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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몽키거 Jul 06. 2024

순례길 위에서 가장 아름다웠던 순간 Top 3

먹고, 보고, 힘들고, 극복하며 발견하는 산티아고

 31일간의 산티아고 순례길 위에서 유난히 가슴 깊이 박힌 감동적인 순간들이 있었다. 물론 서른아홉 살의 유부녀, 긴 외국살이, 작은 것에 감동하는 나의 성향과 상황에 따라 받은 감동이 배가 되기도, 반이 되기로 하는 듯 개인차는 있다. 순례길을 걸을 때 그 나이와 성별, 목적과 어떤 것에 감동받고 행복해하는 사람인지에 따라 모두에게 다르게 다가오는 순례길의 감동은 백만 명이 걷는 다면 백만 가지로 다른 감동을 줄 것임은 확신한다. 그중에서 내가 또 다른 나를 발견하고, 사람들에게 치유받고, 하루종일 행복함에 즐거웠던 중요했던 경험 세 가지와 팁을 공유해 본다.


Top 3. 힘들게 걷고 도착했을 때 희열을 느꼈던 날
24일 차 폰체바돈에서 폰페라다 26.78km, 7시간 걸린 날
해드랜턴을 켜야 겨우 보였던 철의 십자가와 하루종일 험난했던 가파른 돌길


 이 날은 새벽에 출발하자마자 새벽에 철의 십자가를 지나는 날이었다. 각자 자신의 고향에서 가져온 돌에 소원을 적어서 철의 십자가 밑에 내려놓는 순례자의 의식을 하는 곳인데 의미 있는 날이지만 길이 첫날 피레네산맥에 맞붙을 정도로 난이도가 높은 날이라 정말 힘들다. 이곳은 피레네산맥처럼 높은 산을 계속 오르는건 아니지만 이미 전날 산 중턱까지 올라와 있던 우리의 위치상 대부분이 산의 내리막 길이었고 너무 가팔랐다. 걷다 보면 ‘이거 사람들이 걷지 말라고 만들어진 곳 같은데?’라는 생각을 멈출 수가 없을 정도로 울퉁불퉁하고 날카로운 돌들이 가파른 내리막을 따라 끝이 없이 어어져 있었다.

 언니는 전날 다리를 다쳐 나와 평소 함께 걷는 일행들과 함께 택시를 타고 폰페라다로 일찍 이동했고, 이렇게 험한 길은 곧 죽어도 나 혼자 걸어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씩씩하게 시작했다. 동이 트고 아침 식사를 하려고 들린 산 중턱의 작은 마을의 한 카페에서 우연찮게 지나가는 일본인 친구 메구미를 만나 그날의 동행이 생긴 것은 큰 행운이었다. 함께 하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든든한데 걷는 속도도 비슷하고, 쉬는 속도도 비슷하고, 쉬지 않고 오가는 이야기가 이보다 더 좋은 순례길의 벗이 있을까 싶었다.

 하지만 이 날 순례길을 걸은 지 3주가 넘은 시점에서 처음으로 아킬레스건에 매우 강력한 전기가 흐르는 듯한 통증을 느끼며 두어 번 주저앉을 정도로 컨디션은 그리 좋지 않았다. 메구미가 함께여서 다행이었던게 만약에 우리 언니랑 같이 걷고 있었다면 엄살이 더 심했을 거다. 일단 남이고 각자 걷는 페이스가 있는 순례자이기에 그녀를 존중하고, 조금이라도 짐이 안되려고 쉬거나 아프단 소리를 안하고 꿋꿋하게 걸었다. 전기가 확 오는 듯한 통증엔 ”잠깐만, 나 신발 끈 좀 조절할게, 금방 따라갈게.“ 이야기하고 한 10초 앉아 있다가 다시 출발하는 등 정말 평소의 내 캐릭터와 매우 먼 ‘독하게’ 이를 악물고 걸었다. 너무나 다행인 건 그런 통증이 몇 분 정도 나타났다 없어지는 일시적인 고통이었다는 것.

