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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효리 Sep 15. 2020

임신을 앞둔 신혼부부, 후회없이 즐기는 방법

2세 계획전 무엇을 하고 놀아야 잘 놀았다고 소문날까요 

놀 수 있을 때 많이 놀아!

 

 아기가 있는 친구들이나 언니들을 만나면 꼭 듣는 말이다. 결혼 후 '당연했던 것'들은 아이와 탄생과 함께 증발된다. 물론 아이들이 성인이 되어 집을 나갈 때 즘, 부부 둘 만의 시간이 주어지겠지만 그때의 '우리'와 지금의 '우리'는 사뭇 달라져있으리라. 다른 것은 몰라도 젊음과 에너지만큼은 지금과는 확실히 차이가 있을 것이다. 


 유통기한이 얼마 남지 않은 신혼의 달콤함을 후회 없이 즐기고 싶었다. 


어떻게 시간을 보내면 좋을지 기혼인 친구들에게 수소문했다. 내 질문을 듣자마자 거의 울먹이는 목소리로 더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놀아보라고 한다. 모아 보니 제법 비슷한 것들이 많았다. 합칠 건 합치고, 살릴 건 살리고  우리 부부의 취향을 보태서 더할 것은 더했다. 그렇게 해서 만든 '2세 계획 전 해보면 좋을 신혼부부의 버킷리스트' 대공개. 


1. 맛집 찾아가기 (아이가 생기면 쉽게 못 가는 음식점 가보기)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쉽지 않다. 하늘이 무너져도 살아날 구멍은 있는 법. 맛집으로 알려진 유명한 식당들 중 '전국구 배송'이 가능한 곳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이다. 


 남편과 나는 빨간 음식이면 사족을 못 쓴다. 특히 떡볶이를 제일 좋아하고 닭갈비나 쭈꾸미도 즐긴다. 연례행사로 지방에서 서울까지 떡볶이를 먹으러 가기도 했다. 애석하게도 내가 가장 좋아하는 떡볶이집은 배달은 되지 않았지만 충분히 대체 가능한 떡볶이 맛집이 많아 종종 시켜 먹는다. 남편과 춘천에서 먹은 닭갈비 맛집도 알아보니 배송이 가능하다고 하여 남편 생일에 맞춰 닭갈비 파티를 할 예정이다.  


 두번째로 나는 전국 빵지순례가 꿈이자 목표일만큼 빵을 좋아한다. 특히 '팥'이면 무조건 사 먹어 보는데 그 중에서도 전라도 군산의 모 제과점의 단팥빵은 단연 내 마음속 1위다. 얇은 밀가루 반죽에 옹골진 팥소가 그득 차 있는데 이를 한 움큼 베워먹는 순간, 그곳은 천국이 된다. 좋아하는 빵을 택배로 받아먹을 수 있다는 것은 언택트 시대인 지금 한 줄기 '빛'과 같다. 


2. 서로의 경제관념 정립하기

 생명의 탄생은 기쁨과 동시에 가계경제에 큰 출혈을 낳는다. 태아보험부터 산후조리원, 셀 수 없는 다양한 아기 용품들 등 돈 들어갈 일이 천지라고 한다. 

 수입이 없는 휴직기간이 가장 문제였다. 다달이 나가는 아파트 대출이자와 생활비는 어떻게 충당해야 할지, 어느 정도의 현금이 보유되어 있어야 할지 등 미리 남편과 구상해 놓는 것이 필요했다. 


 남편이 회계담당으로 정기적으로 가계부를 쓰고 한 달에 한 번은 함께 검토하는 시간을 가졌다. 불필요한 소비는 없었는지, 어떤 목적의 돈이 가장 많이 나가고 있는지, 최선을 다하면 어느 정도 저축이 가능한지 등 가계부를 쓰면서 정신무장을 한다. 함께 경제서적을 읽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중요한 것은 지금이 '저축의 골든타임'이라는 것을 염두에 둔다는 것이다. 



3. 출산 이후에도 꾸준히 할 수 있는 운동 해서 체력 기르기

 하나의 운동을 우직하게 해 본 경험이 적다. 요가, 필라테스, 배구, 골프, 줌바, 수영, 배드민턴 등 다양한 운동을 문어발식으로만 해본 1인으로서 할 말이 없다. 그 중 그나마 오래 해본 운동이 '요가' 다. 대학교 4학년 시절 임용고시를 앞두고 체력관리를 위해 1년 동안 주말과 공휴일을 빼고 하루도 빠짐없이 요가를 했다. 


 웬걸, 뱃살 사이로 선명하게 비치는 복근과 더불어 1년간 큰 잔병치레 없었던 체력에 덤으로 불가능했던 동작이 조금씩 완성되며 드는 성취감은 고단한 임고생에게 크나큰 활력이 되었다.    


 요가는 매트만 있으면 어디서나 가능하다. 요즘은 산전 요가, 산후 요가 등 다양하니 임신을 하게 되더라도, 출산을 하게 되더라도 꾸준히 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4. 시간이나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틈틈이 할 만한 '소확성' 취미 찾기

 엄마들에게 자유시간이란 아이가 자거나 어린이 집에 가 있거나 남편이나 가족이 잠시 맡아줄 때다. 이때야말로 자기 돌봄을 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다.  

 운동과 벗 삼아 할 수 있는 소소하지만 확실한 성취감을 주는 취미를 만들어보는 것이다. 예를 들면 뜨개질, 퀼트, 드로잉 등이 있겠다. 나에게는 '글쓰기'라는 취미가 있어 든든하지만 하나 더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5. 주말에 즉흥 여행 가기

 남편과 지도를 편다. 중심에 펜을 두고 손가락을 튕겨 돌린다. 펜이 가리키는 곳이 우리의 여행지가 된다. 물론 지금은 코로나 시대다. 사람이 많은 곳, 몰리는 곳은 거른다. 인적이 드문 산이나 호수, 바다 등에 가보거나 그마저도 어렵다면 드라이브라도 한다.  




 코로나로 인해 제약이 많지만 그래도 꾸준히 할 수 있는 것은 있다. 특히 운동이나 취미는 임신이나 출산 전이 아니더라도 인생을 크게 봤을 때 굉장히 도움이 될 만한 버킷리스트였다. 



 얼마간 남편과 머리를 맞대고 '무엇을 하면 아기가 생겨도 아쉬움이 없을 수 있을까'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했다. 정작 버킷리스트를 하나씩 완수해나가는 지금은 생각이 좀 바꼈다.  


 '무엇을 하더라도 아쉬움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무엇을 하고 안 하느냐를 떠나 지금, 여기의 순간을 감사하며 편안함을 의식해보는 것.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신혼을 즐기는 방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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