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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비 Sep 08. 2024

8.

드넓고 시린 도화지 한 구석에

고운 금이 가 있고

그 끝엔 조각들이 너풀댄다


이제 도화지 너머에 계시고

아직 문턱이 보이지 않으니

숨을 내쉬기 위해 들이쉬어야 한다

잘 익어서건 설익어서건 문턱 너머에서 안아주실 것이다


퇴원하시자마자 오셔서 고기 구우신 훈련소 수료식 때 친구들 통화하는 데에 정신 팔린 것과

좋아하시던 칼국수집 끝내 한 번 더 못 간 것과

핸드폰과 허영에 끌려다니는 바람에 전하지 못한 눈길과 애정을 여기에 묻는다


2024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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