 시티에 들어와서도 우리의 숙소가 한참 가운데 있어서 걷고 또 걷는데 정말 거리가 줄어드는 느낌 없이 영원을 걷는 듯한 기분이었다. 그리고 마침내 도착한 폰페라다의 숙소에서 우린 슬램덩크의 한 장면처럼 손벽을 마주치며 정말 잘 걸었다고 진하게 서로를 위로했다. 이때 내 순례길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잘 걸었다, 이런게 걷기의 희열이구나’를 느꼈다. 단순히 길이 험했기 때문이 아니라 내가 내 신체의 한계에 마주했을 때 굴복하지 않고 단단한 마음으로 계속했다는데서 온 만족감이었다. 그래 물론 첫날 가장 험한 피레네도 넘었고 이 뒤로 물집이 두어개 난 발로 아픈게 걸은 날도 있었지만 그건 속으로 너무 힘들어 죽겠다는 생각을 계속하며 걸어서 용감하다 라기보다 보다 어쩔 수 없이 걸었다는 표현이 더 어울린다. 개인적으로 신체적인 고통을 잘 못 참고 엄살이 심한 편이라 신랑과 농담으로 내가 스파이가 되면 난 고문 당하기 전에 다 불고, 그냥 빨리 죽여달라고 할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한 적도 있다. 그런 내가 고통을 이겨내자고 단단히 마음먹고 조금의 뒤처짐 없이 친구와 함께 잘 걸어냈다. 이 기분은 내가 정말 드물게 느끼는 종류의 희열이었다.

 나이가 들며 좋은 취지, 나의 베네핏을 위한 일들을 시작하고도 진행하는 과정에서 생각이 수도 없이 바뀌곤 한다. 이게 수지가 맞나, 이게 내가 원하는게 맞나, 괜히 했나, 왜 이렇게 시간이 오래 걸리지, 왜 이렇게 안되지 별의별 생각이 들어 중도포기하고 싶을 때가 참 많은데 오직 내 의지 하나만으로 해결을 할 수 있다는 순례길에서의 이 경험은 놀라울 정도의 뿌듯함과 앞으로의 길에 대한 큰 자신감을 불러왔다. 지금 생각해도 스스로가 참으로 장했던 하루가 아닐 수 없다.


중요한 TIP
 대부분 포체바돈에서 출발할 텐데 출발하고 30분도 안되어 철의 십자가를 만나기 때문에 새벽에 출발한다면 어두워서 십자가고 뭐고 아무것도 안보인다. 철의 십자가의 감상이나, 내가 올리는 돌이나, 다른 분들이 올려둔 돌 등 해드랜턴에 비춰 겨우 작은 부분씩만 기억에 남게 되기에 새벽 출발을 비추한다. 나처럼 실수하지 말고 철의 십자가를 지나는 날에는 적어도 해가 뜰 무렵, 평소보다 1시간에서 1시간 반 정도는 늦게 일정을 시작해야 제대로 된 철의 십자가도 만나고 기억에 남을 사진도 남길 수 있으니 꼭 늦게 출발하시길 바란다.


Top 2. 커뮤니티 디너로 음식과 사람들에게 치유받았던 날
26일 차 트라바델로에서 폰프리아 31km, 8시간 45분 걸은 날
 A Reboleira의 실내 뷰와 식당에서 먹은 치즈와 치즈케익


 이곳저곳 물집이 난 발로 하루종일 매 걸음이 아팠던 날이었다. 풍경은 또 왜 이렇게 멋진지 몸이 불편한 내 마음과는 상반되게 속된 말로 풍경이 정말 더럽게 예쁜 산길을 오르내렸다. 9시간 가까이 걸으면서 종착지 전까지 ‘택시 보이면 택시 탄다!’ 이 생각을 버리지 않고 걸었던, 유일하게 자포자기하고 싶었던 날. 웃긴 사실은 하루 종일 굽은 산길을 걸어가는 날이었기에 택시가 있을 가능성이 단 1%도 없는데 나름 스스로에게 선택의 가능성이 있다는 말도 안되는 거짓된 희망으로나마 꾸역꾸역 걸으며 정신승리를 한 것 같다. 언니가 정말 조금만 가면 다 왔다고, 나를 밀고 끌고 와줘서 겨우 도착했던 폰프리아의 알베르게 A Reboleira.

