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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몽키거 Oct 22. 2024

순례길 전, 꼭 알아야 할 10가지 팁

산티아고 입성 전에 알아두면 좋은 정보들

안녕? 산티아고는 처음이지?

 대부분의 순례자들에게 산티아고는 초행길이다. 순례길이라는 것 자체가 일생에 한 번 할까 말까 한 큰 모험인 데다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라는 도시 자체도 스페인의 제일 북서쪽에 있는 작은 도시에 불과하니 생소한 것은 당연하다. 우리가 즐겨 찾는 스페인의 대도시인 마드리드, 바르셀로나와도 한참 거리가 먼 산티아고에 우리는 여행도 아닌 순례자로서 두 발로 입성하게 된다. 순례길의 고단함은 물론 산티아고 대성당을 마주하는 그 감동과 순례자 사무실에서 내가 순례길을 걸었음을 증명하는 콤포스텔라를 받는 기쁨까지 아주 짧은 시간에 복잡한 감정이 폭풍처럼 밀려오느라 정신이 없다. 우리가 순례길을 시작하기 전에 수많은 정보를 수집하고 공부하며 길 자체에 대해서는 많이 생각을 해봤어도 정작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는 도시 자체에는 큰 생각을 안 하고 도착해 생각보다 뭐가 있는지, 뭘 즐겨야 하는지 모르고 오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내가 순례자로 걸었을 때 놓쳤던 것들, 지난 2주간 산티아고에 머물며 자원봉사자로서 보고 배운 정보들을 더하여 공유해보려 한다. 내가 만약에 순례자 사무실에서 자원봉사를 하지 않았고, 또 이렇게 산티아고에 오래 머물러 보지 않은 채 그냥 두 번째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었다면 첫 번째와 똑같이 놓쳤던걸 또 놓치고 올 것 같다. 순례길을 준비하시는 예비 순례자분들, 그리고 두 번째, 세 번째를 순례길을 준비하시는 모든 분들, 우리 순례길 완주의 기쁨 후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를 함께 좀 더 잘 즐겨보자.


순례자로서 알아두면 좋은 산티아고에 대한 10가지 정보

1. 순례자 사무실의 운영 시간은 아침 9시부터 저녁 7시까지이다

 우리가 산티아고에 도착 후 반드시 해야 할 일 중 하나, 아니 가장 중요한 일이 바로 순례자 여권을 들고 순례자 사무실에서 확인받은 후 콤포스텔라를 발급받는 것인데 꼭 운영 시간에 안에 잘 도착하도록 하자. 아침 9시가 되어야 사무실의 문의 열리고,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매일 휴무와 브레이크 타임 없이 10시간 동안 운영을 한다. 7시 정각에 문을 닫기 때문에 오후 늦게 도착해 버리면 내가 당일 도착한날짜가 찍힌 콤포스텔라를 발급받지 못하니 꼭 7시 안에 도착하시길 바란다. 순례자 사무실은 산티아고 대성당에서 걸어서 3분 거리에 있다.


순례자 사무실 (Pilgrim's Reception Office)
위치 : Rúa das Carretas, 33, 15705 Santiago de Compostela, A Coruña, 스페인


2. 순례자 무료 점심 티켓은 아침 선착순 10명에게 배부된다

순례자를 위한 선착순 무료 점심 티켓과 레스토랑 Enxebre

 

 산티아고 순례자 사무실이 아침 9시에 문을 열면 안내요원께서 줄 서있던 선착순 10명에게 차례대로 점심 티켓을 나눠주신다. 이 티켓으로 산티아고 대성당 바로 옆에 자리한 파라도르 호텔의 식당 중 하나인  Enxebre Restaurant에서 당일 오후 1시에 점심식사를 할 수 있는데 이건 옛날에 순례자들을 위한 병원이자 숙소였던 현 호텔 파라도르에서 산티아고에 도착한 순례자들을 환영하고 식사를 대접했던 병원의 전통을 상징적으로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내가 며칠간 아침에 티켓을 받은 순례자들의 도착 시간을 알아보니 빠르게는 7시 반, 늦게는 8시 정도에 사무실에 도착해 기다렸다고 한다. 9시에 문을 열기 전에 대부분 스무 명에서 서른 명 정도의 줄 이상은 본 적이 없으니 선착순 10명에게 주어지는 이 아름다운 전통을 경험하는데 도전할만한 것 같다. 대부분의 순례자들이 이 사실을 모를뿐더러 아직까지 경쟁을 하며 이 티켓을 받기 위해 치열하게 일찍 도착하시는 분은 거의 없었다. 그러니 순례길 마지막을 장식할 최고의 경험으로 예비 순례자분들이 도전해 보시기 바란다.


