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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어 모지민 Jan 25. 2024

이랑x모어_사랑xMORE

모어

아니, 너는 나의 존재가 매우 익숙하지만 

그들은 나 같은 존재를 처음 봤고 처음 겪었고 

처음 보는 세상이잖아  

   

 

근데? 열려버렸어? 거부감 하나도 없이?
 
 모어 

전혀전혀. 이거 웬 걸 그냥 완전 한숨에
 
  

어머머머 웬일이니
 
 모어 

나의 말 한마디에 그냥, “여러분~” 

나의 에너지지. 나의 에너지
 
  

단숨에 다들 오픈 마인드 해버린 거야?
 
 모어 

그러니까, 개서삼한테 걸리면 거부감이 느껴졌겠지

근데 이제 나 같은 아름다운 끼스러움으로 

“여러분 오셨어요~” 그러면 벌써 

“아- 저분이 모어님, 모지민 씨군요.”

그러면서 호감 가진다고
 
  

그건 자기가 예뻐서 그렇지 모
 
 모어

아니, 내가 한 명씩 안아주고 

‘오셨어요~’ 인사하고 장난치고 

이래라저래라 다 받아주고 하니까

그게 막 살 속으로 하염없이 파고드는 거지     

 

그럴 수가 있구나...     

모어 

그리고 내가 마지막에 그 중년남자한테 

페티코트 치마를 입게 했거든
 
  

그랬더니 다들 자기들도 다 입겠대?
 
 모어 

내가 거기서 또 명언을 했지

그때 심지어 MBC 방송국에서 찍고 있었잖아     

 

그래서 MBC 앞에서 뭐라 했는데      

모어 

“여자 남자 없어요. 그저 인간만 있을 뿐, 입으세요”      

 

감동이다
 

모어 

그니까 그 중년남자가 나보다 더 끼스럽게 꾸미는 거야
 
  

그냥 해테로 남성인데?
 
 모어 

일반 가정 남자들이!!! 

나한테 힐을 달라고 해서 막 신고 난리가 난 거야 
 그 아주 우리 한국 사회가 나쁘잖아 
 

 

맞아요, 나쁘지요, 너무 나쁘지요      

모어 

여자는 예뻐야 되고, 그- 다 조심해야 되고 

남자는 여자를 자기가 쥐락펴락하려고 하고 

아무튼 그런 역사가 있잖아. 우리가      

 

그래, 가부장제라고 하죠     

모어 

그니까, 근데 반대로 그 중년남자가 여성화... 

아니 그런 말보다도 어쨌든!      

 

어 그래. 어쨌든~     

모어 

자기 스스로가 아름다워지면서, 자기가 편안하니까 

남한테도 뭘 강요하지 않고 

자기도 자기대로 인정받고 싶게 되는 거지
 
  

근데 너무 슬프다
 

모어 

이것은 정말 단순한 드랙 워크숍 그런 게 아니라니까 
 
  

아니 카타르시스가 장난 아니다

이거는 전국을 돌면서 해야 될 것 같은데
 
 모어 

당연하지. 

“입고 싶은 거 입고, 하고 싶은 거 해라.
 더 나아가서는, 나 같은 존재가 있으니 

그런저런 우리가 함께 살아가야 하고 

다른 시선으로 보지 마!“ 

근데 이거를 내가 말하기도 전에 그들이 이미 

“선생님, 저희는 이미 다 흡수가 됐어요.”
 
  

아니 어떻게 그런 일이 있지? 

이 세상 사람들이 하염없이 안티 퀴어인데,

그 얼마 전에도 퀴어 퍼레이드에서 다들 북 치고 장구 치고 했잖아
 
 모어 

그러니까- 이제 아무래도 나의 영향력도 있고-
 
  

그니까 어떻게 그게 한 방에, 일주일 만에 그게 되냐고

이 한오백년 조선 땅에서     

(북소리 IN)     

모어 

♪한 많은~ 이 세상~     

 

♪쑥대~ 머리~     

모어 

♪굽이굽이 구만리 나는 못 돌아가~     

 

♪나는 못 가~~~      

모어 

♪내가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데~     

 

♪내가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데~~     

모어 

주여!!!!!!!!     

 

추여!!!!!!!!!!!!!!!!!!     

(북소리 OUT)


 모어 

아니, 그러니까 내가 사람들 앉혀놓고 

계속 하염없이 아름답다고 해주고
 “여러분 멋져요! 여러분 최고야!” 

이렇게 말을 항상 나는 해줬어 

그 말이 너무 힘이 됐대
 
  

아니, 그 누가 이 조선 땅에서 그런 말 들으며 자랐겠어 

이제서라도 들으니 감동이지

근데 그 말을 평생 썩어지게 맞고 산 당신한데 들으니 

그게 참 아이러니하다
 
 모어 

말해 뭐해

그러니까 그만큼 우리는 다 자기답게 못 사는 거지. 

좀 이상하다 싶으면 욕하고 미워하는 걸로 지만 안전하게 갈려고
 그냥 이렇게 껴안고 사랑한다 말하면 되는데
 
 

그거를 모든 사람들이 어릴 때부터 배워야 되는데 

그냥 우리 다 개별 개별 다른 사람일 뿐이다

이거를 알면 얼마나 괜찮겠어
 
 모어 

그니까, 내가 지나갈 때마다 

‘아악, 모지민 저 사람 이상해!’ 

‘왜 저런 남자도 여자도 아닌~’ 

이렇게 아예 다 선을 그어버렸잖아 
 

 

우리 평생 학교에서 사회에서 

‘쟤 왜 저래’ 그 소리 들었잖아
 

모어 

아니 그건 지금도 그런데      

 

그래. 어쨌든
 
 모어 

그러니까 뭐 성을 내고 싸운다고 이기는 게 아니야
 그거는 하수야. 잔소리하고 이러면 하수고     

 

그래, 어쨌든 당신이 강해, 그저 사랑으로써     

모어 

나 집에서도 잠 못 자는 거 알잖아. 

근데 요즘엔 지방 왔다갔다 집을 옮겨도 

하루하루가 너무 행복한 거야     

 

거기서 잠을 잤어?     

모어 

못 잤지, 말해 모해
 
  

운전 몇 시간 걸렸어?
 
 모어 

기본 2시간이고 막히면 4시간
 
  

그러면 운전 너무 잘하겠는데
 
 모어 

나 운전 칭찬 받았잖아
 
  

무서울 게 없겠네요
 
 모어 

네. 그저 세종문화회관 공연만 잘 되면 좋겠네요


  

그래요, 어쨌든 사랑으로써
 
 모어 

그렇게만 해야 돼     


이 글은 지난 2023년 세종문화회관 싱크 넥스트 이랑 X 모어

왜 내가 너의 친구라고 말하지 않는 것인가 

공연에 쓰였던 대화 입니다

기록 편집 이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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