 이곳은 언니와 함께 산티아고 순례길을 계획할 때 언니가 ”여기에서 꼭 묵어야 해! “라고 유일하게 콕 집어 오더를 내린 알베르게였다. 아니 얼마나 좋았으면 9년이 지나도 고집을 할까 싶어 당연히 동의하고 예약했던 곳. 다리가 너무 아파 얼굴도 마음도 구겨져있던게 쉽게 펴질 것 같진 않았지만 외국 산장 같은 인테리어에 한 번 오~ 소리가 나왔고, 폴과 가방들을 보관하는 곳의 탁 트인 바깥 뷰에 한번 더 오~, 수제로 만든다는 꿀 뿌려진 치즈에 띤또 베라노 한 잔하며 맛있어서 오~ 기분이 슬슬 풀리기 시작했다. 천천히 씻고, 쉬다가 7시에 있던 커뮤니티 디너를 위해 이곳의 상징과도 같은 식당으로 이동했다.

 개인적으로 커뮤니티 디너를 그리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점심을 거하게 먹고 저녁은 간단하게 먹는 것을 선호할뿐더러 커뮤니티 디너에서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은 좋지만 겉도는 얕은 대화도 별로고 그룹끼리 어울리고 끝나는 어색함이 이제는 부담스러운 나이가 된 것 같다. 차라리 길 위에서 10분이고 20분이고 함께 걸으면서 나누는 대화가 나는 훨씬 깊이 있고 의미 있다고 느껴졌다. 늘 모두가 인정하는 슈퍼 외향인이었던 내가 외국 생활을 하고 나이가 들면서 이런 내향인과 같은 행보를 보이는게 스스로도 참 의외다. 순례길을 걸으며 그동안 시간이 길들여온 나의 변화를 찬찬히 들여다볼 수 있는 큰 계기가 되고 있는 것도 묘하게 신기하고 재밌다. 7시가 되어 언니가 그렇게나 또 오고 싶다던 이곳에서의 대망의 커뮤니티 디너가 시작되었다.


즐거웠던 커뮤니티 디너와 말로만 듣던 그 유명한 소고기찜

 

 7시에 시작이라 해서 가서 좋은 자리에 앉자 싶어 일찍 갔더니 하나로 연결된 길고 긴 테이블 안쪽에서부터 자리를 채우란다. 이 식당 안에는 거진 60명 정도의 사람들을 수용할 수 있었고 4~5명이 나오는 음식을 셰어 하는 형태였다. 메뉴는 언니가 걸은 9년 전과 다름없는 소꼬리찜이라고 한다. 첫 코스로는 한국의 시래깃국과 비슷한 맛과 형태의 야채 수프가 나왔고, 메인으로는 갈비찜 맛의 소고기가 나왔다. 디저트는 아몬드가루로 만든 산티아고 파이를 나눠주는데 커다란 통파이를 들고 다니며 한 조각씩 우리가 덜어가는게 꼭 친구집에서 생일파티를 하는 기분이었다. 당연히 음식을 기다리며, 음식을 나누며 주위에 앉은 사람들과 담소를 나눴고, 언제 시작했는지, 이유가 무엇인지 등을 물어가며 함께 음식평을 해가며 소소한 시간을 보냈다. 하이라이트는 한 일본인 여자분의 생일이어서 불이 꺼지고 모두가 함께 생일축하 노래를 부르던 순간이었는데 천장 가득 울리는 가지각색의 목소리로 듣는 생일축하 노래는 그 어느때 듣던 것보다 날 것이었지만 따뜻했다. 본인의 생일임에도 산티아고로 가는 길을 용감히 걸었을 그분의 용기가 멋졌고, 나는 그럴 용기가 없어서 생일을 마드리드에서 신랑과 보낸 뒤 출발했기에 세상에 참 다른 형태의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하루종일 발바닥이 아파 고생했지만 아무것도 없는 산 중턱에서 다같이 저녁을 먹고, 누군가의 생일을 축하하며 목청 놓아 노래를 불러주고, 다 같이 잔을 들어 서로의 길을 응원하는 경험은 여기가 찐이구나 생각이 들었던 순간. 이 순간에는 다리가 아팠던 것도 기억 안 나고, 따뜻한 음식과 따뜻한 사람들에 둘러싸여 내 마음이 치료되는 기억뿐이었다.