점심 식사를 제공하는 레스토랑 : Enxebre Restaurant
위치 : Hostal de los Reyes Catolicos, Costa do Cristo, s/n, 15705 Santiago de Compostela, A Coruña, 스페인
* 개인사정으로 못 가게 될 경우 다른 순례자에게 양도 가능, 레스토랑에서는 티켓만 확인한다 *


3. 산티아고 대성당의 미사는 총 하루 4번이 있다

 보통 순례자들이 많이 도착해서 참여하는 미사는 오후 12시에 열리는데 이를 포함한 미사가 하루에 총 4번 있다. 아침 7시 30분, 아침 9시 30분, 오후 12시, 오후 7시 30분 이렇게 4타임이 있기 때문에 참고해서 도착하는 시간에 맞게 미사 일정을 선택하실길 바란다. 중요한 점은 오후 12시 미사와 오후 7시 30분에 있는 미사는 순례자는 물론 관광객들과 현지인 모두 많이 몰리는 시간대이므로 천명의 사람을 카운트해서 그 이상의 사람들은 출입이 불가하다. 그래서 대부분 적어도 한 시간 전에는 미리 줄을 서서 들어가니 꼭 이 시간대 미사를 보시겠다면 미리 가시는 걸 추천한다. 이 두 시간대 미사는 천명 안에 들어 입장을 한다 해도 앉을 수는 없을 거라 약 한 시간의 예배를 서서 드리실 각오는 하고 들어가시는 거 잊지 말자. 개인적으로 아침 9시 30분 미사에 참여해 보니 훨씬 여유 있고 모든 사람들이 다 앉아 예배를 드릴 정도로 한가해서 좋았다. 내가 아침 미사에 참여한 날은 향로 보타푸메이로도 올라갔는데 미사에 향로가 올라갈지 안 갈지는 정해져 있지 않고 당일의 도네이션 상황에 따라 변동이 있기 때문에 확신할 수가 없다.


4. 비카리에 프로 (Vicarie Pro)

 비카리에 프로는 순례자가 다른 사람, 특히 병으로 아프거나 고인이 된 사람을 대신해 순례길을 걸었을 때 콤포스텔라에 추가되는 문구로 이는 중세부터 이어진 전통으로, 타인의 영혼을 위한 기도나 헌정의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콤포스텔라를 발급받을 때 누군가 비카리에 프로로 발급해 달라고 하면 그분은 순례길을 어떤 특정한 분을 생각하며 기도하고 추모하며 걸으신 것임을 의미한다. 비카리에 프로를 위한 증명서가 따로 있지는 않고 순례자의 이름이 적혀 나온 콤포스텔라에 Vicarie Pro라고 적고 아프신 분이나 돌아가신 분의 성함을 써서 드리는 거라 콤포스텔라 안에 두 명의 이름이 들어가는 특이점은 있다. 그래서 어떤 순례자가 어떤 분을 위한 길을 걸었는지를 한 장에 볼 수 있어 헌정할 수 있게 해 드린 것이다. 그러니 혹시나 예비 순례자분들 중에 돌아가신 분을 위해 순례길을 걷고 싶으시거나, 아니면 정말 많이 아프신, 병과 투병 중이신 다른 분을 대신해 순례길을 걸으시고 싶으시다면 순례자 사무실에서 콤포스텔라를 발급받을 때 미리 비카리에 프로를 원한다고 말씀하시길 바란다.


