간신히 존재할 뿐 어디에도 걸려 있지 않았습니다

언제부터인가 인간을 만나 보내는 시간에 집중할 수가 없었고 사람들의 말이 귀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과연 인간들은 나의 생경스러운 언어들을 알아 듣기나 하는것일까 의구심만 커져 갔습니다

내가 하는 무수히 많고 많은 짓! 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기 바빴고 혼이 빠져 나간 맥없는 사진과 영상을 보면서 나는 없다 라고만 느끼는 모순된 감정을 눕힐 곳이 없어 그 오장육부 갈리는 심경을 글에 토해 냈던것 같습니다

울퉁불퉁한 글을 쓰고 읽으면서 적어도 어디엔가 나는 있다 라고 느낀 것 같습니다


3. ‘털 난 물고기’라고 스스로 표현하셨듯 한국 사회에서 퀴어로서의 삶은 많은 오해와 어려움을 일으켰을 텐데 과정에서 작가님에게 가장 큰 힘이 되었던 것은 무엇인가요?  

     

제가 생각하는 아름다움과 사람들이 생각하는 아름다움은 너무 다른 것이구나 를 알아 차렸을때 절망

의 괴리율이 컸습니다

나는 이렇게 생겨 먹었고 나는 이것을 말하고자 하는데 이것이 통용되지 않는 다면

그래서 그것이 더욱 나를 외롭게 하거나 궁지에 몰고 가더라도 결코 내 色을 잊어서는 안된다고 다짐을 했습니다

사시사철 뼈가 시리는 고독을 오롯이 그저 나인채로버텨 왔고 일찌기 누군가는 저의 아름다움을 알아봐주기도 했습니다

내면에서 하염없이 들끓는 아름다움에 대한 욕망과 남편, 부모님의 사랑은 제가 살아가는 원동력이 됩니다

     


4. 단순히 산문에서 그치지 않고 시, 희곡을 연상하게 하는 매우 입체적이고 자유로운 글쓰기가 돋보입니다. 영향을 받거나 좋아하는 문학 장르가 있으신가요?  

     

최승자의 시를 너무 좋아해서 아직도 몇 편은 외우고 있고 이곳저곳에서 그녀의 시로 낭독 질을 하기도 합니다 (웃음)

주로 영화나 음악에서 많은 영감을 받는데요

영화에서 창자를 후벼 파는 대사가 나올때면 화면을정지 시키고 일일이 받아 적어 가슴에 박아둡니다

특히 김기영의 영화를 보면 저의 글에서 느닷없이 뛰쳐나오는 말들이 어느 정도 이해가 되시리라 봅니다. 그런 해학이 제가 지향하는 바입니다

조니 미첼 이야기를 빼놓을 수가 없는 데요 영어는 못하지만 그녀가 뱉는 가사 하나 하나가 심장을 관통해 뇌리에 박힙니다

물론 조니 미첼의 글과 저의 글은 대단히 다릅니다  


5. 영화‧TV 광고‧뮤지컬 출연, 각종 공연‧전시, 에세이 집필 등 몸이 열 개라도 부족할 빠듯한 일정을 소화하는 에너지의 근원이 궁금합니다.  

     

삶은 끊임없이 애를 써야만 하고 가도 가도 끝이 없고 너무 하염없어서 눈물만 납니다만 똥구멍 힘주고코로 숨 쉬다 보면 없던 에너지도 불끈불끈 치솟습니다

때로는 아름다움에 대한 지고지순?한 열망이 알아서 온전히 이끌어 주기도 합니다

잘 따라가다 보면 그 시초에서 놀아나고 있고 그것들은 그때그때 각기 다른 옷을 입고 태어납니다

힘이 들땐 “냐하하” 하게 웃고 ”꺄루루룩“한 미소를지어 보아요  


6. 작중에 등장하는 고양이 ‘모모’, 남편 ‘줴냐’와의 대화가 인상적인데요, 작가님에게 가족은 어떤 존재인가요?

     

남편은 제가 예술가로 성장하는데 크게 도움을 준 나무 같은 사람입니다

그가 듣는 음악들로 공연을 하기 시작했고 삶이 휘청 거릴때 멍청하게 앉아 있을때 언제든 곁에서 너는 아름 답다 라고 일깨워 줍니다

제 자신이 투영된 것만 같은 모모는 분명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존재 입니다

각자 싸지르는 언어는 다르지만 가끔은 모모처럼 치명적인 존재로 살아 보고 싶기도 하고요. 그들에 비해 저는 그저 나약한 끼순이에 불과합니다

     

     

7. 이 책을 읽을 독자에게 끝으로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제 글은 맥락상 이해 하셔야합니다

제가 만든 세상엔 없는 말들이 많기에 완벽하게 이해하려 마시고

마음이 가는대로 젖어 들다 보면 눈 깜짝할 사이에 마지막 페이지에 도달할 것입니다

그런 날도 있는 법은 이말 저말 대잔치로 보일수도 있지만 가장 공을 들인 한 호흡의 글로서 언제 어디서건 아무 페이지를 펼쳤을 때 그때그때 마다 사정없이 뼈 때리는 글이 되었으면 아무쪼록 저의 글이 피가 되고 살이 되고 수도꼭지 틀어지거나 차라리 웃겨 디졌으면 하는 바람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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