중요한 TIP
 A Reboleira의 커뮤니티 디너는 꼭 드시는 건 당연하고, 하나 더 시도하셨으면 하고 추천하고 싶은 건 이곳에서 만든 수제 치즈! 꿀을 살짝 뿌려주는데 그게 그렇게 맛있다. 3.5유로의 행복이랄까? 아마 카이막과 비슷한 느낌이지 않을까 싶다. 함께 시킨 3유로짜리 치즈케이크도 나름 괜찮았고, 목이 말라 시킨 띤또데베라노도 양도 많고 맛있었다. 무엇보다 음식을 먹는 공간이 거대한 오두막과 짚형태의 천장으로 뭔가 하와이 같은 곳의 파라솔 밑에서 음식을 먹는 듯한 이국적인 느낌도 한 몫 한다. 대신 파스타 같은 건 냉동식품 해동해 주는 걸 봤기에 식사류는 지양하시고 무조건 간식, 스낵류만 드시고 식사는 커뮤니티 디너를 위해 참으시길 적극 권한다.


Top 1. 이렇게 하루 전체가 아름다울 수 있구나 신기했던 날
22일 차 산 마르틴 델 카미노에서 무리아스 데 레치발도 29.2km. 7시간 40분 걸린 날

  

 걷는 길도 편하고, 세상에서 가장 예뻤던 일출을 지켜볼 수 있었고, 처음 마주하는 제대로 된 도네이션바의 만족감과 함께 예쁜 도시 아스토르가를 지났던 완벽했던 하루이기에 눈도 마음도, 몸도, 입도 모두모두 행복했던 하루라 이 날은 잊을 수가 없다.

 일단 길 난이도가 하에 속하는 거진 평지 아니면 아주 가벼운 동네 언덕 느낌의 길들이었다. 몸이 편하니 당연히 기분이 좋았다. 아침에 2시간 정도를 걸어 도착한 마상창 시합으로 유명한 오르비고에서 정말 가벼운 마음으로 커피나 한잔하고 가자하고 들린 알베르게 겸 카페에 들른 건 우리의 하루 행운의 시작이었다는 것을 이 때는 몰랐다. 날이 살짝 썰렁했지만 뭐 어때하고 어두컴컴한 베란다에 앉았는데 이게 웬걸? 몇 분 지나지 않아 불타는 일출이 시작되어 우린 발이 굳은 채 삼십 분가량 그곳에서 멋진 일출쇼를 감상했다. 정말 우와 소리 나는 광경에 매초 모양이 바뀌며 점점 밝아지는 하늘을 보며 감사한 마음마저 들었다. 우리가 여길 지나치지 않은 것도 감사, 베란다에 앉은 것도 감사, 다 같이 감탄하며 즐길 수 있는 마음 맞는 사람과 함께 하고 있음도 감사. 나일론 신자이지만 신께 감사한 그런 순간이었다.


도네이션 바 La casa de los Dioses

 

 우리의 행운은 이제 시작일 뿐, 두어 시간을 더 걸어 이번에는 순례길 최고의 도네이션 바 La casa de los Dioses를 만났다. 언니도 기억하는 도네이션바였는데 자신이 걸었던 9년 전보다 규모도 더 커지고, 음식도 더 많아졌다고 한다. 지금이야 어딘지, 이름이 뭔지 기록해 두었지만 우리가 걸을 때는 대강 존재한다는 것만 알지 어디쯤에서 만날지 전혀 감 없이 걸었는데 그게 딱 멋진 일출을 본 이 날이었던 것. 이미 눈호강을 했던 우리가 이번에는 입을 호강시킬 차례였다. 시원한 수박에 여러 과일들, 빵들과 치즈들과 초콜릿에 커피고 우유고 먹을게 넘쳐나는 관대한 도네이션 바였다. 그냥 음식만 많은 곳이 아니라 순례자들을 위해 천막으로 그늘을 만들어 놓고, 향을 피우고, 앉을 곳을 마련해 놓은 이곳은 순례자들을 위한 멋진 쉼터를 제공해야지 하는 젊은 주인 부부의 따뜻함이 곳곳에 가득한 곳이라 더 마음깊이 고마웠다.


