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낙 유명하고 장수한 드라마 '수사반장'에 밀려서 그렇지 기억에 남는 옛날 드라마 중 하나가 '113 수사본부'다.
'전운'이라는 배우가 실장역을 맡았고, 오지명, 정욱, 박광남(전원일기 큰 사위역, 큰 딸역은 엄유신) 등이 출연했다. 내 기억으로는 장용도 출연했던 것 같은데, 찾아보니 그는 출연하지 않았다고 한다.
'113 수사본부'는 간첩 잡는 경찰 부서의 이야기로 예전에 '범죄신고는 112, 간첩신고는 113'이라는 표어가 있었는데 거기서 착안한 제목일 것이다.
회차마다 새로운 이야기가 전개됐는데, 당시는 방송국 소속 공채 탤런트가 있던 시절이어서 MBC 전속 탤런트들이 돌아가며 출연했던 것으로 기억난다.
'113 수사본부'는 공전의 히트를 친 드라마가 아니라 1년여만 방영하고 종영했는데, 그 후속 드라마가 김희라 주연의 '3840 유격대'였고 이 드라마는 타 방송사의 '개리슨유격대'의 인기로 인해 대항마 형식으로 제작되었다고 한다.
'3840'이라는 숫자가 드라마 제목에 들어간 것은 실제 이북 황해도 지역에 있었던 유격대가 38선과 평양의 위도 40도 사이에 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고 보니 김희라 이후 대장을 맡았던 이영후라는 배우의 이북사투리가 기억난다.
개리슨유격대도 재밌었지만, '전투(Combat)'라는 외화도 인기가 있었는데, 주인공격으로 나오는 빅 모로의 인기는 엄청났으며 그의 딸은 그 후 '브룩쿨린으로 가는 마지막 비상구'로 데뷔하게 된다.
전투 드라마의 백미는 역시 '머나먼 정글'인데, 인트로에 흐르는 롤링스톤스의 'Paint it, black'을 듣노라면 아직도 그 전쟁터에 동참한 것 마냥 심장이 두근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