5. 반려견을 위한 순례 여권

반려견 순례 여권과 판매하고 있는 웹사이트 내의 사진


 반려견과 함께 순례길을 걸을 계획을 하고 계신 분들이 있다면 산티아고로 출발 전에 미리 반려견을 위한 순례 여권을 준비하시는 것도 잊지 말자. 우리와 길고 긴 여정을 함께 할 털북숭이 친구한테도 그들만을 위한 여권을 만들어 줄 수 있다니 이 얼마나 유쾌한 일인가! 내가 지나가는 도시의 알베르게와 호텔, 성당 모든 곳에서 나와 같은 도장을 찍어줄 수 있고 나중에 소장도 가능하니 정말 귀여운 발상이 아닐 수 없다. 반려견 순례 여권(Credencial Canina)은 APACA(Asociación Protectora de Animais do Camiño)에서 주도한 프로젝트로, 가격은 3유로에 이 수익금은 길에서 버려진 동물들을 돕기 위한 자금으로 사용하는 좋은 의도도 담겨있다. APACA는 카미노 길을 따라 동물 보호 활동을 하는 단체라고 하니 순례 여권을 구입함과 동시에 동물보호운동에 참여하는 것이니 일석이조이다.

반려견 여권은 Turismo Canino 웹 사이트에서 구매 가능하다
https://www.turismocanino.es/tienda​​​​​


6. 순례자 사무실에서 무료로 피스테라와 묵시아 순례자 여권을 받을 수 있다

순례자 사무실 안에 있는 안내센터와 실제 무료로 받은 피스테라의 정보지와 순례자 여권

 

 우리가 콤포스텔라를 받는 순례자 사무실 내에 위치한 안내센터에서 피스테라와 묵시아에 관련된 자료도 무료로 받을 수 있고, 이 길만을 위해 제작된 순례자 여권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그러니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에서 묵시아까지의 새로운 여정을 시작하실 분들은 잊지 말고 무료 자료와 무료 순례자 여권을 받아가는 걸 잊지 마시길 바란다. 안내가 상세히 돼있고, 보관하기 좋은 사이즈로 접혀 만들어졌기에 가지고 다니기에도 유용하다. 순례자 사무실에서 콤포스텔라는 받은 뒤 퇴장하는 문을 나오면 작은 분수가 있는데 그걸 지나 바로 안내센터이다. 10초 컷이라고 할까, 혹시 헷갈리면 콤포스텔라 발급 해주시는 직원분이나 자원봉사하시는 분께 여쭤보면 바로 안내해 주실 거다. 나도 혹시 모를 미래에 갈 수도 있을 것 같아 안내센터에서 안내 소책자와 여권을 받아왔다. Wish me luck!


7. 콤포스텔라는 무료, 거리 증명서는 3유로, 보관통은 2유로다

 우리가 발급받을 수 있는 순례길 완주 증명서는 총 2가지로 콤포스텔라와 거리 증명서인데 콤포스텔라는 무료, 거리 증명서는 3유로이다. 물론 거리증명서는 필수가 아닌 선택이기에 원하는 분들만 받으시면 된다. 콤포스텔라는 오늘 순례길을 완주했다고 증명해 주는 것으로 발급받는 날짜와 내 이름만 나오고, 거리 증명서는 언제 시작했는지, 언제 마쳤는지, 어떤 길을 걸었는지, 몇 km를 걸었는지가 내 이름과 함께 나오기 때문에 대부분의 순례자분들은 함께 발급받으시는 편이다. 발급해 주는 창구에서는 결재를 안하고 뒤돌아보면 같은 공간에 자리 잡고 있는 출구 쪽 기념품가게에서 금액을 지불한다. 현금은 물론 카드 결제도 가능하다. 그리고 콤포스텔라와 거리 증명서가 구겨지지 않게 안전하게 담아 올 수 있는 연한 연두색 원통의 보관통도 이곳에서 2유로에 팔고 있어 한 번에 계산할 수 있어 좋다.  


