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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주현 Jun 07. 2024

글은 쓰고 있다.

다만,

한동안 글에 대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시달렸다. 도무지 무슨 주제를 또 끌어올 건가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 그냥 4권의 소설이면 충분하지 않나, 라는 감정은 성취감이 아니라 이제는 더 깊숙한 것을 꺼낼 때가 되었나, 라는 두려움이 들었다.

처음 제대로 각을 잡고 글을 써보기로 했던 낙후되고 게임 소리로 가득한 pc 방에서 나는 2주일 가까이 한 단어도 쓰지 못하고 돌아오며 구토했다. 그래도 매일 또 텅빈 화면을 보고 또 봤다. 제목부터 정하기로 했다. 그러면 무언가라도 나오지 않을까, 하는 간절하고 척박한 마음이었다.

첫 문장 하나를 쓰고 ㅡ 결국은 다 삭제했지만 ㅡ 타닥거리며 나는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책은 늘 좋아했지만 소설을 좋아해서 나는 소설을 쓰는 것에 어떤 선택도 없었다. 하루에 열시간을 그 지긋지긋한 곳에서 글을 쓰고 처음으로 공모를 했다. 하지만 신운에서는 그해에는 어떤 당첨자도 없다는 소식만 인쇄되어 있었다.

그렇구나, 했다.

나는 개인적으로는 모르지만 얼마나 많은 이들이 기대하고 설레이고 또, 실망했을까.

나는 155장의 탈락된 내 원고를 다시 가져오고 싶었다. 하지만 그건 불가능하다는 대답을 받았다.

당연했다. 그것조차도 내 치기였다.

끄적거리기는 했지만 종이 분쇄기에서 짤려나갔을 것들은 늘 마음 한구석에 남아 있었다.


그 사이에 내게는 감당하기 어려운 일들이 있었고 지금도 현재형으로 안고 있다.


이번 이야기를 조금씩 진행하며 유독 너무 많은 꿈을 꾼다. 괴롭다. 이런 글을 써서 더 그런가, 하며, 접는 게, 나을까도 했지만  어차피 평온이 없는 인간이니 쓴다. 책으로 나온다면 아주 가까운 지인이야 알겠지만 최대한 모든 요소를 적절히 섞어 고백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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