가우디의 주교궁과 이스트로가의 대성당


 그리고 도착한 오늘의 도시 아스토르가. 이곳은 무려 건축가 가우디의 초기 건물 중 하나인 주교궁이 있는 유명한 도시이다. 바르셀로나의 그 유명한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을 지은 그 가우디의 건축물이니 당연히 봐줘야지. 도시 자체도 예쁘고, 레스토랑이니 슈퍼니 인프라도 넘치고 대성당에 주교궁까지 볼 것도 많은 도시로 꼭 자고 가야 하는 도시라고 본다. 이렇게 아침부터 큰 도시 아스토르가에 이르기까지 어마어마하게 만족하고 행복했던 하루라 가장 인상 깊었던 순간들 중에서도 탑으로 기억할 수밖에 없던 날이다.

 한순간만으로도 뇌리에 박히는 경험이 꾀나 있었던 순례길이지만 이날은 그런 강력한 경험들이 정말 겹겹이 펼쳐져서 ‘순례길 위에서의 하루가 이렇게 시작부터 끝까지 완벽하게 아름다울 수 있구나’ 신기하고 감사했던 날이라 잊혀지지가 않는다.


중요한 TIP
 반드시 아스트로가에서 일정을 마치시길 바란다. 정말 완벽했던 하루였지만 내가 무리아스 데 레치발도까지 무리해서 걷지 않고 나름 큰 도시인 아스토르가에서 묵었더라면 더더욱 완벽했었을 것 같아 아쉬움이 많았던 하루. 대부분 순례자들이 초행길이기에 도시에 대한 개념이 크게 없을 거고 나 또한 예외는 아니어서 별생각 없이 아스토르가보다 더 가서 자는 걸로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아스토르가 참 멋진 도시고 인프라도 너무 좋은 다섯 손가락에 안에 꼽을 도시이기에 다른 분들은 나와 같은 실수 없이 꼭 산 마르틴 델 카미노에서 아스토르가까지 걷는 여정으로 계획하시길 바란다. 여기에서 묵지 못하고 조금 더 가서 아무것도 없는 작디작은 마을인 무리아스 데 레치발도에서 잔 게 정말 아쉬웠다.

 

정말 재밌는 곳, 산티아고

 내가 행복했던 경험이 다름 사람에게도 꼭 같은 행복을 줄 것이라고 확신하진 않는다. 하지만 적어도 나의 경험을 통해 조금의 동기부여가 되거나, 즐거운 기대를 주고, 미리 앞서 계획을 세우는데 도움이 된다면 좋을 것 같아서 공유해 보았다. 우리가 받는 감상과 감동은 다를지언정 철의 십자가를 제대로 보기 위해 동이 트고 나서 출발하는게 좋다는 것,  A Reboleira의 커뮤니티 디너는 시도해 볼 가치가 있다는 것, 아스토르가에 가는 날에 여러 가지 감각을 충족시켜 줄 이벤트가 많음을 인지하고 하나도 놓치지 말고 알차게 챙겨서 즐기셨으면 좋겠다. 이 정도의 팁으로도 길이 살짝 더 편해지신다면, 그래서 앞으로 걷는 여러분의 순례길이 조금이라도 더 행복해질 수 있다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공유해 본다.

 나도 몰랐던 나에 대해서 알아가고, 안 변할 것 같았던 내가 변해가는 모습을 보며 단 한순간도 지루할 수가 없는 산티아고 순례길. 걸으며 길이 주는 크고 작은 이벤트들을 통해 마음 한구석에 잊지 못할 따뜻함을 채워갈 미래의 여러분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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