8. 왁스 세요는 신중하게 생각해서 받자

점점 더 과감해지는, 솔직히 더 예뻐지는 왁스 세요들


 아… 왁스 세요. 작년 내가 순례길을 걸을 때 꼭 해보고 싶었던 것 중 하나가 순례자 여권에 중세시대처럼 왁스로 도장을 꾹 찍어주는 세요를 꼭 받고 싶었더랬지. 나름 요 몇 년 사이에 순례자 사이에서 힙한  문화로 자리 잡히고 있다고 할까? 단순한 왁스 세요에서 시작해서 요즘에는 해주는 곳도 더 많아졌고 나름의 개성들이 생겨서 드라이플라워를 곁들이는 곳, 십자가나 조개 모양의 참을 곁들이는 곳들이 생겨났다. 정말 예쁘고 특별한데 여기서 나중에 생길 두 가지의 문제점에 대해 한 번은 생각해봐야 한다. 나도 순례자일 때는 몰랐는데 순례자 사무실에서 자원봉사를 하며 마지막 세요를 찍어주는 입장이 되니 보이는게 달라졌다. 첫 번째 문제점은 왁스 세요를 받은 옆면들이나 특히 뒷면에 다른 세요를 예쁘게 받기 힘들어진다. 아코디언처럼 접어서 보관하게 되어있는 순례자 여권 특성상 왁스 세요를 받아버리면 표면이 울퉁불통해질 수밖에. 특히나 뒷면에 도장을 찍을 때 제대로 받기가 힘들어지는 것. 두 번째 문제점은 혹시나 순례자 여권을 액자 안에 보관하고 싶으시다면 완전 납작하게 들어가진 않을 거라는 거. 왁스 세요는 왁스 높이가 있기 때문에 액자에 넣어두시려면 앞에 공간이 있는 다른 스타일의 액자를 찾아보셔야 한다. 나도 순례자로 왁스 세요 받았을 때는 너무 재밌었거든? 그런데 내가 순례자 사무실에서 다른 순례자분들의 여권에 도장을 찍어드리는 입장이 되다 보니 하루에 적어도 네다섯 분들의 여권엔 생각지도 못하게 왁스세요 때문에 울퉁불퉁해서 도장이 밉게 찍히거나 잘 안 나오는 경우가 있어서 당황스러웠단 말이지. 순례자 여권 전체에 고르고 예쁘게 세요를 받고 싶으시다면 왁스 세요는 다른 노트나 개인 다이어리 앞에 받으시는 걸 추천, 특히나 여권 전체를 다 펴서 납작하게 액자 해두시고 싶은 분들은 왁스 세요 받으면 액자 할 때 신경 쓸게 생길 테니 신중하게 생각하시길 바란다. 이건 개인적으로 예쁘게 찍히는 세요를 좋아했고, 소장에 의미를 두는 나 같은 사람이 느낀 거니 참고하시길 바란다.


9. 순례길 후 산티아고에서 미니 타투를 하는 유럽 사람들, 너는 어때?

산티아고에 가까워지면서 볼 수 있는 타투 광고, 실제로 산티아고에서 마주친 타투를 한 커플

 

 이건 나는 절대 안 할 세레모니이긴 하지만 내가 순례길을 걸으면서 보았고, 나름 유럽 사람들 사이에서는 심심치 않게 하는 거라 혹시나 한국분들이 관심 있으실지 몰라서 한번 공유해보려고 한다. 거진 순례길의 끝이 보이기 시작하는 오 피노에서부터 심심치 않게 산티아고에서 타투를 할 수 있다는 광고들이 눈에 띄기 시작한다. 그리고 실제로 순례길 완수 후에 하는 산티아고 순례길 관련 미니 타투들을 하는 사람들이 눈에 띈다는 것. 개인적으로 타투에 대해 긍정이나 부정 그 어느 느낌도 갖고 있지 않은 나도 내가 한 10년 젊었으면 하지 않았을까 생각했었다. 아 이거 무서운 생각이야. 타투는 내 몸에 새기는 것이기 때문에 정말 의미가 있지 않으면 안 된단 말이지. 그런 면에서 산티아고 순례길은 나름 크고 당찬 일생의 모험인 건 분명하고 내가 해냈다는 그 희열과 감동, 내 열정에 대한 증거로 미니 타투를 하시는 분들을 산티아고에서 볼 수 있다. 타투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순례길 후 의미 있는 타투가 되지 않을까 해서 이렇게 세레모니 하시는 분들도 있다는 걸 알려드리고 싶다.


