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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어 모지민 Feb 12. 2023

미끄러지는 구름

꾸부정히 기는 하늘 

꾸역꾸역 가는 하루 

꾸미꾸미 기는 하늘 

꾸덕꾸덕 가는 하루 

기인듯한 기진맥진  

기미하게 기진기진 

기이하게 기인기인 

기력 없는 나무 

잎이 없는 나무 

어미한테 엉금엉금  

아비한테 성큼성큼  

그 사이를 흐르는 구름 

그 구름을 구르는 구렁이 

그 구름을 걷다 걸린 다리 

그 구름에서 굴렁굴렁 

그 다리에서 울렁울렁  

달리는 달구지  

날아온 날구지 

살피는 살구지 

물기른 물구지 

때마침 떼지은 똥파리  

때때로 때아닌 떼죽음  

때문에 때이른 때인지 

그 죽음을 덮는 땅거미 

그 땅거미를 달리는 거미 

그 거미가 사는 마을 

그 마을에서 씨 뿌리는 아낙 

그 마을에서 씨 주워 담는 소년 

그는 그득그득 

그 누구는 가닥가닥 

아이는 도리도리 

그 아무개는 달리달리 

속없이 노는 아가야 

살갑게 여는 꿈이야  

실없이 우는 생시야 

태양이 어스레 

얼굴이 방그레 

사람이 아니래 

당신이 아니래 

그런게 아니래 

때는 초원에서 

설원에서 

사막에서 

은막에서 

영원에서 

그때는 부서지듯 

쏟아질듯 

흩날리듯 

당신일듯 

하여하여 

맞이하여 

그리하여 

부디 

그리고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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