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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형 Jan 19. 2022

덜어내고자 하는 일상#4

펑펑 눈이 내린다

아침에 눈을 떠 카톡을 보니 배경에 눈이 내리고 있었다.

설마 해서 나와보니 온통 하얀색이었다.

세상이 하얗게 덮인 걸로도 모자란 모양인지 계속 끊임없이 눈이 내리고 있었다.


어릴 때는 눈이 마냥 좋았다. 만지면 차갑고 금세 녹고 신기하고 재밌으니까.

친구들과 눈싸움도 하고 눈사람도 만들고 가위바위보를 해서 먹기도 하고 그랬다.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 감흥이 없어지다 못해 최근에는 싫기까지 하다.

주위 친구들은 군인이 되면서 눈이 싫어지게 됐다 했는데 나도 자영업을 하면서 눈을 싫어하게 됐다.


이제 책임을 지게 되는 자리라서 그런가.

다른 이들이 즐겁게 뛰어놀고 검은 구정물만이 남은 눈길을 뒷정리하는 건 이제 온전히 내 몫이다.


가게를 오픈하러 가는 길에 인스타를 보니 눈이 쏟아지는 것에 신나는 이들이 많았다. 그중 몇몇은 오리를 만들겠다며 선언까지 했다. 내심 부럽다.


나도 그 순수를. 다시 눈을 마음 그대로 좋아하게 되는 날이 올까. 만약 온다면 조만간이었으면 좋겠다. 적어도 올해에는 그런 일이 없을 것 같다.


글을 쓰는 사이 다시 눈이 쌓인 것 같다. 이제 글을 마무리하고 빗자루를 챙기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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