10. 산티아고에서 꼭 해야 할 두 가지 관광

산티아고 대성당 지붕에서 즐길 수 있는 투어, 알라메다 공원에서 보는 산티아고 대성당


 자, 산티아고에 도착해 대성당 앞에서 사진도 찍었고, 콤포스텔라도 받았고, 미사 보러 가서 향로 보타푸메이로도 보셨다면 산티아고는 끝? 아니다.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에서 그 분위기를 더 만끽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두 가지의 관광이 있으니 이건 간단하지만 산티아고를 즐기는데 정말 큰 도움이 되기에 정말 추천한다. 첫 번째는 산티아고 대성당의 지붕 투어인 ‘Decks and Carraca's Tower’가 있다. 이건 스페인 가이드와 함께 올라가야 하기 때문에 스페인어를 이해 못 해도 투어로 신청하는 수밖에 없다. 안타깝게도 한국어는 물론 영어 가이드조차 없으니 역사 깊은 산티아고 대성당의 지붕에 올라가 특별한 뷰를 즐길 수 있다는 것, 탑 중 하나인 카라스 타워에 올라가 오브라도이로 광장을 내려다볼 수 있는 경험으로 즐기도록 하자. 개인적으로 작년 순례길을 마치고 이런 투어가 있는지도 모르고 그냥 돌아온 뒤 나중에 알고 매우 아쉬웠다. 예약하는 방법에는 성당을 마주하고 왼쪽에 있는 슬라이딩 도어로 들어가 당일 현장예매(당일만 가능, 다른 날 미리 예약 불가능)를 하던가 산티아고 뮤지엄 웹사이트(다른 날짜 지정 가능)에서 할 수 있다. 당일예매는 금방 솔드아웃이 되기에 산티아고에 입성하는 날이 정해졌다면 일주일 전쯤에 미리 인터넷 예약을 하길 추천한다. 순례자는 10유로, 일반인은 12유로이다.


산티아고 대성당 뮤지엄 웹사이트에서 예약할 수 있는 지붕투어 Decks and Carraca's Tower
https://visitas.catedraldesantiago.es/en-GB/informacion-recinto/4/torre-carraca


 두 번째 관광으로 추천하는 건 산티아고 구시가지 바로 앞에 있는 알라메다 공원에서 멀리 보이는 대성당의 뷰를 한적하게 즐기는 것이다. 공원에 나무도 많고 한적해서 정말 한 발자국 떨어져 산티아고를 바라보는 마음이 매우 차분하고 평화로웠다. 하루 일정을 마치고 해질녘에 커피나 샌드위치 하나 들고 앉아 있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를 것 같은 정말 최고의 장소이다. 바라보는 뷰도 좋지만 이곳에서 사진을 찍어도 참 잘 나온다. 내가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에서 사진을 찍는 스냅작가라면 이곳에 커플들을 데려와 멀리 보이는 산티아고 대성당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을 것 같다. 그 정도로 뷰가 예쁘다. 약간 피렌체의 미켈란젤로 광장 언덕에서 두오모를 배경으로 찍는 그런 스냅사진 스팟 같다고 할까? 한적하고, 평화롭고, 대성당이 담기고, 무엇보다 예쁘다. 산티아고 대성당에서 걸어서 7분 정도의 가까운 거리임에도 갑자기 확 조용해지며 달라지는 공원의 분위기를 즐기시길 바란다. 정확한 뷰 포인트는 ‘Estatua de Ramón María del Valle-Inclán’ 이 동상이 있는 벤치에 앉아 산티아고 대성당을 바라보면 된다.


Estatua de Ramón María del Valle-Inclán
위치 : Rúa do Campiño da Ferradura, 15705 Santiago de Compostela, A Coruña, 스페인


소소하지만 유용했으면 하는 정보

 어디를 가던지 아는 게 힘이고 아는 만큼 보이게 되는 것 같다. 특히나 산티아고는 순례길 자체를 준비하는 것도, 실제로 걸어내는 것도 이미 벅찰뿐더러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에 입성하는 순간부터는 정말 정신이 하나도 없어지니 미리 생각을 해보고 정보를 가지고 들어가는게 좋다. 내가 뭘 느끼고 있는 건지, 뭘 느껴야만 하는 건지 이게 참 심장은 벅찬데 너무나 다양한 마음들이 한 번에 몰려와 당혹스럽기까지 한 그런 기분. 그래서 소화하는데 며칠, 나 같은 경우는 몇 달이 걸렸다. 어어어! 하다 보니 산티아고를 떠나는 날이었던 나의 첫 순례길 후의 산티아고. 그러니 위의 작고 소소한 정보들을 참고해 산티아고 입성하는 날, 며칠 안 되는 산티아고에 머무는 날 조금의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다. 우리 모두의 순례길은 소중하니까요! 순례길을 준비하시는 모든 예비 순례자분들께, 혹은 다녀온 순례길의 여운을 느끼고자 하시는 모든 순례자분들에게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늘 부엔 까미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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